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나눔

세상을 바꾸는 나눔

[ 현장칼럼 ]

홍우정 본부장
2020년 08월 11일(화) 00:00
철이 없던 20대 시절에 나는 공평하지 않은 이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눈에 비친 어떤 사람은 부조리한데도 부자로 잘 살고 있고, 어떤 사람은 따뜻한 마음과 올바르게 사는데도 가난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세상은 이렇게 바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불평했다. 이제 세월이 많이 지나 철이 조금 든 나는 세상을 바꾸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내가 불평만 하고 있던 그 시간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타인을 위해 애쓰고 있으며 그들로 인해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선조들은 콩 한쪽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어 더불어 살았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속에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지갑을 열고, 휴가를 내어 봉사를 하는 등 아낌없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그들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주역이다, 요즘 일터에서 나는 나눔을 실천하여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미국인 해리 홀트 씨 부부는 1955년, 모든 아동은 가정을 가질 권리가 있다며 고아들의 세상을 바꾸기 시작하였고, 65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어져 가정이 필요한 많은 아동이 양부모님의 사랑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이들의 세상을 바꾸기 위한 이 노력 중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나눔은 위탁가정 부모님들의 사랑이다. 친생부모와 헤어져 양부모님을 만나기 위한 여정 속에 24시간 동안 헌신으로 돌보아주시는 위탁가정 부모님이 있기에 아이들이 더 든든하고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후원자님들께서 보내주시는 후원금을 정리하던 날, 나는 통장에 2810원이라고 찍혀있는 숫자를 보고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슨 돈일까? 수입 이자일까? 회계담당자의 실수인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확인을 해 보았지만, 모두 아니어서 결국에는 입금된 은행으로 도움을 요청하였다. 담당 직원은 어느 할머니께서 오셔서 쌈짓돈을 모두 주시며 이 계좌로 송금해주세요 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며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인해 누구인지 알려줄 수가 없어 미안하다고 하였다. 그 돈을 보내주신 분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어떤 상황인지는 상상해볼 수 있다. 아마도 박요한 목사님과 함께하는 '홀트 가족생활 예배'에 참석하셨던 성도님이실 것이다. 박요한 목사님의 간증을 들으시고 당일에는 후원을 못 했지만, 여러 날을 기도하고 준비해서 가정을 기다리고 있는 아기들을 위해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셨을 그 마음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오래전부터 이웃을 돕고 싶었는데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신 할아버지는 해외아동 6명을 후원하시기로 하셨다. 내가 젊은 시절 어렵게 살았는데, 도움을 받아 공부할 수 있었고 이만큼 생활하게 되어 이제 그 은혜를 갚고 싶으니 우리나라보다 어려운 나라의 아이들을 돕고 싶은데, 다른 사람이 후원하는 것은 몰랐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어려워지자 할아버지는 후원하고 있는 해외아동들의 안부를 매달 확인하며 정말 감사하다고 하셔서 나를 부끄럽게 하셨다. 소중한 그분들이 없었다면 그 아이들은 아직도 배고파 할 것이고, 글자를 알아가는 배움의 시간도 없었을 것이고, 따뜻하고 안전한 가정도 없었을 텐데 할아버지의 감사인사가 마음속에 큰 여운을 남겼다.

세상을 바꾸는 나눔! 나부터 타인을 존중하며, 시간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고, 관심을 기울이고, 좋은 언어를 나누고, 어려운 이를 위해 후원을 하고, 그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나누고 실천한다면 세상은 좀 더 공평해지고 더 좋은 세상으로 바뀔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와함께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할 사람을 찾아가야겠다.

홍우정 나눔사업본부장/홀트아동복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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