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소통과 화합으로 가는 유일한 길

대화, 소통과 화합으로 가는 유일한 길

[ 기획 ] '대화(對話)'가 '대화(大和)'를 만든다 <결산>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12월 06일(화) 15:34

시대정신은 항상 그 시대의 가장 큰 결핍과 부족에서 온다. 우리 사회는 지난 몇 년간 '불통(不通)'의 체제 하에서 사회 전반 갈등과 반목 이 극대화 되어 있다. 이러한 갈등의 사회 속에서 화해의 본이 되어야 하는 교회의 모습도 별반 다를 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경상도와 전라도, 도시교회와 시골교회, 남성과 여성, 세대간의 갈등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영역에서 한국교회는 화해의 과제를 안고 있다.
 
물리적, 정서적 거리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갈등의 당사자들에게는 억측과 편견이 쌓이는 법이다. 본보는 사회와 교회 안에 만연한 갈등과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화합의 가장 첫 전제 조건인 만남과 대화의 장을 열어보자는 생각에서 각 갈등 영역의 대척점에 있는 이들을 만남의 장으로 이끌어내어 대화를 해보자는 취지로 이 특별기획을 진행했다. 
 
비록 지금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만 적어도 '그리스도 안의 한 형제'라면 그 안에서 다른 차이점들을 녹여낼 그 무엇인가를 서로에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각각의 이해가 다른 이들을 한 테이블에 초대해 대화를 이어나갔다. 물론 대화가 항상 화해로 귀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확실한 것은 대화만이 상호 소통과 화합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소통(疏通)'이 사회ㆍ교회적으로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이 된 상황에서 연재된 이 기획에 1년간 보여준 독자들의 관심과 호평에 감사하는 바이다.
 
'대화가 대화를 만든다'의 첫번째 순서는 에큐메니스트와 복음주의자의 만남으로 시작했다.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는 한국교회의 양대 산맥이면서도 오랫동안 신학적, 정치적 입장차 때문에 화합하지 못했다. 그러나 에큐메니스트 인명진 목사와 복음주의자 김명혁 목사는 만남을 통해 '인간'과 '죄인'이라는 두 단어를 강조했다. 두 원로는 "이 시대에는 나만 옳다는 의인들이 많고, 자신의 신앙과 신학, 자신의 관점만을 옳다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고, "우리 모두가 같은 인간이라는 공통점 하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죄인임을 깨달을 때 나의 의를 드러내려는 마음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는 영남과 호남의 만남이었다. 우리나라의 최대 갈등 중 하나는 지역갈등인데 그중 가장 큰 갈등의 벽은 영남과 호남 사이에 놓여 있기에 순천에서 목회하는 김동운 목사(순천성광교회)와 경주에서 목회하는 신영균 목사(경주제삼교회)가 만나 호남과 영남의 갈등의 원인과 현상, 그리고 이러한 현상에 대한 교회의 반성과 지역감정 타파를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두 목사는 한국교회에 팽배한 개교회주의와 교회 바깥의 정치적 흐름에 편승해 어떤 이익을 얻겠다는 신앙과는 무관한 지역주의로 인해 교회를 하나님으로부터 분열시키고, 더 나아가 이웃으로부터 분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고백하고, 지금까지의 잘못에 대해 회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세번째는 복음주의ㆍ에큐메니칼 신학자와의 만남으로 신학적 논쟁이 가장 치열했던 만남이었다. 이승구 교수(합동신학원대)와 장윤재 교수(이화여대)는 신학자들 답게 한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펼쳤다. 방대한 신학적, 철학적 지식이 동원되어 치열하게 전개된 대화에서 두 명의 학자는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간에 입장 및 생각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름을 알면서도 같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성경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고 해서 적대하고 분열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앉아서 기도해야 하며 인간의 한계를 가진 사람인만큼 내가 갖지 못한 진리를 상대방이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적극적 열림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번째 만남은 세대간의 대화로서 가장 재미있는 '케미(Chemistry)'를 만들어냈다. 김동호(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목사와 김정열 목사(상도교회 부목사) 부자가 대화자로 초청되어 여러 사회 및 교계 이슈에 대해 기탄없이 이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세대 간 차이점은 확연하게 드러났지만 이 둘은 상대방에 대한 무한 존경과 애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부자 목사는 기성세대 목회자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에는 의견을 함께 했지만 사회 참여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개혁적인데다가 솔직했던 부자 목사의 대화에 많은 독자들이 큰 호응을 보냈다.
 
다섯번째 만남은 남성과 여성으로, 남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 최내화 장로와 총무 이재수 목사,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 박인자 장로와 총무 이윤희 목사가 만났다. 양측의 만남에서는 여전도회측에서 교회 내 가부장제 문화로 인한 남녀차별이 심한 현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교단 총대를 선출시에도 여성 할당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남성들이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함을 강조했다.
 
여섯번째 만남은 도시 목회자와 시골 목회자의 대화였다. 홍천 도심리교회에서 만난 오창우 목사(한남제일교회)와 홍동완 목사(도심리교회)는 도시교회와 시골교회의 전통적 구분 방식을 넘어 새로운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새로운 이슈를 이끌어냈다. 이들은 지금 사회는 도시내 도시 난민, 시골 내 도시 마인드의 사람들이 혼합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도시와 시골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도식에서 벗어나 현장마다 그 필요에 따른 선교 전략이 필요함을 공감했다.
 
일곱번째는 장로교회 최대의 갈등 주체인 목사와 장로의 만남이었다. 주인공은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와 박화섭 장로(전 총회 부총회장)는 노회 내 목사와 장로 총대 동수(同數) 문제, '장로 노회장'의 목사 안수예식 참여 범위에 대한 갈등에 대해서도 목사와 장로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들은 한국교회의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인만큼 목사와 장로는 절대적 동역자,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연히도 신앙생활 좌우명을 '아사교회생 아생교회사(我死敎會生, 我生敎會死)'으로 삼고 있는 것을 확인해 한국교회를 위해 내가 먼저 죽는다는 정신을 가져야 함에 동의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