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목회 상생이 생명> 관광 콘텐츠로 지역 발전 도모

<마을목회 상생이 생명> 관광 콘텐츠로 지역 발전 도모

[ 우리교회 ] '여행'으로 농촌 살리는 충남노회 시온교회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7년 02월 24일(금) 11:06
   
 

 【보령=최은숙 기자】 "보령에는 '머드'만 있는 거 아니었어요?" 물론 아니다.
 보령에는 300평 규모의 커피로스팅 공장이 있다. 전국에 딱 3대뿐인 세계적인 로스팅 기계가 설치된 이곳에서는 보령 커피만의 차별화된 맛을 느낄 수 있다. 개화목장에 들러 최고의 유기농 우유를 마실 수 있고, 신죽리수목원에서 자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다. 충남무형문화재 옹기장의 제1호 전승이수자가 운영하는 옹기맘에서는 전통옹기를 만들고, 독특한 감성의 갤러리에서는 보령과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다.

'한번 와 보면 다시 또 가고 싶은 곳, 보령', 충남노회 시온교회 김영진 목사(사진)의 '마을 되살리기' 사역이다. 사실 시온교회는 이미 지역의 필요를 채워주는 교회로 유명하다. "마을목회는 교회가 마을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한 부분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김 목사의 '마을목회 철학'은 지난 20년간 지역과 소통하며 지역과 함께 공존하고자 애써왔다.

폐교를 앞둔 낙동초등학교를 되살려내고 유용 미생물(EM)을 활용한 친환경 농법을 마을에 도입해 상품으로 만들어냈다. 지역과 호흡하기 위해 기획한 작은 마을잔치가 정부가 후원하는 '찾아가는 문화프로그램'이 돼 매년 1500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대형축제가 된 것도 그 일환이다.

그리고 이제 마을이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보령시'를 만들어내고 있다. "침체된 농촌을 되살리는 일은 사람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 목사는 그 방법 중 하나를 '여행'으로 꼽았다. '여행'으로 농촌의 즐거움을 느끼면 긍정적인 마음이 들게 하고, 결국 지역의 특산물을 구매하고 싶은 '소비'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

김 목사는 여행이 농촌상품의 새로운 판로가 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김 목사는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신죽리수목원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돼 3000여 만원을 지원받아 창업한 어엿한 '사회적기업주식회사'다. 신죽리수목원에서는 커피로스팅, 맷돌, 치즈만들기 체험 등을 비롯해 다육식물, EM비누, 유기농 먹거리를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금은 다시 지역교회의 헌금으로 환원된다.

특히 수목원에서 운영되는 카페를 통해 은퇴목회자는 은퇴 후에도 마을을 섬길 수 있는 사명의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외에도 김 목사는 교회를 벗어나 '말통커피(보령커피)', '개화목장의 유기농 우유', '옹기맘' 등 제 각각이던 보령의 명소를 네트워크화 해 보령을 '대한민국 최고의 여행지'로 만드는 사역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 일례로 지난 2015년 충남에서 최초로 발견된 공룡의 발자국 화석을 면사무소 직원들과 2년 동안 개발해 '학성리 공룡의 섬'이라는 관광콘텐츠로 발전시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목회자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그는 대신 "마을의 소중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을에 대한 이해를 목회자의 관점이 아닌 마을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 11년 째 스쿨버스 기사로 섬기는 김 목사는 "그 시간은 청북면 전체를 한바퀴 둘러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는 매일 버스를 타고 마을을 돌면서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핀다. 그것이 내 사역의 한 부분이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아주 짧은 시간 보령에 머물렀지만 다시 또 이곳에 들르지 않으면 어쩐지 '죄'인 것 같아 빠른 시일 내에 이 곳을 찾기로 했다. 한 명의 목회자가 침체된 농촌을 얼마나 유쾌하고 새롭게 바꾸어 나가는지 목격하는 순간, 또 한번 '농촌목회'의 마을만들기 사역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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