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선교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평신도 선교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 땅끝편지 ] 말라위 강지헌 선교사<6>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12월 07일(목) 15:59
몽골 에바다치과
몽골 사랑의 섬김교회
나는 치과의사로서 일반적으로 전문인 선교사로 분류된다. 사실 왜 이런 분류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없다. 아마도 업무의 분담이나 통계적 분류를 위한 아니었을까 짐작할 뿐이다.

김태연 교수의 글을 인용해 본다. "'전문인 선교사'의 정의부터 살펴보아야 하는데 사실 현재 한국교회 내에서는 전문인 선교사의 정의에 대하여 약간의 혼동이 있다. 초기에 텐트메이커의 개념을 제시한 크리스티 윌슨 주니어(Christy Wilson Jr.)에게 있어서 텐트메이커(tentmaker)의 의미는 자비량 평신도 단기 선교사로서 자비량이 그 강조점이었다. 그러나 최바울 선교사가 지적한 것처럼 현재 한국교회들이 사용하고 있는 텐트메이커의 개념 혹은 전략은 주로 정규 선교사들이 입국할 수 없는 지역에 들어가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전문직을 강조하는 것이고 ... 대부분이 전임 선교사들을 지칭하고 있다.(본헤럴드 http://www.bonhd.net)."

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정규 선교사'라는 용어이다. 그가 말하는 전문인 선교사는 비정규 선교사인가? 안타까운 접근이 아닐 수 없다. 한때(물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나는 모든 선교사는 전문인 선교사가 아닌가라는 주장을 하기도 하고 그에 대한 신념도 있었다. 목회전문인, 의료전문인, 교수전문인, 전기기술전문인 등 모든 선교사는 하나님의 선교라는 큰 틀 안에서 각자의 전문직을 수행하는 사람이란 주장이다. 사실 전문인 선교사에 대한 명확한 개념의 정리나 통계조차 현저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반적으로 전문인 선교사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우리 교단의 파송 선교사 통계에도 전문인 선교사에 대한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KWMA의 2022년 통계에도 전문인 선교사는 자비량 선교사 안에 함께 분류되고 있다. 그러면서 후원을 받지 않는 자비량 선교사의 비율을 16.51%로 보고하고 있다(KWMA. 2023. 2022년 한국 선교현황 보고, 4).

자비량 선교와 비교되며 언급되어야 할 것은 BAM(Business as Mission) 선교이다. 지면을 통해 BAM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자비량 선교(흔히 텐트 메이커라고 불리운다)와 BAM의 서로 다른 개념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아래의 글은 아내인 주수경 선교사의 저서 '선교사의 뒷모습'에서 발췌하여 요약한 것이다. 나(강지헌: 이하 동일)는 몽골과 말라위에서 치과를 개원해 비즈니스 선교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무료 진료가 아닌 비지니스를 하는 것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때로 저 사람은 선교사가 아니라고 말을 하는 것을 들을 때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선교병원을 무료진료 방식으로 운영하려면 전적으로 후원에 의존해야만 하는데 그러다 보면 장기 후원자나, 선교사나 모두 지치게 된다. 특히 선교사는 진료의 질을 높이는 일보다는 후원금 모금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그 선교병원은 현지에서 낙후된 병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즈니스 선교에서 이익금은 그 사역이 계속해서 BAM의 선교 정신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된다. 나의 경우 치과의 선교적 역할과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비즈니스 병원을 운영함과 동시에 그 이익금을 이용하여 가난한 신학생들과 도시빈민들을 위한 무료병원을 운영했고 치과 직원들이 돌아가며 무료병원에서 근무하도록 해 그들이 봉사와 나눔의 정신을 가지도록 권면했다. 또한 BAM 의 매우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인 탁월함을 계발하고 유지하도록 소속 치과의사들을 한국으로 연수를 보내는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도와주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그 결과로 몽골 에바다치과 지도자들에게 BAM 정신과 함께 모든 재정과 소유권을 안심하고 이양할 수 있었다.

현재 몽골 에바다 치과는 100% 현지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재정적으로도 안정되어 한국인 치과기공사를 고용할 정도가 됐다. 내가 말라위에 처음 와서 말라위 에바다 치과를 개원할 때 몽골 에바다치과가 재정적 후원을 했으며, 치과 직원들이 말라위로 진료 봉사를 하러 오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한국 NGO와MOU를 맺고 빈민 아동들 진료를 지속적으로 해 주기로 했다는 즐거운 소식도 들었다. 만약 우리가 무료진료만을 고집했다면 이런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BAM 사역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인 '킹덤 임팩트'가 잘 이어질 수 있었으며, 비즈니스 선교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제자양육과 사역의 재생산이 가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은 몽골 에바다 치과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말라위에 개원한 에바다 치과병원도 이러한 원칙에 입각해 노력한 결과 '치과들의 치과'라는 평을 듣고 있다. 말라위 다른 치과나 심지어 치과대학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최신의 장비를 갖추고 진료를 하니 그렇게 불리우는 것 같다.

선교의 꽃은 교회 개척이라는 전통적 선교의 개념이 아직도 지배적이다. 나도 몽골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며 복음을 전했던 제자들과 함께 교회를 개척을 했다. 함께 동역하던 미국 목사선교사와 마음을 맞추어 시작했던 그 교회는 이제 현지인 목회자가 잘 인도를 하고 있다. 그 당시 교회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치과 대학생 제자들이 교회 출석은 하지는 않고 있었고, 매주 성경공부 모임에만 오는 상황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교회를 시작하게 됐던 것이다. 하지만 전문인 선교사의 교회 개척에 관한 부분은 지금도 여전히 논란 가운데 있는 부분이다. 다시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목사 안수를 받지 않은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가 복음을 전한 결과로 그의 전문 영역의 제자들이 생겨나고 자연스럽게 교회가 되어지는 이 부분에 대해 교단에서 선교학적인 지침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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