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자녀들에게 복음 전하기 가장 가치 있어"

"입양한 자녀들에게 복음 전하기 가장 가치 있어"

[ 아름다운세상 ]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20년 03월 31일(화) 00:00
버금아트홀에서 강내우 이지민 부부 가족을 만났다.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는 부부의 미소와 더해져 행복한 기운을 내뿜었다.
매주 목요일 버금아트홀에 모여 찬양을 선보이는 버금미션콰이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며 1인가구가 보편화 된 시대에 네 아이를 입양해 행복한 가정을 일궈가는 부부가 있다. 아이들이 있어 매일 더 행복하다고 말하는 강내우 이지민 부부(여의도순복음교회)를 만났다.

아들 둘, 딸 둘, 부부까지 합치면 여섯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대가족이다. "자녀가 참 많다"는 말에 강 집사는 "열 명 쯤 입양할 계획이다"라고 살짝 귀뜸했다. 이어 "출산기피 현상으로 대부분 가정에 한 두명의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형제자매가 많지 않다보니 부모를 친구처럼 생각해 부모의 권위가 떨어지고, 다양한 형제 자매와 어울리며 체득하는 사회성도 배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강 집사는 "다자녀 가정이 성경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네 아이를 입양한 사연을 묻자, 강 집사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입양 자체 보다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리고 부모없는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의 롤모델이 되어주기 위해 부부는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눴다. 입양의 이유에 대해 듣고보니 "부모가 되는 것이 곧 선교"라는 부부의 비전이 이해됐다.


#연장아 입양을 선택

사실 부부는 처음부터 네 아이를 입양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이 낳은 자녀 둘과, 입양 자녀 둘로 구성된 다자녀 가정을 꿈꿨다. 그러나 건강한 부부에게 아기가 쉽게 생기지 않았다.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비전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았죠." 부부는 먼저 아이를 낳은 후, 입양하자는 계획을 수정했다. 입양을 먼저 실천하기로 한 것이다. 첫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방문한 보육원에서 햇살이를 만났다. 아기 때 베이비박스에 맡겨져 보육원에서 3살이 된 햇살이를 입양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나니 아이는 어느 새 4살이 되었다. 갓난아기 입양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돌이 지난 아기는 입양 기회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햇살이를 만난 날을 회상하며 강 집사는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유기 아기들은 호적이 없어 입양기관이 아닌 보육원으로 가게 되고 입양이 주 목적이 아닌 보육원에서 지내면서 입양의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며 안타까운 사정을 설명했다. 법적절차로 인해 한번에 두 아이를 입양하기 어려웠던 부부는 1년 후 쯤 햇살이와 같은 방에 있던 이슬이도 입양했다. 그날부터'연장아 입양(큰 아이 입양)' 필요성을 이곳저곳에 알린 결과 햇살이와 한방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가족을 만났다. 아이들이 가족을 만난 사실에 기뻤지만, 강 집사에는 또 다른 바람이 있다. 아이들이 기독교 가정으로 입양되는 것이다. "크리스찬 가정이 입양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복음을 접할 수 있으니까요."


#성경적 가치관 심어주기 원해

부부는 성경말씀을 기준으로 아이들을 양육해 왔다. 일관된 규칙과 기준을 세우고 잘못된 일을 행했을 때는 말씀을 기준으로 체벌도 감행했다. "감정적인 체벌이 아닌 아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체벌의 의미를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성경적으로 양육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다보니 부부는 대화의 시간이 길어졌고 사이도 더욱 돈독해졌다. 아이들이 세상적인 가치관에 휩쓸리지 않기 원한 부부는, 도시를 떠나 전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세 번째 아이를 맞기 위해 인근 보육원을 방문했다. 거기서 하늘이와 산이를 만났다. 하늘이는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산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원장은 보육원 내에서 두 아이가 무연고 상태임을 알렸고, 강내우 집사와 지민 씨는 주저없이 입양절차를 밟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아이들을 위해 선택한 홈스쿨이었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하늘이가 적응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원칙에 대해 하늘이는 "가족이 생기면 뭐든 내 맘 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며 보육원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강내우 집사는 아이가 분노 상태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되내이며 2주간 기도해본 후 결정하자고 설득했다. "이 문제로 제가 일주일간 금식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본 아이가 어느 새 눈빛이 달라지더군요." 하늘이는 후에 강 집사에게 "누군가 자신을 위해 금식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이 스스로 3일간 금식하며 고민한 결과,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가족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고비를 넘겼다. 강 집사는 하늘이에게 술, 담배, 문신, 혼전순결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볼 것을 권했다. 하늘이는 강 집사의 조언대로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를 포함해 5가지에 대해 서원했고 부부는 서원증서와 반지를 주며 아들의 선택을 기뻐했다.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중학교 과정을 마친 하늘이는 부모의 바람대로 신앙안에서 날마다 밝아지고, 부드러워졌다.


#풍성함을 누리다

"힘들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것을 풍성히 누리게 됩니다." 부부는 자신의 꿈을 쫓기보다, 부모가 되는 것이 더 큰 비전이라고 말한다. "성경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입양이 아닐까요? 우리를 양자 삼아주신 하나님! 그 사건이 입양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한 생명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것이 전도이자 선교이므로, 부모 없이 세상에 나온 아이들에게 하나님을 전해주는 일에 전력하는 부부는 선교사임에 틀림없다. 사람들은 부부에게 묻곤 한다. 나누는 것이 아깝지 않냐고, 왜 굳이 힘든 선택을 했냐고. 그럴 때마다 부부는 "아이들로 인해 우리는 절대 누리지 못했을 것들을 훨씬 풍성하게 누리게 됐다"고 답한다. 실제로 부부는 아이들을 입양한 후 승합차를 선물받기도 했고, 쌀, 과일 등 음식을 나눔 받는 일이 빈번해졌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면 채워주시고, 누리다 보면 또다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찾게 된다"는 부부에게 있어 입양은 값진 비전이고 축복이다.

"우리 이슬이가 너무 똑똑해서 큰일입니다. 책 읽기를 너무 좋아해요. 햇살이는 동물과 곤충 식물을 너무나 사랑한답니다." 네 아이들은 오늘도 부부의 바람대로 자연을 사랑하고, 신앙 안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이경남 기자



/ 인터뷰 /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목소리, 전도에 사용하기 원해"

성악가 강내우 집사는 자신의 목소리를 선교에 사용하기 원한다. 같은 뜻을 가진 성악가들이 모여 찬양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예배를 드리게 됐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버금아트홀에서는 전문 성악인 십여 명이 선사하는 4성부 찬양이 울려 퍼진다. 지역의 목회자도 기꺼이 예배를 지원해 설교를 맡아줬다. 강 집사는 유튜브를 선교의 창으로 사용했다. 성악 발성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버금목요콘서트워십을 중계하기도 한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먼 지방에서까지 4성부 찬양의 감동을 느끼기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공연 같은 예배, 예배 같은 공연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감동을 나누기 원한다"는 강 집사는 성악가들과 함께 노방전도를 할 날을 계획 중이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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