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같이 산다

함께 같이 산다

[ 목양칼럼 ]

정성철 목사
2024년 02월 29일(목) 14:08
설 명절을 앞둔 어느 날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오래 전에 떠나온 지방의 농어촌교회를 섬기는 장로님께서 설날을 앞두고 교인들과 함께 끓여 먹으라고 보내주신 떡국이었다. 기계로 농사를 지으신 장로님은 이제 연세가 있으셔서 자기 먹을 것만 농사 지으신다고 하셨는데, 설날이 돌아오니 도시에 있는 작은교회 목사와 성도들이 생각나셔서 하는 김에 좀 더 해서 떡국을 보내셨다고 하셨다.

생각지도 못했던 나에게 장로님은 "농촌교회나 도시교회나 다 소중한 하나님의 교회 아닙니까? 콩 한쪽도 나눠야죠" 라고 하시며 웃으셨다. 그 사랑이 참 따뜻하다.

사실 요즘 도시의 미자립교회도 어렵지만 농어촌교회는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 농어촌교회의 시설 낙후, 목회자의 은퇴이후 생활대책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시교회의 못판이며 고향이기도 한 농어촌 교회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도시교회들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때이다. 말로만 농어촌교회 사랑이 아닌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사랑의 섬김이 필요할 때이다.

작년 추수감사주일에 우리 교회는 특별한 선물을 나눴다. 그동안 한해 동안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성도들과 이웃들에게 우산이나 타올을 기념품으로 나눠주었는데 농어촌교회와 도시교회의 연대를 위해 교회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생산한 '착한 농부 쌀'을 기념품으로 나눠 주었다. 친환경 재배 쌀이라 믿음도 가고 또 총회 농어촌선교부가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의 유대감 형성을 위해 만든 작품이라 신뢰가 갔으며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가 함께 같이 살아야 한다는 작은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밥맛을 본 성도들은 하나같이 고향의 맛이라며 좋아라 했다. 아직 도시교회들의 참여가 많지 않지만 올 해 추수감사주일에는 '함께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착한 농부 쌀'을 기념품으로 나누며 농어촌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었으면 좋겠다.

지난 108회 총회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교회의 선교정책과 실행사업 계획을 수립하고자 농어촌 교회 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3000여 농어촌교회 및 목회자들의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말로만 어렵다 어렵다가 아닌 얼마나 어려운지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농어촌교회는 아니지만 농어촌교회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고자 조사위원으로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이 일에는 농어촌교회 뿐만 아니라 도시교회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 농어촌교회가 도시교회와 끝까지 함께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못판이 사라지고 고향이 사라지는 것을 지금은 막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욱 힘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철저한 분석과 대책을 수립해서 농어촌교회와 새롭게 도약을 준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농어촌교회를 섬기는 장로님의 떡국을 성도들과 함께 나누며 말했다. "같이가 가치입니다."



정성철 목사 / 새언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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