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목회 상생이 새명> 마을이 살아야 교회도 산다

<마을목회 상생이 새명> 마을이 살아야 교회도 산다

[ 우리교회 ] 귀농ㆍ귀촌 지원하는 경서노회 낙동신상교회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7년 01월 26일(목) 10:37
   
 

【상주시 낙동면=최은숙 기자】 농촌의 여느 교회가 그렇겠지만 도시의 화려하고 웅장한 교회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교회의 아주 작고 아담한 모습이 조금 낯설었다. 그러나 이내 알게 된다. 교회의 그 소박함은 농촌 특유의 따뜻함과 정겨움, 어쩌면 상주시 낙동면 신상 1리의 평온함과 어우러져 교회가 마을인지 마을이 교회인지 그 색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경서노회 낙동신상교회(김정하 목사 시무)는 그렇게 마을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었다. "교회가 잘되고 마을이 죽으면 결국 교회도 죽는다. 그러나 교회가 잘 안 되어도 마을이 발전하면 교회는 성장하게 된다"는 김정하 목사는 '농촌교회의 현실'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지역이 살고 마을이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에게 교회란 '특별함'이 아닌 "함께 사는 것"인 이유다.

교회가 올해 초 '예장귀농귀촌상담소'(이하 상담소)를 개소한 것도 '마을 살리기'의 일환이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이 곳 역시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하다. 곧 여든을 앞둔 할머니 두 분 밖에는 없는 현실이다. "이러다간 10년 후에 마을이 사라질 것 같다"는 김 목사는 "마을에 귀촌단지를 만들어서 교회가 사람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다.

무엇보다 귀촌에 있어 가장 큰 문제가 지역민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적응과 귀촌 실패 후 투자했던 집과 농지다. 상담소는 임시거처(공동주택)를 마련하고 2년 동안 귀농귀촌자들이 마을 주민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300여 평의 부지에 지역주민 4가구, 귀촌 가정 6가정이 함께 모여사는 공동주택을 설계 중에 있었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우선 이동식주택을 설치, 오는 3월 첫 입소자를 맞게 된다.

땅을 사지도 말고, 집도 짓지 말고 우선 살아보고 결정하란 의미다. 교회는 이를 통해 먼저서 마을의 숙원사업인 일손 부족현상을 벗어나고, 더 나아가 고령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논과 밭, 과수원 등을 귀촌자와 연결해 굳이 토지를 구입하지 않고도 농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

사실 교회가 상담소를 개소하기까지는 지역과 마을주민의 전적인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함께 살고 싶어서 이 곳에 왔다"는 김 목사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찾는 "우리 목사님"이다. 대부분의 시골이 그렇지만 자녀들을 모두 도시로 보내고, 홀로 지내는 고령의 노인들이 많다.

겨울이면 보일러며 수도관 동파는 아주 흔한 일이다. 김 목사는 독감에 걸려 앓고 있어도 부르면 간다. "자연스럽게 불러주고 찾아주는 것이 감사하기 때문"이다. TV가 고장나서 갔다가 형광등을 교체하고 어지러진 전기배선을 정리하고 돌아오는 그는 '목사'이기 전에 마을에서 가장 젊고 싹싹한 '주민'이고 '이웃'이다. 그래서일까,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에 '우리 목사님'이 안보이면 진행을 하지 않을 정도다.

사실 교회의 마을사랑은 어찌보면 유별나게 보인다. 지난 2015년 노회 국내선교부가 '마을잔치' 지원금으로 교회에 100만원을 보냈다. 반대도 있었지만 문화를 제대로 누리기 힘든 마을의 특성을 고려해 '신상리 마을 음악회'를 기획했고, 300여 명의 주민들이 함께했다. 올해 3회를 맞는 신상리 마을음악회는 신상리에서 가장 많은 이웃이 함께하는 문화잔치로 신상리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그 뿐아니다. 교회가 마을과 '함께'사는 것에 대해 교인과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김 목사는 전도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원칙은 있다. '함께' 사는 것이다. 마을의 부녀회장부터 반장, 옆 마을의 이장, 체육회 회장 등이 교인이자 마을 리더다. 30여 명 남짓한 교인과 목회자가 교회 안에서가 아닌 밖에서 마을을 섬기며 마을공동체를 '교과서'처럼 만들어가는 모습에 농촌교회의 현실이 어둡지만은 않아 보였다.

낙동신상교회는 암울하기만 한 농촌의 현실에서 오히려 10년 후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교회였다. 취재 후 들른 '이장님'의 오이하우스에서 교회의 소소한 일정과 마을소식을 나누는 김 목사의 모습이 마치 큰 형님과 막내 아우처럼 자연스럽다. 알고보니 '이장님'은 독실한 불교신자란 사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마을의 성장을 위해 온 주민이 교회를 중심에 두고 하나가 되었고, 교회는 주민을 품고 신상리를 품고 이제 곧 낙동면을 품고 상주시를 품겠다는데 말이다.

과연, 총회 교회성장 모범상을 수상한 교회답다.

 

경북 지역의 첫번째 '예장귀농귀촌상담소'

경북 상주시 낙동면 신상1리에 위치한 낙동신상교회는 올해 37년 째 역사를 쓰는 중이다. '리'단위의 작은 농촌교회인 낙동신상교회는 짧은 듯 짧지 않은 역사에서도 많은 '아픔'이 있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와 대신총회를 거쳐 본 교단 경서노회 상주시찰에 속하게 됐으며 그 과정에서 목회자와 성도들간의 오랜 갈등과 불신, 교회 분열을 겪었다. 2013년 2월 김정하 목사는 "내가 가고 싶은 교회가 아니라 내가 가야할 교회"라는 확신을 기도응답으로 듣고 부임했으며 지난 2015년 위임이 결정됐고 2016년 자립대상교회에서 자립했다.

특히 지난 해 예장귀농귀촌상담소를 총회에서는 2번째, 경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개소했고, 8명의 멘토를 조직해 귀농귀촌자의 적응을 돕는다. 그 일환으로 현재 신상리의 첫번째 마을카페와 농업 기술 교육 및 상담업무, 농업 브랜드 개발과 사회적기업 준비 등의 사업은 마을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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