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는 상황적 대안이 아니라 성경적 원안이다!

가정예배는 상황적 대안이 아니라 성경적 원안이다!

[ 5월특집 ] 다음세대 신앙전수 이렇게 ② 가정예배 활성화 방안

신형섭 교수
2024년 05월 10일(금) 10:45
최근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교회가 마주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으로 '다음세대 교육문제'가 1위로 응답됐다. 그렇다면 이렇듯 긴급하고도 중요한 다음세대 신앙회복을 위하여 교회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성경적이고 목회적인 실천은 무엇일까?

사실 다음세대 복음화율이 미전도 종족의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하는 한국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많은 연구들과 보고서들은 오늘날 다음세대 신앙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믿음의 부모와 가정을 일관적으로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실제적으로 자녀세대 신앙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다름 아닌 부모라고 응답하는 국내와 국외 현장 리포트들이 지난 수년간 반복되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믿음의 부모세대가 자녀세대에게 신앙적인 영향력을 흘려보내는 성경적이고도 실천적인 현장은 어디에 있을까?

사실 하나님의 말씀은 구약성경의 노아가정부터 시작하여,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모세, 여호수아, 사무엘, 다윗, 욥, 느헤미야, 신약성경의 초대교회 믿음의 가정들, 바울서신에 기록된 가정 안에서 명령된 거룩한 의례 등을 통해 가정예배는 믿음의 가정을 향한 상황적 대안이 아니었고, 원래 성경적 원안이었다.

세상의 악함이나 무너짐과 상관없이 마치 남은 그루터기처럼 하나님을 예배하는 가정과 부모가 살아있는 시대들마다 이러한 성경적 명령이 가정예배를 목숨 걸고 지켜나갔던 시대들마다 하나님은 믿음의 다음세대를 강력히 세워오셨음을 2000년 교회사는 일관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가정이야말로 하나님을 가르치는 학교이자 교회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고, 존 칼빈 역시 가정을 작은 교회라고 명명하며 가정예배는 믿음의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공적인 책임이라고 선언했다. 1922년의 '조선예수교장로회 헌법'에도 가정예배는 집안마다 반드시 행해야 할 의무적 의례로 기록하고 가르치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예배는 무엇이며 어떻게 드려야 하는 것일까? 가정예배는 시대마다 교단마다 정의와 실천이 다양하였으나, 성경과 문헌을 통하여 발견하는 가정예배의 본질적 정의는 바로 '가족이 모여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의례'이다. 세 가지 중요한 단어만 지켜낼 수 있다면 성경과 교회사는 그 자리가 가정예배가 됨을 확인하고 있다. 그 세 단어는 바로 '가족'이 모이고,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예배를 드림에 있어서 한국교회 안에 다시금 확인해야 할 이른바 가정예배 오답노트가 있다. 첫째, 가정예배는 형식이 아니라 사건이라는 것이다. 가정예배의 핵심은 주일오전예배의 경건과 형식의 축소판을 가정에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이 모여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사건을 오늘도 함께 경험하는 것이다. 성경말씀이 가정예배에 대하여 기록하는 말씀마다 발견되어지는 것은 가정예배에 대하여 하나님의 관심은 형식이 아니라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가정예배를 드리지 않는 가정은 수찬정지까지 명했던 청교도 시대의 지침서에도 가족이 모여 성경말씀을 한 구절만 읽어도 이미 가정예배로 인정하였음이 기록되어져 있다. 그러기에, 가정예배는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녀의 태도를 교정(playing)하는 시간이 아니라 가족이 있는 모습 그대로 나아가는 기도(praying)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때 자녀의 부족한 모습은 지적할 이유가 아니라, 기도할 이유가 될 수 있다. 둘째, 가정예배는 가족모임이 아니라 가정이 예배드리는 시간이다. 적지 않은 가정에서 가정예배 시간을 마치 가족이 모여 부모님이 전할 말을 전하는 가족 모임처럼 활용하는 가정이 있다. 그러나 가정예배는 부모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사적 모임이 아니라 우리 가정의 가장되시는 하나님 아버지만 말씀하시는 공동체적 예배시간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 아버지만 말씀하시는 시간이기에, 말씀 읽는 아버지도 하나님 앞에서 아들이고, 기도하는 어머니도 하나님 앞에서 딸로 모이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항상 기뻐하라"(살전 5:16)는 말씀을 읽고 나서 아버지가 자녀에게 예배드릴 때는 인상을 펴라고 지적하는 순간 이 자리는 가족 모두를 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이 선포되는 시간이 아닌 아버지의 지적만이 자녀 귀에 들려지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자리가 가족 모임이 아니라 가정예배 시간임을 기억한다면, 말씀 읽은 아버지는 자녀를 훈계할 근거로 말씀을 듣기보다, 먼저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오늘 함께 읽은 가정예배의 말씀은 부모가 자녀를 훈계하기 위한 말씀이 아니라, 부모를 포함한 가족 각자를 향하신 하나님의 음성을 함께 듣고 각자의 믿음의 크기만큼 고백하고 나누는 여정 속에 부모의 신앙이 자녀에게 공유되어지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셋째, 가정예배는 시간이 있어서가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시간을 내는 것이다. 믿음의 가정 안에 가장 중요한 것이 온 가족이 하나님을 함께 기억하고 믿음을 지켜가는 것이 분명하다면, 그 가정 안에서 가정예배는 시간 없어서 못 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서 지켜내야 할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가정예배는 매일이건 일주일에 한 번이건 숫자 자체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정기적으로 우리 가정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고 감사하는 예배의 사건이 견고히 세워졌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만일 모든 가족이 다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모일 수 있는 가족만이라도 모여서 드릴 수 있다. 단, 함께 모이지 못하는 가족과 매주 가정 안에 기도제목과 함께 읽을 말씀을 공유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같은 시간에, 같은 믿음으로, 같은 말씀으로, 같은 기도제목을 가지고 드리는 자리를 하나님께서는 귀한 가정예배의 사건으로 받아주심을 우리는 감사할 수 있다.

가정예배는 우리 가정의 수준만큼 결정되지 않고, 우리 가정을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만큼 세워진다. 왜냐하면 우리 가정의 영적인 건축가는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마치 토기장이의 손에서 그릇이 다시 온전히 빚어지듯, 우리 가정이 하나님의 거룩한 손 안에 있음을 믿고 감사하며 예배하는 가정마다 하나님의 온전케 하시는 손이 모든 깨어지고 무너진 현장들을 보수하시고 회복하실 줄 믿는다.

신형섭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온 세대 통합예배의 중요성과 방법    다음세대 신앙전수 이렇게 ① 온세대통합예배의 필요성    |  2024.05.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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