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를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 현장칼럼 ]

김수민 코디네이터
2022년 07월 15일(금) 00:10
김수민 코디네이터
이제는 '기후위기'라는 말이 익숙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 각종 매체를 통해 환경과 기후문제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MZ세대 사이에서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샵과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 흐름은 감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과 함께 인류가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를 몸으로 경험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도 익숙해진 이 '기후위기'라는 말을 들을 때 느껴지는 감정은 썩 유쾌하지 않다. 말 그대로 '위기'를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문제 앞에서 인간은 모두 공범이다. 어째서 공범인가? 신학자 샐리 맥페이그는 우리가 어떤 적극적인 죄를 저질러서가 아니라, 단지 주변의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기에 기후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신자유주의와 개인주의, 탐욕주의의 시대 속에서 구조적인 죄에 연루되어 무관심과 부인의 형태로 기후문제에 가담해왔다.

인간이 자연을 착취해온 역사가 길고 그간 이 문제에 눈 감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인류는 기후위기라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현시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뉘우치고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앞서 스스로가 기후위기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1년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는 '환경 불안(eco anxiety)'이라는 용어가 등재되었다. 또한 우리 사회에 '기후 우울', '기후 우울증'이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후와 환경의 문제가 가져오는 불안감이 우울과 무기력감으로 이어질 때 사용되는 용어들이다. 이러한 감정과 마음 상태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상상과 그를 위한 크고 작은 시도들을 가로막는다. 각 개인이 기후위기에 대한 자기 마음을 성찰하고 나아가 그것을 표현해보는 경험을 가질 때, 그것이 기후문제를 보다 장기적이고 단단한 마음으로 극복해나갈 수 있는 디딤돌의 역할이 되어준다.

기후위기에 대한 자기의 마음을 살펴보기 위해서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을 통해 자기표현을 하도록 돕는 예술적 접근이 효과적이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는 감염병 대유행과 기후위기라는 절망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바라볼 것인가 질문을 담은 '결말 없는 페스트19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는 알베르 카뮈의 고전 소설 '페스트'를 각색한 희곡을 바탕으로 하여 환경과 예술 분야를 융합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음악, 미술, 동작, 인문과 환경교육 각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표현 위주의 교육 과정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예술적 접근은 인간의 당위적 행동 변화를 논하는 방식을 넘어서, 기후문제를 스스로가 어떻게 감각 하고 있는지 깨닫고 표현함을 통해 자기 느낌을 존중하게 만들어 준다. 이는 기후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불안과 우울로 경험하는 것으로부터 변화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기후문제 앞에서 인간이 모두 공범이기에, 회심과 삶의 생태적 전환에 대한 요구는 필연적이다. 진정한 회심과 전환은 항상 나의 죄인 됨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충분한 느낌'이 필요하다. 오늘 당신은 '기후위기'라는 말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잠시 멈추고, 머물러, 느끼고, 표현해보기를 권한다.



김수민 코디네이터/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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