끊을 수 없는 산동네 사역 |2020. 06.25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4

청장년 예배와 성경공부에 사람들이 계속 참석하는 가운데 한 여성청년이 성경공부를 통해 신앙의 진수를 깨닫게 됐다. 이 청년은 천주교에서 개신교로 변경하면서 신앙고백이 확실해졌다. 그러나 천주교인인 어머니가 교회에 가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심지어는 어머니는 청년의 머리를 밀어버리고, 동네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신앙은 핍박 가운데 자란다고 했던가. 청년은 믿음이 더욱 돈…

사역지 시부섬 도착 |2020. 06.16
[ 땅끝편지 ]   필리핀 편3

사도행전 16장 9절 이하에 기록된 대로 바울이 마게도냐 한 사람이 환상 중에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손짓을 보고 그곳을 향해가서 빌립보 성에서 대역사를 이룬 것처럼 선교를 위해서 10여 년 기도해왔다. 선교지로 꿈꾸었던 곳은 미국이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필리핀으로 가 도우라는 손짓이 느껴졌다. 어느 날 친구 이인혁 목사가 필리핀에서 어린이 사역을 하는 이명옥 선교사가 함께 사역할 선교사를…

이래도 사랑할 수 있겠느냐? |2020. 06.11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2

밤을 지새우다시피하고 새벽 4시 30분경 국내선 비행장으로 향했다. 차를 잡기 위해 밖을 내다보니 드럼통을 두들겨 만든 지프 한 대가 서 있었다. 차로 다가가 운전수에게 어슬픈 영어로 차를 빌리고 싶다고 말하고, 160페소를 지불하기로 했다. 짐을 밖으로 옮기는 동안 큰 딸 지혜가 짐 나르는 것을 돕는다고 작은 짐을 가져다 놓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들이 들어있는 내 손가방을 함께 차 앞에 가…

선교사로 부름을 받기까지 |2020. 06.03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1

1989년 7월 필리핀 세부섬으로 온지 31년 차가 됐다. 예수님을 만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기독교 학교를 다니면서였다. 학교 채플 시간을 통해 구원의 메시지를 듣게 되었고, 하나님을 믿기로 결신했다. 이후 교목으로부터 교회 추천서를 받아 집에서 가까운 성동제일교회를 찾아갔다. 목사님을 찾아 뵙고 추천서를 담임 목사님께 건네드렸다. 이를 계기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됐고, 중3때 세례…

홀로 밤길을 걸으며 |2020. 05.27
[ 땅끝편지 ]   브라질 편 10(완)

작열하던 적도의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고 밤이 되면 서늘해진다. 예배가 있는 날은 교회 예배를 마치고 회의를 주재하고 신학교에 들어오면 거의 11시가 된다.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작은 랜턴 하나를 들고 선교관을 나서서 밤길을 홀로 걷는다. 온갖 풀벌레들의 노래가 자연 교향악 자체다. 정글 어느 곳에 피어 있을 꽃내음이 코끝에 스며든다. 어제 깍아놓은 잔디가 마르며 발산하는 잔디향이 향기롭다.…

이땅과 영원으로 이어지는 복 |2020. 05.19
[ 땅끝편지 ]   브라질 편 9

청춘과 아내를 아마존에 묻고 아마존에서 30년 선교한 결과가 암이냐? 꿈보다 해몽이 좋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질문을 나를 부러워하는 질문으로 해석하고 싶다. '어떻게 너는 복을 그렇게 많이 받았느냐'라는 질문으로 이해한다. 한번도 선교사가 되려고 생각도 해보지 않았는데 나는 하나님의 손에 이끌리어 만 34세에 선교사로 아마존에 왔다. 힘든 아마존의 환경보다 더 힘겨운 핍박과 비난과 …

거기엔 주님이 계시지 않았다 |2020. 05.12
[ 땅끝편지 ]   브라질 편 8

'종교적 야망'이었다. 사람들에게 칭찬 받자는 욕심은 아니었다. 명예욕도 아니었다.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종교적 야망에 눈이 멀었다. 그래서 생명의 주님을 버리고, 내 거룩한 야망을 따랐다. 그것이 야망일 뿐임을 알아차린 것은 아내 허 선교사가 곁을 떠난 뒤였다. 가장 가까이 있는 아내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아마존 인디오 형제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했다. 시대의 사기꾼이었다. 위…

아마존의 하늘에 별이 된 사람 |2020. 04.28
[ 땅끝편지 ]   브라질 편 7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소를 잃어버리고 고칠 일 없는 외양간을 응시하며 회한에 잠긴다. 23세에 개종한 아내 허운석 선교사는 하나님과 인디오 형제들을 자기 목숨보다 더 사랑한 여인으로 불꽃같이 타올라 끝까지 신실했던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새벽기도에 게으른 남편에게 이혼을 강요하는 무모한 여인만은 아니었다. 한국 농촌에 단독목회를 하러 간 것도 아마존에 선교사로 온 것도 내…

누가 내 은인인가? |2020. 04.21
[ 땅끝편지 ]   브라질 편6

사역을 시작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난 후는 비교적 평안하였다. 그러나 인디오 청년들을 목사와 선교사로 양성하는 신학교를 개교한 다음부터 시련과 박해가 줄을 이었다. 신학교 부지를 구입하면서 넘겨받은 소가 20마리 있었는데 1년 사이 뱀에 물려서 죽고 허리를 다쳐서 죽는 등 네 마리나 죽었다. 대형 버스가 우리가 타고 있던 픽업트럭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고, 인디오 마을을 향하던 모터보트가 정글에…

아마존에 부흥의 불씨로 써주소서! |2020. 04.14
[ 땅끝편지 ]   브라질 편5

1999년부터 우리는 선교지에서 심한 영적 메마름을 느꼈다. 이 영적 갈증은 아마존 이 지역의 부흥을 위해 기도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주님, 이 땅에 부흥을 주시든지 아니면 저희를 데려가십시요. 저희를 부흥의 불씨로 사용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새벽마다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었다. 목이 상하고 또 상해도 계속 기도했다. 그러나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지나도 …

교파가 나뉘어지지 않도록 힘쓰다 |2020. 04.07
[ 땅끝편지 ]   브라질 편4

아마존에 들어갔을 때 이미 아마존 검은 강 유역에 복음을 전했던 한 미국 여자 선교사와 새 부족 선교회(Missao Novas tribos)에 의해 인디오 부족 교회들이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브라질인 교회들이 인디오 부족 교회들을 찾아가서 인디오 부족 교회들과 사역을 하고 필요한 물품들을 나눠주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부족 교회들이 브라질인 교파들에 속한 교회로 바꾸는 중이었다. 동일한 …

아마존의 별미에 입맛을 길들이다 |2020. 04.01
[ 땅끝편지 ]   브라질 편 3

아마존에서 한국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가 없다. 대개는 브라질식으로 음식을 먹었고 한식은 가끔 밥을 지어 식으면 펄펄 날리는 쌀로 밥을 짓고 된장국을 끓여 먹는 게 고작이었다.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나자 김치나 다른 한국 음식도 그다지 생각나지는 않았다. 다만 몸이 아파서 식욕을 완전히 잃어버렸을 때 한국 음식이 간절하게 생각난다. 어쩌다 김치를 먹을 때면 미각이 한국음식 맛을 기…

가장 아름다운 정원에서 |2020. 03.24
[ 땅끝편지 ]   브라질 편2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몽글몽글한 나무의 봉우리들로 이어지는 정글은 마치 녹색의 양탄자가 한도 끝도 펼쳐진 모습이었다. 그 가운데로 여러 지류들이 흘러서 큰 강으로 합해지는 아마존 강이 흘러내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 전경은 나를 압도하고 하나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바라보며 전율하게 했다. 미국인들이 아마존에 붙인 이름, 녹색의 지옥(Green hell)이라고 붙여진 아마존은 아름다…

아마존을 품은 지 29년이 흐르다 |2020. 03.17
[ 땅끝편지 ]   브라질 편1

만일 다시 태어난다면 아마존 선교사가 되고 싶다. 성경은 우리에게 다시 태어난다고 말하지 않는다. 죽은 후에 심판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가정하에 '다시 태어난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살기 좋은 곳이 아닌, 좋아하지 않는 곳, 살기 어려운 곳인 아마존의 선교사가 되고 싶다. 자아가 죽기 좋은 곳, 끊임없이 자신을 주님께 드리며 주님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곳, …

특별한 송별회, 그리고 새로운 사역지 |2020. 03.10
[ 땅끝편지 ]   일본 편 10(완)

놋포로교회에서 목회사역을 마치고 2019년 4월부터 이전에 대학에서 기독교학 교수 로 사역했던 낙농학원 초대 종교주사로 부임하게 됐다. 종교주사는 낙농학원의 건학 정신인 삼애정신(하나님·이웃·흙사랑)의 회복을 위해처음 만들어진 자리로, 학교법인 소속의 직원이다. 낙농학원은 도와노모리삼애부속고등학교, 대학, 대학원으로 구성되어 대학과 고등학교에 각각 종교 주임이 있다. 여름휴가 기간 한국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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