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함이 있는 믿음 실천" 김영창 장로·김재경 목사 형제

"행함이 있는 믿음 실천" 김영창 장로·김재경 목사 형제

[ 기획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1년 06월 08일(화) 21:58
김영창 장로·김재경 목사 형제는 각자의 은사를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며 협력을 통해 하나님나라의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편 133:1)

성경에서 권면하는 가족의 우애를 지키며 주어진 믿음의 분량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만들어 공의를 이땅 가운데 함께 펼쳐가는 형제가 있다.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김영창 장로(새중앙교회·강원노회 부노회장)와 김재경 목사(파주명성교회) 형제의 간증이다.

서로 깊이 아끼며 각자가 가진 은사와 사역을 존중하고 협력해온 이들에게는 공통의 행함이 있다. 섬김, 가르침, 위로, 구제, 긍휼에 있어 헌신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전남 장성의 농가에서 5남매 중 각각 장남과 막내로 태어났다. 나이 차가 제법 나는데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어 형제애가 각별하다.

5남매 맏이 김영창 장로는 강렬한 인상 뒤에 숨겨진 반전으로 누구보다 여리고 순수한 마음씨를 갖고 있다. 춘천에서 육가공업체를 운영하면서 한우 400마리를 키우는 축산업을 병행하고 있다. 수익의 상당부분을 선교에 사용하고 있다.

김 장로는 자신이 긍휼히 여김을 받은 경험을 다시 베푸는 긍휼로 응답하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주머니를 탈탈 털어 온정을 베풀어왔다.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 (빌립보서 4:11~12)"을 배웠기에 가능했다.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그리스도를 만난 것처럼, 노동자로 나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에서 그리스도와 영적으로 만났다.

그는 기독교인이 되기 전 불같은 성격을 가진데다 애주가였다. 강인한 성격에 타고난 힘으로 누구에게나 물러섬이 없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인생 최고의 은총인 '부르심'을 받은 후 철저히 회개하며 경건치 못한 것들과 이별을 고하고 낮아졌다.

김 장로는 복음을 일찍이 접했지만 관심을 별로 두지 않았다. 시누이로부터 전도를 받은 부인 석영실 권사가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고 남편을 구원의 길로 인도했다.

가족의 설득에도 교회를 잘 나가지 않던 김 장로가 지병인 위산과다로 고생을 하면서도 생계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근로자로 떠나며 드라마틱한 간증이 펼쳐진다.

당시 김 장로는 홀어머니와 본가 및 처가 식구 등 13명과 함께 살던 집의 가장이었다. 식구들이 한달에 소비하던 쌀만 120kg였다. 식비를 감당할 수 없어 임금이 높던 외국 근로를 자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공항에 내리자 마자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는 것이 김 장로의 회상이다.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날씨로 숨이 멎는 듯 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데 몸이 지글지글 타는 것 같았습니다. 해외에 처음 나가봤기 때문에 비행기가 오랜 시간 비행해서 열을 받아 이렇게 뜨거운건가 생각했습니다."

신앙이 미지근했지만 타향에서 고된 노무로 신앙인 흉내는 냈다. 가족의 편지를 읽으면 눈물이 터져 사막 한가운데서 찬송 '부름받아 나선 이몸', '이몸의 소망'을 아는대로 부르곤 했다.

근로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찾은 기도원에서 성령체험을 했다. 식사를 못할 정도로 위 상태가 안좋았는데 안찰기도를 받다 몸이 뜨거워지며 회개의 고백이 절로 터지고 치유의 은총을 입었다.

김영창 장로는 북한선교와 해외선교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왔다.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의료선교위원장으로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사진 위)와 개인적으로 떠난 남아프리카공화국 선교에서 거리전도를 하는 김영창 장로.
인생의 광야 훈련은 이때부터였다. 살림이 여전히 빠듯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다시 1년간 갔다오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또 8개월을 다녀왔다. 외로움과 육체의 고단은 신앙을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

이후 과일가게를 운영하다 지인 사업에 전 재산을 투자했지만 사기를 당하고 모든 걸 잃었다. 분노와 복수심이 치밀어 올라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눈물의 나날을 보냈다.

그럼에도 김 장로는 "시련을 이겨내야 더 큰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다"고 곱씹으며 버텼다. 신앙으로 화를 누르고 부도 직전의 육가공업체를 어렵게 인수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이레식품'은 1997년 그렇게 시작됐다.

김 장로는 "나같이 보잘 것 없고 죄 많은 인간도 하나님께서는 부르셨다. 내가 이렇게 믿음 안에서 화평을 누리고 있으니 감사할 뿐이며, 복의 통로가 되어 이 은혜를 다른 이들에게 흘려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동생 김재경 목사는 2003년 파주시 외곽에서 파주명성교회를 개척했다. 부목사로 있다 안정된 목회지 부임보다는 개척을 택했다.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에서 목회를 하겠다는 신념으로 개척지를 찾았습니다. 파주는 북한과 가까워 다가올 복음통일시대의 선교를 준비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한 건물의 1층을 임대해 목회를 시작했다. 단기간에 이목을 끄는 행사보다는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에 집중했다. 세속화에 물들지 않고 당당히 삶속에서 말씀을 실천하는 성도들을 양육하는 교회상을 추구했다.

김재경 목사는 "성경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준다"며, "인간은 자신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불가항력 속에서 무력감에 빠지고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되는데, 그래서 성경 말씀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도가 늘고 지속적으로 부흥하며 2015년 현재의 자리로 옮긴 파주명성교회는 여전히 '말씀을 붙잡고 사는' 목회를 지향하고 있다.

파주명성교회를 개척한 김재경 목사는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으로 성도들을 말씀 안에서 양육하며 삶 속에서 믿음을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김 목사는 솔선수범하는 목회자다. 작업복을 입고 교회 내외부 정비와 궂은 일을 도맡아 해 처음보는 사람들은 관리직원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성격이 털털해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파주명성교회 오세건 은퇴장로는 김재경 목사에 대해 "부지런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온 성도들과 지역사회의 덕망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의 이러한 사연은 군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의 서원과 무관하지 않다. 신학생이 아니라 군종병 근무가 어려웠지만 "놀아도 교회에서 놀고, 먹어도 교회에서 먹고, 평생을 교회에서 지내고 싶다"는 기도의 약속을 하며 결국 군종병으로 차출됐다.

김 목사는 제대 후 소명을 받아 신학대를 진학했다. 군종병의 서원을 지키고자 교회에 하루종일 머물며 목양일념 한다.

김 목사는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거저 살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교회를 위해 살아야 하며, 이 은총을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이 나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형을 닮아 나눠주는 데 인색함이 없다. 개척 초기부터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해외선교, 군선교, 자립대상교회 지원 등을 진행해왔다.

김영창 장로는 동생의 목회를 개척부터 돕기는 했지만 형제라고 화수분처럼 지원하지는 않았다. 오직 하나님만 신뢰하고 담대하게 목회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김 장로는 동생에 대해, "목회자의 자리는 영광을 누리는 것이 아닌 십자가의 길에 들어서는 것인데, 한결같은 정직과 성실의 목회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며, 영적리더십을 존중한다.

동생 김재경 목사는 형에 대해, "올곧은 믿음과 불굴의 의지를 존경한다. 고난이 생기면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며 극복하는 뚝심이 있다"며, "형제가 복음을 전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김영창 장로는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차기(제81회기) 수석부회장 후보로 최근 소속 연합회에서 추대됐다. 김 장로는 남선교회전국연합회에서 부회장, 회록서기, 감사, 역사위원장, 의료선교위원장 등 주요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남선교회 활동을 하면서는 전국연합회로부터 교회개척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북한선교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인도주의적 선교차원에서 평양을 10여 차례 다녀왔다.

의료선교위원회 활동을 하면서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베트남 외무부 부주석과 두터운 교분을 쌓아 사회주의체제인 베트남에서 남선교회가 의료선교를 계속 재가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영창 장로는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남선교회전국연합회의 전통이 자랑스러운 '남선교회 맨'으로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선교, 교육, 봉사를 능력있게 감당하길 원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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