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과 밀턴의 '실낙원'

단테의 '신곡'과 밀턴의 '실낙원'

[ 4인4색 ]

이규환 교수
2019년 08월 28일(수) 10:00
학창시절 가장 끈기 있게 읽어 본 책이 단테의 '신곡'이다. 신곡을 읽고난 후 읽은 밀턴의 '실낙원'은 상대적으로 더 쉽고 재미있었다.

중세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시인 단테는 1307년부터 시작하여 1321년에 '신곡(神曲)'을 완성하였고,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대시인으로 평가되는 영국 시인 밀턴은 1667년에 '실낙원(失樂園)'을 발표하였다.

이 두 작품은 불후의 기독교 장편 서사시로 인간의 타락과 구원을 주제로 하고 있다. 단테의 신곡이 가톨릭적 세계관과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면, 밀턴의 실낙원은 개신교적, 청교도적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

단테의 신곡은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등 3부로 이루어졌고, 원래 책명은 '코메디아(La Commedia, 희곡)'이다. 훗날 코메디아 앞에 Divinia가 추가되어 '신곡'이라 한다.

단테가 처음 희곡(喜曲)이라 붙인 것은 비참한 실상을 보인 것은 지옥편이지만 연옥, 천국편은 쾌적하고 즐거운 내용이기 때문이라 한다.

단테의 신곡은 인간 이성의 상징인 시인 베르길리우스와 소년 시절 그의 연인이었던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아 사후세계를 여행하며, 신화 혹은 역사의 인물들을 만나 나누는 이야기다.

단테가 33살 되던 해 어느 날 밤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을 헤매며 빛이 있는 곳으로 가려할 때, 세 마리의 야수가 나타나 갈 수가 없었다. 그때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를 구해주고 길을 인도한다. 그는 먼저 단테를 지옥으로, 다음은 연옥으로 안내하고는 단테와 작별하고 베아트리체에게 인도한다. 베아트리체는 그를 천국으로 안내하여 그 곳에서 거룩하고 눈부신 신(神)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한편, 실낙원은 밀턴이 구약성서 창세기를 토대로 20년만에 12권을 완성한 대서사시다. 1권은 지옥에 떨어진 사탄(루시퍼)은 하나님에 대한 보복을 결심한다. 2권은 하나님에 대한 보복보다 인간을 유혹하여 타락시키기로 한다. 3권은 하나님은 사탄의 성공과 인간이 타락할 것을 예언한다. 4권은 사탄은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유혹할 결심을 한다. 5권은 하나님은 라파엘을 보내어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6권은 미카엘과 가브리엘이 이끄는 천사들의 군대와 사탄의 군사들이 격전을 벌인다. 7권은 라파엘은 아담에게 천지창조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8권은 아담은 낙원에 오게 된 경위와 하와를 만난 사정을 말한다. 9권은 사탄의 간계에 빠진 하와는 선악과를 먹게 되고, 아담도 먹게된다. 10권은 사탄은 의기 양양하게 지옥으로 돌아간다. 11권은 천사 미카엘은 에덴으로 내려가 아담과 하와의 추방을 선언한다. 12권은 미카엘은 노아의 홍수, 구세주의 탄생, 죽음, 부활 등을 말하고, 저들을 낙원 밖 지상으로 보낸다.

이처럼 신곡의 지옥편과 실낙원의 지옥편이 비슷하게 그려져 있지만 결국은 그리스도를 통해 인류 구원이 실현된다는 내용이다. 하나님은 관용의 하나님이지만 엄격하셔서 하나님을 믿지 않거나 영혼이 맑지 못하면 절대 천국에 못 들어감을 알 수 있다. 단테의 신곡과 밀턴의 실낙원을 통해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을 성찰하여 구원받는 영혼이 될 수 있기를.



이규환 교수/ 전 중앙대 정경대학장 및 행정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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