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으로 전도 받은 무당, 회심 후 군부대서 '붕어빵 전도'

붕어빵으로 전도 받은 무당, 회심 후 군부대서 '붕어빵 전도'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4년 02월 16일(금) 14:11
붕어빵을 담을 수 있도록 전도 문구를 넣어 제작한 전도 봉투.
"전국 군부대 1004 군인교회는 어디든 달려갑니다. 육·해·공군 장병들이 우리의 선교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겨울을 마무리할 막바지 추위가 몰려온 지난 2일, 경기도 연천의 한 군부대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 얼어붙은 손을 호호 불며 붕어빵을 나눠 받은 장병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미소가 피었다. 마치 어린 시절 겨울날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붕어빵이 그저 배고픔을 달래주는 음식이 아닌, 자신들을 향한 따뜻한 위로와 사랑으로 가득차 구워졌기 때문이다.

"붕어빵 좋아요?" 붕어빵 틀을 열심히 뒤집던 이옥순 변영수 집사(거제호산나교회)의 물음에 장병들도 "정말 먹고 싶었어요. 붕어빵에 붕어는 없지만 사랑은 있네요"라고 화답하며, 즐겁게 '전도 봉투'에 붕어빵을 담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은 빠짐없이 군부대를 갑니다. 특별한 요청이 있는 군인교회는 요일과 관계없이 방문하죠. 세어보진 않았지만, 그곳에서 수만 마리의 붕어빵을 굽지 않았을까요?(웃음)"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군 현장에서 붕어빵을 구워내는 군선교 사랑지기. 이옥순·변영수 집사 부부는 국토 안위를 위해 자리를 지키는 장병들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길 기대했다. 붕어빵이 이를 위한 작은 도구로 쓰임 받게 돼 참으로 감사할 뿐이다.

한때는 귀신을 섬기는 무당이었지만, 붕어빵 전도를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된 특별한 사역을 가진 이 부부. 예수님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후 군선교에 진심이다. 경제적 위기 속 남편 변영수 집사가 큰 교통사고를 당하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예수님을 제대로 믿기로 결단했고 '다음세대를 위해 일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부부의 붕어빵 전도 사역은 소명이 됐다.

장병들이 이옥순 변영수 집사가 구운 붕어빵을 전도 봉투에 담고 있다.
"사람들은 무당이 신당을 치우면 벌을 받는다고 말했지만,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두렵지 않았어요. 내 입에서는 복음만 전하고자 다짐했죠." 붕어빵 전도를 받은 부부는 '붕어빵 전도대학'을 통해 전도 노하우를 배웠고, 총회 군선교사회 김수정 목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이제는 전국 군부대를 누비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평신도 군선교 사역자로 든든히 섰다.

군선교를 위해서라면, 자택이 있는 경남 거제에서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 경기도 철원과 연천, 강원도 고성 등 최전방 군부대까지도 거침없이 달린다. 매주 최소 두 곳 이상의 군부대를 가야 하므로 '복음 전도는 체력이다'라는 각오로 매진하고 있다.

"다음세대, 장병들을 위한 군선교 사역을 한다고 하니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대부분의 군선교사역자 분들이 자비량 선교를 펼치실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만큼 헌신과 열정이 필요한 데다, 저희도 재정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하나님은 이 부부가 원하는 사역이 아닌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인도하셨고, 사역을 펼칠 때마다 오병이어 기적처럼 군선교를 지속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도 채워주셨다.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장병들을 위한 붕어빵 사역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갈 겁니다. 하나님이 하라고 하시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시면 안 할 겁니다. 장병들을 위한 붕어빵 전도도 하나님이 허락하실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 붕어빵을 군선교 도구로 삼은 이옥순 변영수 집사 부부는 예수님을 영접하고 새로운 인생을 얻은 자신들처럼 전국의 모든 장병이 예수님을 자기 삶에 주인으로 모시길 원했다. "아들과 같은 병사들이 예수님을 만나야 영육 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랍니다. 붕어빵 안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이 장병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녹이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임성국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