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어르신께 따뜻한 밥으로 정을 나누는 교회

외로운 어르신께 따뜻한 밥으로 정을 나누는 교회

[ 우리교회 ] <우리교회> 부산노회 김해한빛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2월 07일(화) 15:15

"저희 교회는 비록 작지만 교인들은 정말 충성을 다하는 일당백의 용사들입니다. 저는 500명, 1000명 교회랑 바꾸자고 해도 절대 안바꿉니다. 우리 교인들은 훈련이 너무 잘되어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큰 목회 안부러울만큼 이곳에서의 정말 목회가 재미있거든요."
 
부산노회 김해한빛교회의 담임 김길윤 목사는 1996년 김해의 빈촌에 교회를 개척한 뒤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역을 해오면서 정작 자신은 교회 사례비를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 교인 수가 잘 늘지 않고 지불해야 할 이자가 많아 머리가 아플 때도 있지만 육군삼사관학교를 졸업해 장교로 소위 '잘 나가던' 시절보다는 교회를 개척해 하나님의 일을 하는 지금이 가난하지만 훨씬 더 행복하단다.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한 교회개척이었지만 김해한빛교회는 창립 첫해부터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급식 사역을 시작했다. 김해지역에서는 최초의 무료급식 사역이다. 김 목사는 전도를 위해 지역을 돌아다니다보니 공원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시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고, 이들 중에는 혼자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역을 하게 됐다고 한다. 무작정 시작한 일이 올해로 어느덧 2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급식사역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것은 김길윤 목사였지만 사역은 전적으로 아내인 신영이 씨의 몫이었다.
 
"급식을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일주일에 4일을 대접해드렸어요. 너무 힘이 들어서 3번으로 줄였구요. 3년 정도 지나니까 김해시에서 이 사실을 알고 작은 교회가 귀한 일을 한다며, 1인당 급식비를 어느 정도 지원해주었어요. 정말 일주일 내내 식사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행복해하시고 고마워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제가 더 기쁘지요."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라고 말하긴 하지만 21년간 이 일을 감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터. 신 씨는 이 과정에서 너무 무리해서 건강이 상하기도 했고, 급식사역을 시작하던 첫해는 작은 아들이 고3이었지만 신경을 써주기는 커녕 도시락도 한번 싸주질 못했다고 한다. 교인들도 일주일 내내 교회에서 살다시피 해야 했다고.
 
김 목사는 "식사를 대접하다보면 주위에서 요즘 굶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이런 일을 계속하냐고들 한다. 7년 전 빈촌에서 부촌인 내동으로 교회를 이전했더니 그만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그러나 노인들을 일대일로 만나보면 집이 부도나고 힘든 집도 많고, 방치된 노인들도 많다. 어르신들께서 교회에서 주는 뜨신 밥을 먹으면 저녁까지 배가 안고프다고 너무 고마워하신다"며 급식사역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를 밝혔다. 단, 올해부터는 전도에 보다 집중하기로 해 급식은 토요일 하루만 진행하기로 했다.
 

김해한빛교회는 자립대상교회이고, 담임 김길윤 목사는 교회 사례비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가난한 교회이지만 남을 돕는 일에는 그 누구보다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가지고 있다. 반찬을 하더라도 일부러 넉넉하게 해서 길가에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 20여 명에게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생고생을 하면서도 이 부부는 "힘들게 생각한 적이 없다. 더 잘 못해드리는 것이 죄송할 뿐"이라고 말한다.
 
급식사역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김해한빛교회는 지난해부터는 지역사회를 위한 또 다른 새로운 사역을 시작했다. 바로 마을 오케스트라를 조직한 것이다. 이름하여 한빛오케스트라이다.
 
이 사역은 뮤직홈 음악연구소(대표:서동범)의 지원으로 지난 5월부터 단원을 모집하고, 7월 3일 정식으로 발족하게 됐다. 32명으로 시작한 오케스트라는 현재 42명이 참여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믿지 않는 마을 사람들이다. 지난 15일에는 첫 연주회를 교회에서 가졌다. 오케스트라 7곡과 앙상블, 개인연주곡 등 15곡을 연주해 연주회를 찾은 지역주민들에게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을 오케스트라 사역은 지역주민들을 하나로 묶고, 취미생활의 기회를 제공하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간혹 교인들도 있지만 80% 정도는 믿지 않는 이들이라 교회의 문화를 알리고 자연스럽게 교회에 드나들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교회의 예배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헌금송 연주를 하기 때문에 믿지 않는 지역주민들도 예배시간에 참석을 하는 등 전도의 효과도 보고 있다.
 
김해한빛교회를 개척해 20년 넘게 섬기고 있는 김길윤 목사는 육군삼사관학교 출신으로 장교 생활을 하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2년간 병원신세를 지다가 32살에 뒤늦게 신학공부를 해 목회의 길에 들어섰다고 한다. 늘 가난한 사람만 생각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챙기지 않아 교회 개척 이후 한번도 교회에서 사례비를 가져간 적이 없고, 노회의 자립대상교회 지원금도 딱 2년만 받고 스스로 끊어버렸다. 정작 자신은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도 주변에 어려운 이들이 있으면 항상 도움의 손길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저는 하늘에 보물을 쌓아두는 삶을 살려고 노력합니다. 돈 있으면 하나님께 다 드립니다. 먹고 사는 것은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해주시더라구요. 정부에서 가난한 장애인이라고 주는 돈도 다 하나님께 드려요. 자녀들도 학원 한번 보내보지 못했는데 큰 아들은 목사, 둘째 아들은 서울대 박사과정 논문 통과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다 잘자라 주었어요. 사역비 하나도 없어도 큰 교회 하나도 안부럽습니다. 목사님들도 한빛교회 보면 하나님이 계신다는 확신이 든데요. 받은 것이 너무 많아 오히려 죄송해요."
 
"부족한 목사를 정말 잘 따라주는 교인들에게 감사하다"는 김 목사는 "올해에는 전도에 힘쓰기로 한만큼 교회가 수적으로도 부흥했으면 좋겠다"며, 본보의 독자들이 함께 기도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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