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관계

아름다운 관계

[ 목양칼럼 ]

임병광 목사
2024년 03월 27일(수) 00:00
사람에게 있어서 관계는 참 중요한 일이다. 선지동산을 졸업하고 20년 넘게 동기 모임을 해오고 있다. 처음 10명으로 출발해 지금은 8가정이지만, 이제는 모두가 담임목회자로 사역지에서 충성과 헌신의 삶을 살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도에 포기하고 모임을 떠나겠다고 말하는 동기도 있었고, 모임에 잘 참석하지 않는 동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시련들을 견디고 이겨내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다. 자녀들도 처음에는 아기, 꼬마들이었는데, 이제는 어엿한 청년들이 되었고, 직장생활을 하며 결혼을 앞둔 자녀들도 있다. 동기 모임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다. 동기이기 때문이다. 동기이기 때문에 같은 나이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모이다 보니 그냥 좋다. 그것이 우리의 모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전 가족 수련회가 있다. 바쁜 사역의 일정 가운데서도 시간을 쪼개서 다같이 전가족 수련회에 참석한다. 서로 가족의 안부를 묻고 1박 2일의 여정을 통해 우리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시킨다. 몇 년이 지나면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우리 모임의 30주년을 위한 여행도 준비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너무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행복하다. 이제는 만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얼굴만 봐도 미소가 나온다.

필자가 아는 지인 중에 인도 선교사 부부가 있다. 이 부부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알고 지내왔고 연락을 하며 지내 온 사람들이다.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사역자를 세우는 귀한 일들을 감당하고 있다. 인도는 강력한 신분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나라이다. 아직도 사람들의 신분이 계급화되어 있다 보니 사람들의 삶이 피폐 하고, 인간의 존엄성이라든지 자존감이 많이 상실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선교사 부부가 인도에 들어간 지 20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선교사 타이틀로는 들어갈 수 없기에 교수로, 선생님으로 불리며 지금까지 이 일을 감당하고 있다. 이들 부부와도 우여곡절이 많다. 특히 남편 선교사의 육체의 연약함으로 인해 수많은 병치레를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처음엔 이런 상태로 과연 몇 년을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가졌지만, 주의 은혜로 순간순간 고비를 넘기고 버티며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은 인도에서 장폐색이 와서 인도병원에서는 손 쓸 수 없어 한국에 와서 간신히 치료를 받았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한 일이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필자는 선교사 부부와 함께 기도만 할 뿐 큰 힘이 되어주지 못했지만, 그 자리에 있어 주었다. 이런 시절이 흘러가면서 그들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지금도 한국에 들어오면 서로 간의 안부를 묻고 웬만하면 필자의 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게 한다. 그렇다고 교회가 재정이 넉넉한 교회는 아니다. 하지만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가장 열악하고 가난한 나라에 가서 선교하는 선교사님을 후원하는 일에는 성도들이 마음을 같이한다. 근래에는 한 장로님께서 집을 지으셨는데 집 안에 선교사님들을 위한 게스트룸을 마련하셨다. 집을 지을 때 기도하면서 생각하신 일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이번에 선교사 부부가 필자의 교회를 방문했을 때 그 장로님 댁에서 하루를 자고 가셨는데 얼마나 좋아하던지 다음에 방문할 때는 좀 더 오래 쉬고 가시라는 장로님의 말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가셨다. 가실 때 그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것을 보니 내 마음도 기쁘기 한량없다. 참으로 감사한 일들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지만, 항상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사람은 누구나 좋은 사람을 만나기를 원하고 그 만남이 오래 가기를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살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관계는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희생도 있어야 하고 헌신도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임병광 목사 / 해안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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