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제일교회

금산제일교회

[ 우리교회 ] '어우렁 더우렁' 지역과 정 나누는 건강한 교회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7년 02월 17일(금) 14:34
▲ 지난해 추석 열린 지역 주민 송편나누기 행사.
▲ 양승백 목사.

【대전=이경남 기자】 금산은 오래전부터 특용작물인 인삼재배 지역으로 유명하다. 1905년 창립된 금산제일교회는 오랜 역사만큼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성도의 기록도 있다. 금산제일교회의 제2대 장로인 임구환 장로의 딸 임영신은 교회가 세운 심광학교 출신으로, 1919년 전주지역 만세시위를 지휘했던 교육자이자 정치인이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금산제일교회에 1994년 부임한 양승백 목사(사진)는 농촌의 정서에 어떻게 자신의 교육목회 철학을 접목시킬 수 있을지 가장 고민했다. 평신도를 깨우는 제자훈련을 시작했지만 농촌교회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금산제일교회는 '두날개 양육시스템'으로 제자양육을 시작했다. 성도를 제자로, 사역자로 세우는 '두날개 양육시스템'은 전도, 정착, 양육, 제자훈련, 군사훈련, 성서반, 가정학교로 이뤄져 있으며 이를 통해 건강한 교인, 건강한 교회를 세워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다른 전도대상인 다음세대를 위해 교회는 무엇보다 교사교육에 힘쓴다. 주일 오후에 3~4개월 코스의 교사 강의가 열린다. 현재 60~70명 교사가 중고등부 70명, 아동부 80명, 유치부 40명, 영유아 30명을 섬기고 있다. 교회는 아기성품학교도 운영해 지역 엄마들의 큰 호응을 얻어 5학기를 맞고 있다.
 
농촌지역이다보니 영어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은 어린이들을 위해서 3년전부터 필리핀 원어민이 가르치는 '정철성경영어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 성경영어교실은 유치부, 아동부, 장년부까지 참여가 확대됐다.
 
청년들에게 선교의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 2년에 한번씩 교회예산을 할당해 여름에 비전트립을 보내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메이수라우교회는 금산제일교회가 100주년기념교회로 세운 교회이다. 청년들은 여름 비전트립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선교의 열정을 키워 나가고 있다.
 
금산제일교회의 새벽기도시간은 주일예배 못지 않게 많은 성도들이 참석하고 있다. 양승백 목사는 "처음엔 40~50명만 참여했으나, 지금은 남성들과 젊은층의 참석률이 높아져 80여 명이 함께 새벽에 기도하고 있다"며, "제자훈련으로 성경을 이해하고 나니, 성도들이 설교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이 커진 것 같다. 새벽예배 때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강해설교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다문화 가족 초청잔치.

교회는 지역에 다문화가족들에게도 문턱을 낮췄다. 교회는 매년 가을 총 예산 700만원을 책정해 '어우렁더우렁 다문화 한가족 축제'를 연다. 처음엔 250명 정도가 모였지만, 지난 가을에는 400여 명이 참여해 학생체육관이 다문화인들로 가득 찼다. 이날 교인들은 의료봉사, 한방봉사, 치과봉사, 미용봉사, 다양한 음식코너 마련을 통해 다문화인들을 섬기고 타지에서의 따뜻한 사랑을 나눈다. 양승백 목사는 "기독교 색채는 최대한 없애고, 다문화인들이 스스로 문화행사를 주관하고 발표하게 해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교회의 다문화가정 섬기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전노회 세계선교부와 교회가 합심해 매년 1가정 고향보내주기 프로젝트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금산제일교회는 지역을 전문적으로 섬기기 위해 심광노인복지센터와 제일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복지 맞춤형 노인 섬김을 실천하는 심광노인복지센터에는 교회가 매년 2000여 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제일어린이집은 교인들이 선생님으로 근무하며 50여 명의 아이들을 보살펴주고 있다. 어린이집은 지역에서 인기가 높아 2년 전에 미리 신청을 해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이외에도 무의탁노인 16가정에 매월 6만원 지원을 하고 있으며, 경찰서, 소방서를 해마다 찾아가 냉장고 등 필요한 물품을 기증하고, 추석에는 '사랑의 송편나누기'행사를 통해 지역민 300여 명에게 송편을 나누며 예수님의 따뜻한 사랑을 전한다. 또한, 18년 전부터 실시해온 장학사업을 통해 매년 중고등부 15명, 대학부 5명, 지역학교인 금산고, 금산여고, 금산산업고에는 물론 필리핀 메이수라오100주년기념교회 교인들의 자녀와, 인도 선교현장에까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해피하우스 집고쳐주기', 사랑의열매공동모금, 어려운 성도 생활비 지원 등 교회는 도움이 필요한 곳곳에 나눔을 베풀고 있다.
 

▲ 아가페카페 내부 모습.

교회 내 위치한 아가페카페는 다문화인을 바리스타로 고용하고 있으며, 수익금으로 연탄 5000장을 구입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눴다. 아가페 카페는 교인들의 사랑방 역할 뿐 아니라 평일에는 직장인, 지역민들도 애용하고 있어 교회 문화사역의 한 방편으로 자리잡았다.
 
양승백 목사는 "성도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서 예수님 방향으로 나아갈 때 건강한 교회가 되는데, 예수님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 한국 교회의 위상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설교의 중점을 '지ㆍ정ㆍ의'에 맞추는 데 초점을 두고 지(하나님의 은혜), 정(예수님의 마음 품기), 의(나눔실천) 삼위일체를 강조하고 성도들이 성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그리스도인들은 행복해지려고 하기보다 경건에 이르길 연습해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가치관을 가질 때 교회가 더욱 거룩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지역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돌보고, 거룩을 늘 연습하며,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는 금산제일교회의 향기가 진하게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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