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족의 시대가 도래했다

새로운 가족의 시대가 도래했다

[ Y칼럼 ] 박희영 청년 ②

박희영 청년
2022년 06월 08일(수) 10:49
TvN 방송에서 '조립식 가족'이란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여성과 여성이 함께 사는 가족, 남자 셋이서 사는 가족,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연인 이렇게 3개의 가족의 이야기를 방영했는데, 여러모로 흥미로운 지점들이 있었다.

특히 여성과 여성이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나도 나중에 저러한 형태의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봤다. 그 예능에서는 모니카와 립제이라는 댄서들이 함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립제이가 무릎 수술을 했을 때 모니카는 그녀의 편의를 봐주고, 멀리 있는 가족을 대신해 보호자의 역할을 해주었다.

연애의 감정으로 남자와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도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외롭게 혼자 독야청청 살아가야만 하는데, 그러기에는 인생이 어떠한 상황에 놓일지 알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모니카와 립제이처럼 친한 언니 혹은 친구와 함께 살면서 서로 짐을 나눠지고, 보호자가 되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가족에 대한 상상은 교회에까지 머무르자,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가라앉고 말았다. 교회에서는 새로운 가족을 용인할 수 있을까? 내가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고, 교회에 소개했을 때 오해의 눈길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 더이상 상상을 이어갈 수 없었다.

교회의 대다수는 가족이고, 혼자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소수인 것이 현실이다. 전통적인 가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교회에서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인 것만 같다. 잘못 소문이 날까 두렵기도 하고, 에이 뭘 소개까지, 그냥 계속 혼자 살고 있다고 말해야지 하고 체념하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교회는 그 자체로 새로운 공동체이다. 서로 혈연으로 맺어져 있지는 않지만 신앙으로 맺어져 누가 아프면 걱정하고, 기도하고, 찾아가고, 돌봐주고. 교회는 이미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가족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 다만, 전통적인 시선에서 조금만 열리기를, 교회 구성원들이 새로운 가족의 형태, 새로운 삶의 형태를 선택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따뜻하게 공동체 안으로 끌어 안아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미 신앙 안에서 하나의 공동체이니 말이다.

박희영 청년 / 한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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