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보다 섬김, 서서평 선교사 정신 잇자

성공보다 섬김, 서서평 선교사 정신 잇자

[ 한일장신대학교100주년 ] 전 부총회장 김순미 장로 명박 수여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2년 10월 07일(금) 16:40
한일장신대학교 100주년 기념식에서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전 부총회장 김순미 장로(가운데)와 채은하 총장(우측), 대학원장 백상훈 교수(좌측).
공로상을 수상하는 김임 장로(우측)와 부인 정영숙 권사.
한일장신대학교의 역사는 설립자 서서평(徐舒平, 1880~1934) 선교사로부터 시작된다. 서서평 선교사는 미국 남장로교회가 인정한 위대한 여선교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12년 입국해 193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22년 동안 한국인을 위한 삶을 살았다. '성공이 아니라 섬김(Not success, but service)'이라는 그녀의 신조는 한일장신대의 교육이념으로 지금까지 전수되고 있다.

서서평 선교사는 예수님처럼 살았다. 독일에서 태어나 9세에 미국으로 건너갔고, 21세에 간호사가 된 그녀는 조선에 의료봉사가 절실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32세에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로 입국한다. 초기에 간호 사역에 매진한 그녀는 광주 제중원, 군산 구암예수병원 등에서 일하며 간호사들을 훈련했고, 최초의 간호 교과서로 불리는 '실용간호학', '간이위생법' 등을 한국어로 집필했다. 여성 계몽에 앞장선 그녀는 이일학교를 세워 평생 교편생활을 했으며, 자립을 위해 학생들에게 기술을 배우게 했다. 또한 갈 곳 없는 미혼모, 고아, 과부들과 생활했으며, 한센병환자, 윤락여성들을 도왔다.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부족하게 살면서도, 월급은 물론이고 자신의 이불까지도 나누어 가난한 이들에게 줬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급한 마음을 다스리고자 이름에 천천히를 의미하는 '서(徐)'자와 평온을 의미하는 '평(平)'자를 사용했다고 한다.

한일장신대학교는 개교 100주년을 맞아 9월 22일 열린 선교대회에서 고 김용복 총장에게 서서평상을 수여했다. 지난 4월 별세한 김용복 목사는 1992년부터 1999년까지 한일장신대학교 학장과 초대 총장으로 재직하며, 4년제 대학 승격, 신학대학원 및 사회복지대학원 설립 등을 이끌었다. 대리수상한 부인 김매련 여사는 "남편이 자랑스럽게 여긴 학교에서 가장 소중히 생각했던 후배들로부터 상을 받게 돼 큰 영광"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특별히 6일 열린 100주년 기념식에선 교회 여성의 리더십을 기리기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전부총회장 김순미 장로(영락교회)에게 명예신학박사학위가 수여됐다. 김 장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부총회장,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여성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부이사장,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이사, 총회한국교회연구원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는 김 장로의 리더십과 성실을 소개하며, "항상 거룩한 부담을 가지고 섬김의 길을 걸어가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김순미 장로는 "어려웠던 시절 가난과 편견 극복에 앞장섰던 서서평 선교사님의 헌신은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큰 감명을 주고 있다"며, "한일장신대학교의 가족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앞으로도 섬김의 신앙과 사명을 실천하며 살겠다"고 인사했다.

또한 이날 기념식에서는 1983년 집중호우로 불어난 하천에서 12세 초등학생을 구하고 숨진 고 김신철 학생에게 명예졸업장이 전달됐다. 당시 신학과 학생이던 그는 여름성경학교 강습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급류에 떠내려가는 초등학생을 구출하고 실종됐다 주검으로 발견됐다. 동생 김은주 여사가 2019년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으며, 큰 형 김은철 씨의 두 아들도 한일장신대 신대원 동문이다.

한편, 한일장신대는 지난 2008년부터 5억 원 이상의 장학금을 기탁한 의료인 김임 장로(전주완산교회)에게 공로상을 시상했다. 신경정신과의원을 운영 중인 그는 이미 지역 사회는 물론이고, 의료계에 잘 알려진 의인이다. 1964년부터 의료봉사를 시작한 그는 기생충 박멸, 화장실 개량 등 취약계층 지원을 시작으로, 55년 동안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내외 지역들을 방문, 무료로 의료혜택을 제공했다. 한국호스피스협회 회장, 한국생명의전화 자살예방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생명의전화, 가정폭력상담소 등을 통해 정신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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