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와 이슬람

루터와 이슬람

[ 특별기고 ]

오정현 목사
2022년 10월 26일(수) 09:40
오정현 목사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그 성당 문에 95개조의 반박문을 게시한 날을 기념하여 개신교회는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주일로 지키고 있다. 반박문의 주제는 면죄부 판매에 대한 비판이었다. 반박문 제 21조는 이렇다. "그러므로 교황의 면죄로써 인간은 모든 형벌로부터 해방되며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을 선포하는 면죄부 설교자들은 모두 오류에 빠져 있는 것이다." 면죄부가 죄를 면해준다고 말은 하지만, 그래서 죄가 면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죄가 사해질 수 있다. 이것이 종교개혁의 출발점이다.

로마 가톨릭이 면죄부를 팔고자 했던 이유는 성베드로 성당의 건축이다. 막대한 건축비를 대기 위해 가톨릭은 면죄부를 기억해냈다. 사실 면죄부는 11세기 십자군 전쟁 때에 등장했다. 가톨릭은 이슬람 군대와 전쟁할 군인이 필요했고, 십자군 전쟁에 참전하는 사람에게는 면죄부를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십자군을 모집했던 것이다. 이 면죄부가 16세기에 다시 등장하여 성베드로 성당의 건축 자금 마련에 동원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16세기에도 이슬람의 공격이 여전히 있었다는 것이다. 이슬람은 유럽 땅을 침략해 들어왔고, 이것을 가톨릭은 막아내야 했던 것이다. 당시 가톨릭은 종교개혁자의 내부 공격과 함께 이슬람의 외부 공격까지 받고 있었다. 그러니 종교개혁자 루터의 입장에서는 이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가톨릭 측과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루터는 1518년에 '사면의 능력에 대한 논쟁의 해답들'에서 최초로 이슬람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는 "교회 안에서 많은 자들이 단지 터키에 대항한 전쟁만을 꿈꾸고 있는데, 그것은 불의와 싸우지 않고, 오히려 불의의 채찍과 전쟁하는 것이며, 하나님과 싸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루터는 이슬람을 교회가 타락해서 하나님이 들어서 치는 하나님의 채찍으로 보았던 것이다. 선지자 예레미야가 바벨론을 하나님의 채찍이라고 해서 고난을 당했듯이 루터도 비난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루터의 입장이 수정되는데, 1528년에 '터키에 대항하는 전쟁에 대하여'에서 '두 왕국 이론'을 제시한다. 교황의 왕국은 지은 죄로 인해 이슬람이라는 채찍을 달게 맞아야 하지만, 황제의 왕국은 있는 힘을 모아 이슬람을 물리쳐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루터는 가톨릭 보다는 비교적 이슬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무슬림 인구가 2021년도에 25만 명인데, 2050년이 되면 300~400만 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는 데에는 많은 무슬림이 한국 땅으로 들어오기 때문이고, 무슬림의 출산률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슬람교로 개종하는 한국인들의 숫자가 급증하는 것도 있다. 현재 7만 5천 명인데, 이 중에 3분의 2가 기독교에서 개종한 사람이라고 한다. 따라서 오늘날 한국 교회에 위협적인 세력은 이슬람교라 할 수 있겠다. 이에 대해 교회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 이슬람을 막연하게 타종교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생각하고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고 본다. 이슬람은 우리 기독교와 출발점이 같은 점이 있는데, 그 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구체적인 시작은 아브라함부터이다. 이슬람도 아브라함에서 시작하기에 그 출발이 같다고 할 수 있다. 즉 아브라함은 무슬림에게도 믿음의 조상인 것이다. 그리고 상속받는 아들은 이삭인데, 하지만 이슬람은 이스마엘이라고 한다. 물론 이스마엘이 서자이지만, 여하튼 아브라함의 장자는 이스마엘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장자의 복은 이스마엘이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제단에 바쳐질 뻔한 아들도 이삭이 아니라, 이스마엘이라고 주장한다. 하나님께 처음 난 것을 바쳤지, 두 번째 난 것을 바친 경우는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정통성은 유대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슬람은 유일신을 믿기에,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는다. 단지 선지자 정도로만 인정한다. 그러니 십자가도 없고, 구원도 없다. 그래서 기독교와는 끝이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다. 하지만 시작은 유사한 점이 많기에 현혹될 소지가 있기에 교회는 신중하게 이슬람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슬람을 로마 가톨릭 보다는 긍정적으로 보는 루터가 이슬람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무슬림의 의식과 도덕적 진지함과 철저함이 기독교인이나 목사보다 더 높기 때문에 3일 동안만 무슬림과 함께 지내더라도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기독교인들이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지만, 무슬림에 비해서는 상당히 약하고 모자란 것이 많다고, 그래서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제대로 해야지 하고서 이슬람으로 개종한다는 것이다. CNN은 2050년부터는 이슬람교가 기독교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종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종교개혁일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이슬람의 위협에 대한 루터의 경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복음의 말씀 위에 굳게 서서 코로나로 인해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아 먹고 온전한 믿음의 삶을 살 것을 다짐해야 할 것이다.



오정현 목사/면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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