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한기총 통합 로드맵 "11월 통합", 여론은 부정적

한교연 한기총 통합 로드맵 "11월 통합", 여론은 부정적

[ 교계 ] 이단문제에 대한 우려 커, "조일래 대표회장 독단이다" 통합하려다 한교연 내부갈등 우려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6년 09월 01일(목) 09:44
▲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서둘러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는 조일래 한교연 대표회장에게 기자들이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장창일 차장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조일래)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의 통합을 위한 논의구조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31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소강당에서 한교연 조일래 대표회장과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채영남 총회장, 예장 합동 총회 박무용 총회장, 예장 대신 이종승 부총회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여성삼 총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을 위한 로드맵이 발표됐다.

한국교회의 연합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7인의 연합 추진위원회를 조직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날 선언문에는 △한교연 3인, 한기총 2인의 연합 추진위원 파송 △합동과 기감에서 1인씩의 총회장(혹은 증경총회장)급의 연합추진위원 파송 △9월말 연합추진위 조직 완료 △10월말까지 연합 합의안 마련 △11월말 연합 완료 등의 내용을 담았다.

연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화가 결렬될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1차적으로는 합의 도출이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교연과 한기총, 교단장회의가 합의안을 만들고 여기서도 합의에 실패할 경우엔 한교연과 한기총 대표회장, 통합과 합동, 대신, 기감 총회장이 모인 확대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통합 로드맵은 발표, 선결 과제는 산적

▲ 선언문을 발표한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장창일 차장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기구 통합의 로드맵은 발표됐지만 선결해야 할 문제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한기총을 제외한 모든 참여 단체와 교단들의 내부합의가 여전히 엉성하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다. 그중에서도 한교연은 "한기총이 이단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통합논의는 없다"는 합의된 결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날 조일래 대표회장이 기자회견에 참여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터져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일과 관련해 한교연 증경회장들과 내부 관계자들 중 다수가 "대표회장의 독단"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실정인 만큼 기구 통합을 논의하다 내부 분열을 야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 돼 버렸다. 또한 예장 통합 총회와 합동 총회 모두 한기총의 이단문제에 대한 뾰족한 해법이 없는 형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도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바수위) 회원들이 참석해 피케팅을 통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직후 바수위 위원장 황인찬 목사는 기자들을 만나 "대표회장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조일래 목사의 독단에 일침을 가했다. 한교연 증경회장인 박위근 목사와 한영훈 목사도 문서를 통해 "조일래 대표회장이 8월 3일 열린 5-6차 임원회 결의사항을 23일 회원교단에 우편으로 보낸 사실을 망각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바로 이 임원회에서 '선 이단문제 해결, 후 통합논의'라는 한교연의 입장이 정해졌다.

통합 논의 관계자들은 "낙관적", 현실은 "부정적"

하지만 이같은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통합의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채영남 총회장은 "당연히 이단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그런 확신이 있으니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단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교단은 이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일래 대표회장도 "연합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결정이다. 한교연 내부 조율은 해 나갈 것이다. 이단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결렬이다"고 강조했다.

이단 회원권 논란 속에 있는 한기총의 결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이미 지난 해 '양병희-이영훈 대표회장 통합 논의'가 결국 이단문제로 결렬된 것만 봐도 한기총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교단장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23개 교단들이 중심이 된 통합은 제3의 기구 출범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우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현재 통합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교단장들의 임기가 채 한달도 남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 심지어 교단장회의의 주축이었던 전용재 감독회장도 올 10월이면 임기를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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