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특집 ] 한국교회에 필요한 리더십 ② 리더의 감정관리
홍인종 교수
2024년 08월 14일(수)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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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leader)와 리더십(leadership)의 핵심 개념은 '관계'와 '영향력'이다. 리더는 가정이나 사회, 기업조직이나 교회에서 관계를 통해 집단 구성원에게 영향력을 미친다. 따라서 리더의 리더십은 다른 사람의 감정, 생각이나 행동, 신념 또는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서 조직이나 집단에 결정적이며 때론 치명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리더의 마음 건강, 무엇보다 리더의 감정관리는 개인의 차원을 넘어 조직과 집단, 공동체의 질을 결정하는 공공성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변화로 흔들리는 교회에서 지도자, 리더(목사와 장로, 제직과 임원 등)의 감정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감정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특정한 외부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반응'으로 주관적인 체험이며 중요 개념은 외부 자극과 내부 반응이다. 인간은 외부 자극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부 반응(감각적 상태), 즉 생리적이고, 인지적이고, 행동적이고, 또한 영적인 반응은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다. 감정관리는 감정의 인식과 이해를 통해 감정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절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하버드대 임상심리학 다니엘 골먼 박사는 감성지능(EQ, Emotional Intelligence)을 5가지로 나눈다. 자기감정 인식, 자기감정 통제, 자기동기 부여, 타인 감정 인식(감정이입), 대인관계 관리(사회적 기술) 등이다. 리더의 감정관리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통제하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것이 가능해야 팔로워와 감정이입(타인의 관계 관리)이 가능하고 대인관계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이처럼 리더는 자신의 감정관리가 관계와 선한 영향력의 전제 조건이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 다윗왕의 범죄 과정을 살펴보면 리더의 감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다윗은 골리앗을 무너뜨린 영웅적 지도자이며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이다. 그는 전쟁터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영토를 확장했다. 그런데 다윗은 암몬 족속과의 전쟁에 직접 출정하지 않고 요압과 군대를 내보냈다. 성경은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라(삼하 11:1)'라고 기록한다. 다윗의 감정 상태가 정확히 묘사되지 않다. 하지만 중년기의 위기를 겪거나, 계속되는 전쟁에 대한 피로, 두려움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그의 신체적, 감정적 변화가 일어난 것은 분명하다.
다윗이 저녁 때에 침상에서 일어나 왕궁 옥상을 거닐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삼하 11:2). 전쟁터에서 군대가 싸우는 시간에 다윗은 낮잠이 들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밤낮이 뒤바뀌었다. 낮잠을 잤으니 저녁에 잠이 올 리가 없고, 저녁에 옥상을 거닐다가 여인이 목욕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다윗은 욕정의 감정이 불타 올랐고 여인을 데려오게 해 동침한다.
다윗은 죄를 감추고자 급히 그녀의 남편 우리야를 전쟁터에서 불러들인다. 그러나 우리야는 부하들이 전쟁터에 있는데 어찌 혼자 집에 가겠느냐면서 왕궁 문에서 잠을 잔다. 다윗은 맹렬한 전투에 우리야를 선봉에 앞세워 죽게 하라는 편지를 보낸다. 위대한 왕 다윗은 치졸하고 사악하게 충신을 죽음터로 내몰았다. 이 모든 과정에 그의 영성과 이성이 작동했다면 어느 단계에서 멈추고 돌아섰을 것이다. 다윗은 자신의 변화에 따른 감정 상태를 인식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결과 자기 파괴의 길을 걸었다.
리더의 감정관리의 첫 번째는 자신의 감정 인식과 이해이다. 다윗은 리더로서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이해했어야 했다. 암몬과의 전쟁의 때가 찾아온 외부 환경은 통제할 수 없지만, 늘 전쟁에 나서던 자신이 왜 그대로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고 싶은지를 스스로 묻고 파악해야 했다. 그가 중년기가 되어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며 무기력해졌는지, 아니면 계속되는 전쟁에 의욕을 상실했는지, 아니면 전쟁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지 감정을 인식해야 건강한 이해에 기초한 내부 반응을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늘어날수록 신체적으로는 밤잠을 못 이루고 낮엔 비몽사몽으로 악순환이 일어난다.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비전으로 빛이 비추는 출구만을 향해 질주하는(다윗의 경우 욕망을 채우고 범죄를 숨기기 위한) 사고와 행동이 뒤따른다.
다윗이 아름다운 여인이 목욕하는 것을 보았다는 외부 자극에 의한 욕망은 막을 수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이후에 다윗은 의도적으로 알아보고 데려오게 하는 부정적 선택을 계속해 결국 범죄에 이르게 된다. 왕의 권력은 부하의 아내도 빼앗을 수 있다는 인지적 오류는 결국 충신의 아내를 빼앗고, 충신을 죽이도록 사주하는 악한 행동으로 걷잡을 수 없이 발전했다. 리더가 자기 감정 인식과 이해를 하지 못하면 감정의 부정적 영향을 조절하는데 실패하여 결국은 자기 자신을 파괴할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파멸로 이끈다.
자기 감정 인식은 자기 관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스스로 파악하는 자기 객관화 훈련이다. 그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인정하고 그 때에 어떻게 표현하고 행동하는지를 스스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한 감정을 이해할 때에야 비로소 파괴적이거나 부정적이 아니라 발전적이고 긍정적으로 감정 반응과 표현을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신뢰할 만한 멘토에게 객관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감정관리의 두 번째는 감정 조절과 통제이다. 다윗은 자신의 신체적 반응과 심리적 변화에 둔감하였고 성적 욕망을 어떻게 조절하고 통제하는지를 배우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깊게 심호흡 하기, 유혹이 왔을 때 '주의 돌리기 전략'(다른 생각하기, 생각 멈추기- stop 전략), 감정을 유발하는 외부 자극에 대한 새로운 관점·시각으로 보기(예수님이라면 어떻게 이해하셨을까?) 등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며 통제할 수 있다.
리더가 감정 조절을 배우고 자신만의 루틴과 습관을 만들 수 있어야 감정 조절이 수월해지고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골먼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에게 지능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율하고 돌봄의 범위를 확장하도록 가르침으로써 우리는 조직을 내부에서 외부로 변화시키고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교회와 교회의 리더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다.
홍인종 교수 / 장신대 목회상담학
감정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특정한 외부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반응'으로 주관적인 체험이며 중요 개념은 외부 자극과 내부 반응이다. 인간은 외부 자극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부 반응(감각적 상태), 즉 생리적이고, 인지적이고, 행동적이고, 또한 영적인 반응은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다. 감정관리는 감정의 인식과 이해를 통해 감정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절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하버드대 임상심리학 다니엘 골먼 박사는 감성지능(EQ, Emotional Intelligence)을 5가지로 나눈다. 자기감정 인식, 자기감정 통제, 자기동기 부여, 타인 감정 인식(감정이입), 대인관계 관리(사회적 기술) 등이다. 리더의 감정관리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통제하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것이 가능해야 팔로워와 감정이입(타인의 관계 관리)이 가능하고 대인관계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이처럼 리더는 자신의 감정관리가 관계와 선한 영향력의 전제 조건이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 다윗왕의 범죄 과정을 살펴보면 리더의 감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다윗은 골리앗을 무너뜨린 영웅적 지도자이며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이다. 그는 전쟁터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영토를 확장했다. 그런데 다윗은 암몬 족속과의 전쟁에 직접 출정하지 않고 요압과 군대를 내보냈다. 성경은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라(삼하 11:1)'라고 기록한다. 다윗의 감정 상태가 정확히 묘사되지 않다. 하지만 중년기의 위기를 겪거나, 계속되는 전쟁에 대한 피로, 두려움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그의 신체적, 감정적 변화가 일어난 것은 분명하다.
다윗이 저녁 때에 침상에서 일어나 왕궁 옥상을 거닐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삼하 11:2). 전쟁터에서 군대가 싸우는 시간에 다윗은 낮잠이 들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밤낮이 뒤바뀌었다. 낮잠을 잤으니 저녁에 잠이 올 리가 없고, 저녁에 옥상을 거닐다가 여인이 목욕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다윗은 욕정의 감정이 불타 올랐고 여인을 데려오게 해 동침한다.
다윗은 죄를 감추고자 급히 그녀의 남편 우리야를 전쟁터에서 불러들인다. 그러나 우리야는 부하들이 전쟁터에 있는데 어찌 혼자 집에 가겠느냐면서 왕궁 문에서 잠을 잔다. 다윗은 맹렬한 전투에 우리야를 선봉에 앞세워 죽게 하라는 편지를 보낸다. 위대한 왕 다윗은 치졸하고 사악하게 충신을 죽음터로 내몰았다. 이 모든 과정에 그의 영성과 이성이 작동했다면 어느 단계에서 멈추고 돌아섰을 것이다. 다윗은 자신의 변화에 따른 감정 상태를 인식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결과 자기 파괴의 길을 걸었다.
리더의 감정관리의 첫 번째는 자신의 감정 인식과 이해이다. 다윗은 리더로서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이해했어야 했다. 암몬과의 전쟁의 때가 찾아온 외부 환경은 통제할 수 없지만, 늘 전쟁에 나서던 자신이 왜 그대로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고 싶은지를 스스로 묻고 파악해야 했다. 그가 중년기가 되어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며 무기력해졌는지, 아니면 계속되는 전쟁에 의욕을 상실했는지, 아니면 전쟁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지 감정을 인식해야 건강한 이해에 기초한 내부 반응을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늘어날수록 신체적으로는 밤잠을 못 이루고 낮엔 비몽사몽으로 악순환이 일어난다.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비전으로 빛이 비추는 출구만을 향해 질주하는(다윗의 경우 욕망을 채우고 범죄를 숨기기 위한) 사고와 행동이 뒤따른다.
다윗이 아름다운 여인이 목욕하는 것을 보았다는 외부 자극에 의한 욕망은 막을 수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이후에 다윗은 의도적으로 알아보고 데려오게 하는 부정적 선택을 계속해 결국 범죄에 이르게 된다. 왕의 권력은 부하의 아내도 빼앗을 수 있다는 인지적 오류는 결국 충신의 아내를 빼앗고, 충신을 죽이도록 사주하는 악한 행동으로 걷잡을 수 없이 발전했다. 리더가 자기 감정 인식과 이해를 하지 못하면 감정의 부정적 영향을 조절하는데 실패하여 결국은 자기 자신을 파괴할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파멸로 이끈다.
자기 감정 인식은 자기 관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스스로 파악하는 자기 객관화 훈련이다. 그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인정하고 그 때에 어떻게 표현하고 행동하는지를 스스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한 감정을 이해할 때에야 비로소 파괴적이거나 부정적이 아니라 발전적이고 긍정적으로 감정 반응과 표현을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신뢰할 만한 멘토에게 객관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감정관리의 두 번째는 감정 조절과 통제이다. 다윗은 자신의 신체적 반응과 심리적 변화에 둔감하였고 성적 욕망을 어떻게 조절하고 통제하는지를 배우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깊게 심호흡 하기, 유혹이 왔을 때 '주의 돌리기 전략'(다른 생각하기, 생각 멈추기- stop 전략), 감정을 유발하는 외부 자극에 대한 새로운 관점·시각으로 보기(예수님이라면 어떻게 이해하셨을까?) 등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며 통제할 수 있다.
리더가 감정 조절을 배우고 자신만의 루틴과 습관을 만들 수 있어야 감정 조절이 수월해지고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골먼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에게 지능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율하고 돌봄의 범위를 확장하도록 가르침으로써 우리는 조직을 내부에서 외부로 변화시키고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교회와 교회의 리더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다.
홍인종 교수 / 장신대 목회상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