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와 평신도, 말씀을 통해 만나야 한다 |2020. 10.22
[ 땅끝편지 ]   영국 장순택 선교사

필자는 세 교회 목회를 한다. 처음엔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주일에 세 교회 예배를 모두 인도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세 교회가 예배시간을 조정해 주면 모두 인도하겠다"고 했더니 "그럼 너무 힘들어서 안 된다"며, 매주 한 교회씩 돌아가며 예배를 인도하라고 권했다. 이것이 보통 영국교회 목회 현장이요, 교회 생활이다. 교회가 재정적으로 목회자 한 사람을 감당하기 힘들어 여러 교회가 함께 목사…

"동성애에 대한 시각, 성경 배우면 달라진다" |2020. 10.15
[ 땅끝편지 ]   영국 장순택선교사8

영국을 비롯해 유럽의 교회들엔 오랜 동안 동성애에 대한 입장차가 있었고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런 상황에 필자가 속한 영국개혁교회(URC)는 동성애자 결혼에 관한 입장을 각 교회의 결정에 맡겼고, 결의 내용을 총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그래서 각 교회는 동성애자의 결혼을 인정하고 교회에서 예식을 갖도록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교인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 문제는 꽤 오랜 기간 동안 첨예…

어르신을 치리하는 어려운 결정 |2020. 10.02
[ 땅끝편지 ]   영국 장순택선교사7

영국교회에 부임하게 됐을 때 노회장과 영국교회 목사들의 들려준 주의사항은 '처음 일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그 교회의 돌아가는 상황만 살피다가 일년 후부터 장로들과 같이 의논하며 교회 일을 시작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필자가 사는 집으로 70세 노인인 힐러리 여사가 찾아왔다. 영국은 사택을 방문하려면 미리 약속을 하거나 우편함에 방문을 예고하는 편지를 놓고 가기에 아침 일찍 누…

영국인 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외국인 |2020. 09.24
[ 땅끝편지 ]   영국 장순택 선교사6

필자 부부는 영국에 온 이후로 오전에는 항상 영국교회에 출석했다. '빨리 수준 높은 영어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영국교회의 시스템을 배우고 싶었다. 처음에는 한 침례교회에서 마련한 외국인 예배에 출석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영국교회의 일원이 되기는 어려웠다. 그러던 중 교회가 문을 닫으면서 우리 예배모임은 영국개혁교회(URC) 소속 교회로 장소를 옮기게 됐고, 우리…

"넌, 가짜야" |2020. 09.22
[ 땅끝편지 ]    영국 장순택선교사5

유학생들을 위해 매 주일 식사제공을 시작했는데 생각지 않은 노숙인들이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예배 후에 식사가 제공되고 예배에 참석해야 밥을 먹을 수 있다고 하자 이들이 흔쾌히 예배에 참석했고 친구들까지 몇 명씩 데려왔다. 문제는 예배시간에 이들이 의자에 누워 코를 골며 자거나, 심한 냄새를 풍기고 술주정을 하는 것이었다. 노숙인들이 많아지면서 우리의 고민도 늘어갔다. 학생들이 이…

하나님, 저도 주의 종, 목사입니다. |2020. 09.10
[ 땅끝편지 ]    영국 장순택 선교사4

필자가 큰 결심을 하고 들어간 이스트본은 아시아보다 유럽에 더 많이 알려진, 당시 많은 유럽 청년들이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찾는 곳이었다. 이들은 짧게는 한 주, 길게는 3개월로 이곳에 머물렀는데, 그 중엔 평생 한 번 교회에 안 가본 사람도 많았다. 필자 부부가 영어로 예배를 드리면서 각국의 유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숫자가 계속 늘어 100명 이상이 되자 예배 후에 식사를 준비하는 일…

옮기는 것이 주의 뜻입니까? |2020. 09.01
[ 땅끝편지 ]   영국 장순택 선교사3

영국 본머스에 와서 3년 동안 주일 오전엔 영국교회, 오후엔 한인교회를 섬기고, 또 매주 화요일엔 영어 찬양모임을 이끌던 중 이스트본한인학생교회 목사라는 분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이 갑자기 한국에 들어가게 됐는데 후임자로 누군가 필자를 추천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지인 교회를 섬기고 싶어 영국에 온 것이었기에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목사님의 강한 요청과 티나 할머니의 권유로 3시…

기도의 어머니 티나를 만나다 |2020. 08.25
[ 땅끝편지 ]    영국 장순택 선교사2

영국에서 처음 일년은 영어 공부에 집중하기로 했다. 당시 학원은 전세계에서 모인 젊은 엘리트들로 넘쳤고, 필자는 해외 학생들을 위한 모임에 참석하게 되면서 선교에 관심 있던 많은 영국인을 만나게 됐고, 오전에는 가까운 영국인 교회, 오후에는 한인교회에서 봉사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만난 티나 여사는 런던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스웨덴에서 스톡홀름대학 영문학 교수, 어린이들을 위한 TV영…

왜 한국을 떠나 영국으로 가게 됐을까? |2020. 08.18
[ 땅끝편지 ]   영국 장순택 선교사1

26년 전, 필자는 성남에 있는 작은 교회를 담임하면서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청년과 주일학교 사역에 관심이 많았던 우리 부부는 당시 대학에 입학하면 교회를 떠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대안이 없을까'하는 고민에 빠졌었다. 기도하는 중에 '영어 열풍'이 떠올랐고, '영어를 매개체로 젊은이들을 모아 예배와 성경공부를 영어로 하면서 함께 선교 비전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영어학원에 등록…

자연 재해의 나라, 필리핀 |2020. 08.10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10

탈도 많은 자연 재해의 나라 필리핀은 바람 잘 날이 없다. 태풍, 지진, 화산 폭발 등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재해는 막을 길이 없다. 이 중에 수년 전에 일어난 마닐라 북쪽 피나투보 화산 폭발은 참으로 끔찍했다. 그 당시 화산재는 면 소재지 정도 규모의 면적의 집들을 온통 뒤덮었다. 이 일로 피나투보산에 살던 키가 자그마하고 얼굴도 까무잡잡한 곱슬머리의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산에서 오고 …

교회 개척, 씁쓸한 실패의 기억들 |2020. 07.30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9

건축 후 2년 뒤 조이 전도사 부부와 딸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른 동네 심방을 가던 중, 갑자기 개가 뛰어 들어 피하다가 오토바이가 넘어졌다. 뒷자리에 타고 있던 전도사의 부인이 넘어지면서 뇌진탕을 일으켜 사고 2시간 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결국 조이 전도사는 부인이 죽고 난 후 방황을 하다가 고향 동네로 가버렸다. 뚜비곤교회로서는 큰 슬픔이다. 이후 안드로 목사가 부임했고 얼마 후 배우자를 …

필리핀 장로교 선교 |2020. 07.21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8

필리핀 장로교는 1899년 제임스 로저스 미국 장로교 선교사가 타교단과 연합해 필리핀연합교회(UCCP)가 됨으로 장로교의 원래 모습이 없어진 후 한국 장로교 선교사인 김활영 선교사가 1977년에 들어와 장로교 선교를 시작하여 필리핀 장로교를 세워나가게 됐다. 필리핀 장로교를 세워나가는 중에 류동원 선교사 등 다수의 장로교 선교사들이 들어와 1991년에 장로교 교단연합으로 선교사들이 함께 마닐…

회복시켜주시는 하나님 |2020. 07.14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7

지난 2001년도에 선교에 큰 위기가 다가왔다. 우리가 현지 전도사에게 교회를 맡기고 2000년에 미국에서 안식년을 갖고 1년 후에 선교지로 돌아왔다. 그동안 현지 전도사는 자기 세력을 만들어 놓았다. 안식년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돼 교회 제직회의를 소집했고, 전도사는 사표를 제출하며 몇 가지 조건을 제안했다. 자기가 그만두던가 아니면 선교사가 손을 떼고 나가라는 것이었다. 사실 이 전도사…

딸의 결혼, 선교의 열매가 되다 |2020. 07.07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6

주말이면 큰 손녀딸 9살짜리 수희가 우리 집으로 와 자고 가곤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수희는 12제자 이름을 물었다. 9명의 이름은 알겠는데 3명은 모르겠다고 한다. 왜 베드로는 거꾸로 십자가에 달려 죽었느냐? 빌립은 왜 X자로 십자가에 죽었느냐? 십자가에서 죽는 악법은 누가 만들었느냐? 어떻게 하나님 자신 스스로가 생겼느냐? 궁금해하며 천국에 가면 하나님께 물어 보겠다고 한다. 나이에 …

산동네에서 사역을 이어가다 |2020. 06.30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5

청년이 총을 맞고 쓰러진 현장에 있었던 김정옥 선교사에게는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그 동네 사람들은 2년 전까지만 해도 공산 게릴라가 나타나 동네를 약탈했기 때문에 허리 춤에 호신용으로 총을 갖고 다녔다. 이 사고가 난 순간 다들 호신용 총을 빼어 쏘고 난리가 났다. 쓰러진 청년을 우리 차에 실어 놓고 병원에 빨리 가자고 소리를 쳐서 좁은 산길을 내려와 시내 중화병원 응급실에 데려간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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