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북노회 평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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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교회 ]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삽니다"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7년 05월 10일(수) 15:59

서울에서 양천구 목동은 '학군'이 좋은 동네로 유명하다. 경제적으로도 비교적 여유가 있는 계층이 밀집해 사는 지역이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양천구에도 차상위계층, 새터민, 외국인근로자, 일용직 근로자 등 어려운 이웃들이 살고 있다. 사회 양극화, 빈부격차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기 전부터 평북노회 평광교회(조성욱 목사 시무)는 계층 간 위화감 없는 교회로 지역을 섬기는 데 힘써 왔다.

매년 부활절이면 독거노인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1200여 개의 선물상자를 전달하고, 성탄절에는 지역 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미리 받아 300여 개의 선물을 전달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한다. 또한, 형편이 어려운 차상위계층 2500여 명이 이용하는 푸드뱅크도 돕고 있다. 한달에 3품목을 선택해 가져갈 수 있는 지역푸드뱅크에 교회는 매달 200만원을 지원해 이제는 한달에 5품목을 가져갈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어려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동반성장을 위해 평광교회는 자립대상교회를 지원하는 일에도 열심을 냈다. 그 결과 평광교회는 '나눔에 인색하지 않은 교회, 재정운영이 깨끗하고 투명한 교회'로 입소문이 났다.

평광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조성욱 목사는 "평북노회 산하 264개 교회 중 1년 예산이 1억원이 되지 않는 교회가 173개에 이르는 실정"이라며, "어려운 교회를 돕는 것이 곧 선교"라고 말한다. 평광교회가 돕는 개척교회 중 3~4곳에는 교역자 생활비 지원, 교회학교를 위한 교육전도사 지원, 20~30명으로 구성된 평광교회 전도팀 파송을 통해 교회가 굳건히 설 수 있을 때까지 집중지원을 하고 있다. 심지어 조 목사는 교인들에게 1년에 한번 어려운 교회에 십일조 헌금을 내는 일을 추천한다. 그는 "다음세대를 위해 자립대상 교회의 교회학교를 살리는 일에 한국교회가 함께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010년 부임한 조성욱 목사에게 평광교회는 추억이 많은 곳이다. 4살 때부터 어머니 손을 잡고 다닌 교회, 유학길에 오르기 전 25살까지 출석한 교회, 자신의 소아마비 장애로 인해 어머니의 눈물의 기도와 세월이 쌓인 곳이 평광교회다. 장신대 졸업 후 이스라엘 히브리대학에서 10년을, 영국에서 7년을 성경 연구와 목회를 했을 때만 해도 조 목사는 신학자의 길을 꿈꿨다. 그러나 자신이 전혀 계획하지 않은 길로 하나님이 인도하심을 깨닫게 되자 계획한 것들을 내려놓고 '머슴 목회'를 시작했다. 성도건 목사건 주님의 머슴이 되어 주만 섬기는 교회, 재정과 인사에 담임목사가 입김을 불어넣지 않고 동역하는 교회, 담임 목사의 권리는 최대한 내려놓고 책임을 다하는 교회가 그가 생각하는 머슴교회다.

교회예산의 약 50%를 구제, 장학, 선교, 교육으로 흘려보내는 교회, 건물보다 사람을 세우는 데 힘쓰는 교회, 교회가 사회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당당히 세금을 내는 투명한 교회로 질적 성장에 힘쓰자 자연히 양적성장이 뒤따랐다. 그가 부임하기 전 1600여 명이었던 교인은 3000명으로 늘어났고 아이들도 450여 명에서 850여 명으로, 교역자는 18명에서 28명까지 늘어났다. 평광교회는 특히 다음세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교회 장학위원회는 교회 내외의 균형을 맞춰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풍성하게 지원하고 있다. 다음세대뿐만 아니라 탈북자나 이주민이 장로회 신학대학원 학생일 경우, 해외거주 원주민학생 등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한다. 조 목사는 입시경쟁에 치여 심신이 지친 아이들과 청년들이 언제나 자신을 찾아올 수 있도록 멘토링 역할도 자처한다. 조 목사는 "나이가 어릴수록 인생을 단기적으로만 보고 좌절하기 쉬운데, 시간관리법,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들을 나누며 하나님의 원대하신 계획을 믿고 시야를 넓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광교회 사랑부는 20년 넘게 장애우들을 섬기고 있다. 50~60명이 출석하는 사랑부에는 성도 50여 명이 일대일로 배정되어 교사로 섬기고, 교회가 위탁경영하고 있는 목2동 복지관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 받고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평광교회 비전센터 1층은 장애우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교회의 성장은 곧 국외 나눔으로도 이어졌다. 교회는 전 세계 곳곳에 선교사 32명을 파송하고 그중 아프리카 가나에 선교를 집중하고 있다. 화장실 만들어 주기, 우물파주기 사역으로 아이들은 잦은 배탈에서 해방되었다. 이외에도 양 농장, 수공업 신발 공장설립, 목공, 빵공장, 농장설립을 통해 아프리카 주민들의 자급자족을 돕고, 고아 60여 명의 생활 및 교육비도 지원하고 있다. 르완다에서는 우간다 여성의 건강을 위한 재정 지원, 내전으로 피폐한 수단 교회 지원, 헝가리 집시 사역, 시리아 난민 사역, 북한 의사 파송 지원 및 뇌성마비 아이들 지원, C국 미용교육 지원, 멕시코 빈민 집지어주기, 의료선교 등 일일히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선교와 봉사에도 열심이다.

평광교회의 새벽기도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5시, 6시, 9시 세 차례 드려진다. 그중 1부와 2부 새벽기도는 조성욱 목사가 직접 인도한다. "하나님이 주인이신 교회, 주님 중심의 교회가 곧 교회의 개혁"이라며, "성도들과 교역자들 모두가 동역자로서 결정권을 갖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임을 강조한다.

원로목사로 추대되더라도 원로목사 대우를 일체 받지 않기로 공표한 조 목사는 거름처럼 사라지는 '거름목회'를 지향하며 돈과 명예를 추구하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는 평광교회의 외침이 개혁을 바라는 한국교회에 큰 울림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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