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목회 상생이 생명> 마을살리기 운동 펼치는 서울서북노회 벽제벧엘교회

<마을목회 상생이 생명> 마을살리기 운동 펼치는 서울서북노회 벽제벧엘교회

[ 우리교회 ] 마을기업공동체로 지역 경제 활성화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7년 03월 21일(화) 14:43
   
 

벽제에는 노인들이 '퍽' 살만한가 보다. 할배농부가 생산하는 상추, 명월초, 고추 등 각종 웰빙식재료는 주부들에게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다.

환경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의류수거사업을 통해 운영되는 '아름다운가게'는 지역노인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며 '인생 이모작'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이 일이 (주)피플월드가 하는 일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생산'과 '판매'를 하는 예비사회적 기업인 (주)피플월드는 대표이사인 송기섭 목사(벽제 벧엘교회ㆍ사진)가 '마을이 희망이다'라는 선교적 사명을 품고 지난 2015년 고양시육성예비사회적기업발굴사업에 선정돼 운영을 시작했다.

(주)피플월드의 시초는 송 목사가 교회 내 '꿈마을 공동체'를 조직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마을생태계 조성과 마을회복운동의 필요를 느낀 송 목사는 교회가 플랫폼이 되고, 마을의 시의원, 적십자 회장, 주민자치위원장 등이 참여한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지역의 어르신들이 교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게 했다.

"마을경제를 살리는 공유경제 커뮤니티 조성사업과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을 공동체가 필요했다"는 송 목사는 "사회경제와 협업해 일자리를 만드는 마을기업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공동체 설립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교회의 한 장로가 무료로 땅을 대여해줬고, 그 곳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다. 그리고 친환경 상추와 채소를 키웠다. 이로인해 70~80대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생산과 판매를 겸하는 마을기업형태를 갖춰 나갔다.

(주)피플월드의 수익금 일부는 다시 마을공동체사업에 환원되면서 이를 통해 노인들의 일자리 재창출을 이뤄내게 된다.

"지역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송 목사는 지역의 고령화 문제가 중요 의제로 등장하는 만큼 '노인문제'에 관심을 쏟았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목회자가 목회를 하는 것이냐, 사업을 하는 것이냐"하는 비난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송 목사의 설명은 "세상과 스킨십하며 예수님처럼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교회가 마을과 함께 살아가며 같이 호흡하는 것도 또 다른 목회인 것"이라는 목회철학으로 대신했다.

교회는 '큰 교회'가 아니라 '좋은 교회'이어야 한다. '좋은 교회'는 마을이 필요로 하는 교회이고, 벽제벧엘교회는 교인들보다 지역 주민들이 더 자주 찾는 교회다.

지난 8일, 교회에 한차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고양보건소 주최로 열린 의료서비스 행사였다. 이날 참석한 노인들은 교인도 아니었고 기독교인들도 아니었다. 그저 지역의 노인들일 뿐이다. 교회가 마을의 '마당'을 자처하며, 교회를 세상에, 마을에, 주민들에게 내어놓았기 때문이다.

교회 '안'이 아닌 '밖'으로 나온 벧엘교회는 교회에 '오라'는 구조에서 '나가'는 구조로 입장을 바꾸었다. 송 목사는 '목사'로서 민간 전문가로 시정에 참여했으며, 고양시 주민참여단 여성복지 참여단장고양시정위원회 기획 분과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마을공동체위원으로 활동하며 마을운동 전문가로 일한다. 그래서 그는 '마을운동가 목사'로 불린다. 주민들에게 '목사'로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신뢰를 주기 때문에 관공서에서도 선호한다고. 삶으로 복음을 전하겠다는 그는 지역의 슬럼화된 골목을 활성화시키고 싶다는 주민들의 부탁을 받았다. 이를 위해 시의원들과 관계자들을 일일히 찾아다니며 마을살리기 운동을 한창 진행 중이다.

"사도 바울도 손수 텐트를 만들어 팔면서 선교활동을 했다. 목회를 둘러싼 현장과 목회자의 철학을 평가하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교회가 마을운동을 통해 마을을 살리고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내가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송 목사의 마을목회 철학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