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노회 증평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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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교회 ] 늘 아래로 흐르는 나눔과 섬김이 있는 곳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6년 11월 30일(수) 13:16
▲ 증평제일교회의 역사와 성전 준공 과정을 설명하는 김석환 목사.

【증평=이경남 기자】흡사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교회로 들어서자, 한쪽 공간에 펼쳐진 넓은 잔디밭이 포근함을 느끼게 해준다. 주차장 대신 마련된 이 공간은 아이들이 교회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한 아이들의 놀이터이다. 충청노회 증평제일교회(김석환 목사 시무)는 2011년 9월 이곳 1700평 대지에 새 성전을 준공하기 전, 증평읍 중앙 시장에 위치하고 있었다. 당시 구 성전 주변은 유흥가, 시장의 각종 상점 등이 밀집해 있었고, 경계문제로 준공검사를 받을 수 없는 미준공건물 상태여서 주차공간 마련도 쉽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외적인 불편 외에도, 2003년 김석환 목사가 부임 당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성도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회복시키는 일이었다. 김 목사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찬양으로 인도하던 예배가 부흥회가 되었고, 성도들의 마음이 치유되고 화합하게 되는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교회 안에서 일어난 치유는 밖으로 퍼져나가기 마련이다. 어렵사리 교회의 벽을 허물고, 주차장을 만들었지만 이는 교인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교회는 군청에 공문을 보내 주변 지역민들에게 주차공간을 무상으로 임대했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교회 주변 상가들을 위해 눈을 쓸고, 시시때때로 상인들과 먹거리를 나눴다. 때론 새벽까지 이어지는 주점의 소음에도 교회는 인내와 관용으로 한결같이 지역을 품었다. 그러자 식당 아주머니도, 이발소 아저씨도 교회를 불편하고 성가신 존재가 아닌, 가족이자 친근한 이웃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교회는 이렇듯 정든 구 성전이 위치한 지역 주민들과 아쉬운 이별을 고하고, 2011년 지금의 증평읍 연탄리에 새 성전을 준공하고 이전했다. 새 예배당은 예배공간을 크게 짓기 보다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장소에 비중을 둬 설계됐다. 교인들은 새 교회 부지에서 농사를 짓고, 여전도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김장김치, 뽕잎가루, 청국장 가루, 각종 반찬 등을 생산해 도시 교회에 판매하며 수익금으로 성전 건축비를 채워 나갔다.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여전도회원들의 반찬만들기는 연간 판매 수익금 약 1000만원을 현재는 전액 모두 미자립교회 돕기, 장학금 수여에 쓰고 있다. 새 성전건축으로 교회는 아직 빚을 진 상태지만, 선교에 주력하고, 외부로 사랑을 흘려 보내는 교회 본연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해서 결단을 내렸다. 먹거리 판매 외에도 자전거대회, 선교기금마련음악회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 또한 선교지로 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도들이 모은 중고물품을 모아 판매한 수익금으로 필리핀 선교를 지원하며, 교회 내 위치한 카페의 수익금은 목회자유가족협의회 및 라오스와 인도에 선교비로 지원한다. 교회는 오는 2017년 태국에 선교센터를 건축할 예정이다.
 
증평제일교회는 '교회 자체가 선교'라는 모토를 갖고 선교적 교회를 실천해 갔다.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매주 목요일 푸른실버대학을 운영, 레크레이션, 공연관람, 소풍, 체육대회로 노년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데 힘쓰고, 도서관 운영, 아가페축구선교회 등을 통해 비신앙인이 교회를 자연스럽게 드나들도록 했다.
 
새벽기도를 마친 후 김석환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보강천 주변의 꽃밭을 가꾸고, 풀을 뽑는 등 지역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 힘쓴다. 그러나 교회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회명을 드러내는 띠를 두르지도, 만나는 이들에게 전도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김 목사는 교회의 아름다운 행실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교회를 비판하던 사람들조차 교회의 섬김과 친근함에 감동을 받고 마음이 녹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목사의 특권을 내세우기보다, 교인들을 세워 주고, 비신앙인들을 격려해주는 것이 섬김의 리더십이라고 말하는 김석환 목사는 "교회는 신앙인이나 비신앙인이나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곳"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다음세대에게는 교회가 재미있고 즐거운 곳임을 인식시키기 위해 단기선교 비전 트립을 적극 지원하고, 교회 지하에 위치한 교육실 공간 및 샤워실을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현재 30여 명의 아이들이 아가페 축구교실에 참여해 성도들이 재능기부로 맡고 있는 감독과 코치로부터 축구를 배운다. 또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배움을 제공하기 위해, 영어반, 미술반, 바이올린반, 중국어반, 독서반 등으로 구성된 새슬비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회가 오랫동안 운영해온 선교원은 2009년부터 예람어린이집으로 이름을 바꿔 교회에서 재정을 지원, 운영하고 있다. 기존 어린이집보다 교사 수를 충분히 배치해 교사 1인당 적은 인원을 보육하도록 하고 있으며, 수익사업이 아닌 선교사업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해 모범 운영 사례로 손꼽힌다. 또한 수요일마다 예꿈아기학교를 열고 외부 강사를 초빙해 지역민들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비신앙인과 신앙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곳, 나눔과 선교에 인색하지 않고, 아이들이 행복한 교회. 싸늘해져만 가는 날씨 속에서도 따뜻하고 편안한 정이 느껴지는 증평제일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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