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청소년들의 희망 보금자리 '나사로청소년의집'

비행청소년들의 희망 보금자리 '나사로청소년의집'

[ 아름다운세상 ] 나사로청소년의집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1월 18일(금) 11:38

우리가 '꼴찌 인생'? 이제 '飛行' 시작한 청소년일 뿐

   

4월 30일 오후 9시 "처리했음"
5월 1일 0시 9분 "꼬마는 빨리 자기나 해야죠. 내일 데이튼데, 내일 헤롱대면 때찌할꺼야"
5월 1일 0시 9분 "내일 오빠 옆에서 자게 해줘~, 바보, 사랑해, 잘 자구, 내꿈꿔"
5월 1일 0시 32분 "아~ 하더라도 완벽하게 할 걸, 각자 증거 없애는 데에 신경 쏟는 쪽으로"

지난해 4월에 살인을 저지른 10대들이 범행 전후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주고 받은 내용이다. 방금 살인을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은 커녕 내일 있을 데이트에 관해 태연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10대들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최근 청소년들의 비행은 매년 그 수가 증가할 뿐 아니라 점점 잔인해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렇게 10대들의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들을 계도해 바른 길로 인도해주는 일은 사회적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본교단 산하에 지난 36년동안 비행청소년과 함께 살면서 이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인격을 변화시키고 있는 시설이 있어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본교단 한국장로교복지재단 산하 유일한 비행청소년보호시설 '나사로청소년의집'(원장:최영재)이 그곳.

나사로청소년의집은 아동복지법에 의거해 불량행위를 하거나 불량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아동(청소년)으로서 보호자가 없는 아이, 친권자나 후견인이 입소를 신청한 청소년이나 가정법원, 지방법원 또는 지방법원 소년부지원에서 보호ㆍ위탁하는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시설이다. 현재 만 10~18세 청소년 40여 명이 입소해 있다. 대부분 서울가정법원, 의정부/수원/인천/춘천/청주 지방법원으로부터 보내진 청소년들이다.

이곳 청소년들의 범죄 면면은 화려(?)하다. 이곳 청소년들의 비행유형을 보면, 폭행, 공갈, 절도, 성매매, 사기, 환각물질 사용, 강도 등 다양하다. 범죄 경력만 스무번이 넘는 아이도 있다.

험하게 살아온 아이들이라 가끔씩 말썽도 일어난다. 무단이탈을 하는가 하면, 선생님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기도 하고, 기물을 파손하거나 심지어는 자해를 하기도 한다. 처음 경기도 양주시 남면에 있는 지금의 위치로 시설을 옮길 때 지역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했던 이유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이곳을 찾았을 때 만난 아이들은 범죄 혹은 비행을 저지른 아이들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만큼 밝고 명랑했다. 눈밭을 헤치고 미용실습을 위해 강아지들을 찾으며 신나게 떠드는 아이들, 악기연주를 하며 CCM 합주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비행 혹은 범죄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여기가 집 같아요. 불편한 건 없구요. 목사님도 항상 우리에게 잘해주시려고 노력하시니까요."

"야! 샤워기가 적은 건 불편하잖아. 기자님이 힘 좀 써주세요. 후원 많이 들어오게 해주세요. 하하하"

나사로청소년의집 원생들의 밴드인 J.X.P의 연습시간에 대화를 시도하자 아이들은 여느 중고생들과 다름 없이 밝고 해맑았다. 제법 자기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이곳에서 애견미용을 배우고 있는데 위탁기간이 끝나면 나가서 취업을 하든지 대학을 가든지 해야죠. 이제 사고 그만치고 제대로 살아야죠."

연재(가명)가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자 함께 있던 친구들도 공감하는지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나사로청소년의집에서는 아이들이 직업훈련의 일환으로 애견미용을 배우고 있다. 이외에도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특기적성(악기, 공예), 동아리활동, 독서나 미술, 원예치료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곳의 아이들은 제법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양이다. 지난해 제2회 고입 검정고시에서는 합격률이 81.25%에 이를 정도였다. 이른바 '꼴찌들의 반란'이었다.

이외에도 수치화할 수 없는 많은 영역에서 아이들은 변화하고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선생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신앙을 가지게 되면서 인격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아이들을 위탁하는 5개 법원의 판사들도 아이들의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현재 40명에서 20명만 더 증원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이곳 청소년들의 비행과 범죄는 아이들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이 아이들은 불우한 환경을 대물림 받고 제대로 된 양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비록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을 행동을 하고 이 곳에 온 아이들이지만 부모로부터 비롯된 아픔이 곪고 곪아서 밖으로 터져버린 아이들입니다. 정에 굶주렸기 때문에 작은 손길에도 크게 변화될 수 있어요."

원장 최영재목사의 설명대로 이곳에 수용되어 있는 아이들 중 양쪽 친부모가 있는 경우는 16.1%뿐이고, 이혼가정이 83%에 달한다. 이곳의 아이들은 대체로 집안 사정도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

"36년간 이 사역을 해보니까 좋은 시설과 좋은 프로그램만 갖추면 10명 중 5명은 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상처입은 피해자이지 가해자라고 보아서는 안되요. 그리고 아이들이 성인 범죄자가 되기 전에 계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애정신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해야 해요. '작은 이들의 벗'이 되기로 결심한 총회, 그리고 산하 교회에서도 이 아이들을 위해 기도의 영적 미사일을 날려주셔야 해요. 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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