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신앙의 전승' 서울서노회 산정현교회

'순교신앙의 전승' 서울서노회 산정현교회

[ 우리교회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7년 01월 16일(월) 09:37
▲ 담임 김호민 목사.

지금으로부터 111년 전, 장대현교회를 모교회로 편하슬 선교사가 설립한 평양 산정현교회의 역사를 계승하는 교회가 있다.

서울서노회 산정현교회(김호민 목사 시무)의 역사다. 1952년 평양 산정현교회 성도들이 부산으로 피난 내려와 서울 수복 후 용산구 후암동에 자리잡으면서 그 전통을 이어왔다.

산정현교회는 지난해 설립 110주년을 맞으며 교계에 신선한 메시지를 던졌다. 교회역사에 흐르는 '순교신앙' 정신을 나누고자 순교기념비를 건립했다.

이 교회는 많은 순교자를 배출했다. 순교기념비에는 순교자들의 이름을 모두 기록했다.

하나님 일꾼으로 충성하고 나라사랑에 헌신한 '일사각오(一死覺悟)'의 정신을 알린 산정현교회 출신 순교자들은 주기철 목사, 최봉석 목사, 이기선 목사, 김철훈 목사, 정일선 목사, 방계성 목사, 유계준 장로, 조만식 장로, 백인숙 전도사 등 9명이다.

이들 모두는 공통적으로 신사참배 반대 투쟁을 벌였으며, 주기철 목사와 최봉석 목사는 옥고투쟁으로 순교하고 다른 이들은 공산당에 의해 순교했다.

담임 김호민 목사는 "순교기념비 건립은 시대적인 요청이었다. 옳고 그름의 분별이 어려워지는 혼탁한 시대를 살며, 오직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순교하신 분들의 정신과 신앙을 산정현교회 뿐만아니라 한국교회의 모든 성도들과 공유하고자 순교기념비를 세웠다"면서, "순교신앙의 전통과 가치를 이어가는 결단의 계기가 되고, 이 시대에 요청되는 순교신앙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 산정현교회는 최근 순교기념비를 건립하고 이 시대에 필요한 순교신앙의 정신과 신앙을 알리고 있다.

김호민 목사는 "역대 담임목사님 출신들이 모두 순교하셨다. 후임으로서 큰 도전을 받게 되어 나부터도 남다른 목회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산정현교회는 민족주의 운동과 교육의 산실이었다.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요람이었고, 조만식 장로를 주축으로 한 물산장려운동의 효시였고, 민족의 요구를 묵살하지 않고 실천한 교회다. 그러기에 아까운 것 없이 내어놓은 순교신앙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역사적, 사회적 책임을 다한 자산을 갖고 순교신앙의 올바른 전승을 널리 알리고 있다. 산정현교회가 강조하는 이 시대 순교신앙이란, 하나님의 관점에서 다시금 사회와 민족을 보살피는데 최선을 다하고, 초대 한국교회의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신앙을 되살려야 한다는 공의의 외침이다.

산정현교회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기보다는 순교자들처럼 묵묵히 지역사회 선교를 감당해왔다. 교회가 위치한 후암동 지역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실향민이 많은 곳이고, 미군부대와 남산이 인접해 있어 고도제한으로 건축물 층수 제한에 따라 서울 한복판이지만 개발이 더딘 곳이다.

▲ 산정현교회는 교동협의회를 통해 아름다운 지역공동체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곳에서 산정현교회는 후암동 9개 교회 및 후암동주민센터와 교동협의회 활동으로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다. '행복한 동행'을 기치로 내걸고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도시락 배달, 매월 한차례 경로잔치, 어르신 효도관광, 홀로어르신 생일잔치, 성탄 축하 연합 음악회, 해외 선교사 파송, 아버지학교, 식사 나누기, 바자회, 쌀 나누기, 어려운 가족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한가족 결연 등을 연합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호민 목사는 "후암동 9개 교회가 교단을 초월해 연합해서 지역을 섬기고 있다"며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주민들이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주민들에게 후암동에 살므로 인생의 복된 변화를 얻고 희망을 찾으며 자녀들이 마음껏 놀며 공부하는 마을로 만들어가는 꿈을 심어주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교동협의회 활동과는 별도의 구제사역으로 주민센터와 연계해 매주 이웃사랑헌금과 금식미 모으기 등으로 복지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을 찾아내 돕고 있다.

최근 산정현교회는 신앙선조들이 해온 역사적, 사회적 책임을 이어가면서 순교신앙을 어떻게 사회속에서 녹아내리게 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하나님의 일을 할 역사적 인물을 배출해내고자 기독교 리더 양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호민 목사는 "목숨을 내놓는 것만이 순교신앙의 전부가 아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게 이 시대의 순교신앙이다"라며 "소금으로 살지 않으니 썩고, 빛으로 살지 않으니 부정부패가 만연한 것이다. 각자가 활동하는 곳에서 순교신앙을 드러내고 살아야 한다. 켜켜이 쌓여있는 역사 속의 산정현교회 말고 순교신앙을 실천하고 살리는 산정현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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