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쁨 배우며 차세대 리더로 성장

나눔의 기쁨 배우며 차세대 리더로 성장

[ 아름다운세상 ] 기아대책 '한톨청소년봉사단'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3월 05일(수) 14:40
   
▲ 지난 2월 20일 모임을 가진 한톨청소년봉사단 청소년들.

"필리핀의 톤도 쓰레기 마을에 다녀왔어요.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지 않으면 숨도 쉬기 힘들만큼 먼지도 많고 냄새도 심해요. 아이들 머리에 이가 많아서 머리도 감겨주고, 지저분한 교회의 벽을 사포로 닦아내고 깨끗하게 페인트칠도 했어요. 아이들과 레크레이션도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도 가졌죠. 해외봉사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봉사하러 갔는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왔네요."
 
지난달 2월 20일 토요일 오후. 90여 명의 중고등학생들이 한양대학교 IT/DT관에 모여 지난달에 다녀온 해외봉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었다. 또래 친구들은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거나 혹은 놀고 있을 시간에 모여 나눔과 봉사를 이야기하고 배우는 이 아이들은 기아대책의 한톨청소년봉사단(단장:김영걸)의 단원들이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아이들 120명으로 구성된 한톨청소년봉사단은 지난해 8월 소외된 이웃을 살피고 사회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건강한 시민의식을 가진 청소년 글로벌 리더 육성을 목표로 창립됐다.
 
한달에 두번 모임을 갖는 한톨청소년봉사단은 매월 둘째주는 봉사활동, 넷째주는 비전 특강과 멘토 선생님과의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 이화여대의 봉사동아리 ?도 매번 모임에 함께해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있다.
 
한톨청소년봉사단은 기아대책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청소년 나눔 행사인 한톨나눔축제에서 파생된, 말하자면 청소년 봉사자 집중 양육코스라 할 수 있다.
 

   
▲ 필리핀에서 건축 봉사를 하고 있는 학생들.

단장 김영걸 교수는 "기아대책이 지난 20여 년간 전국적으로 4~5만명이 모이는 한톨나눔축제를 진행해오며 청소년 나눔문화 정착에 많은 효과를 거둬왔지만 3시간의 행사로는 근본적인 의식이 변화되지 않는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며 "그렇다면 아이들을 선발해서 정예훈련을 시켜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한톨청소년봉사단"이라고 봉사단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 봉사단원 청소년들은 어떤 마음으로 단원이 되었고, 또 이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이날 모임에 참여한 곽수빈 양(신성중ㆍ15)은 "한톨나눔축제에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계속 참가했고 봉사활동도 계속 해 왔다"며 "처음에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 문제에 더 깊이 들어가보니 기아 문제가 나와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수빈 양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같이 지내게 되는 분들과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 의료봉사를 하고 싶고, 언젠가는 유엔기구에 들어가서 봉사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예진 양(봉화중ㆍ17)의 경우는 언니의 소개로 한톨나눔축제에 참여하면서 청소년봉사단까지 동참한 경우다. 예진 양은 "해외의 어려운 아이들의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는데 지난달 태국 치앙마이에 가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단기적 봉사 보다는 오래 꾸준히 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앞으로 직업을 통해 전문적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예진 양(토평고ㆍ18)은 "원래 기아 문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한국에서는 기아 문제가 피부에 와닿지 않아서 도서관 및 시설 청소 등을 하며 봉사 시간을 억지로 채우며 회의를 느끼고 있었는데 엄마가 한톨봉사단에 대해 알고 추천해주셨다"며 "해외의 굶주리는 아이들이 사는 곳을 직접 방문해보니 열악한 환경에 사는 아이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실내건축디자인을 배워 아이들에게 실질적 도움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필리핀 톤도 쓰레기장 인근의 숯굽는 마을 아이들과 함께 한 한톨청소년봉사단원들.

한톨봉사단은 청소년들의 나눔의식을 키우기 위해 매달 진행하는 강의에서 수준급 강사를 초빙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미선, 박경림 씨 등 유명 연예인은 물론, 이상묵 서울대 교수,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뽀로로로 대표되는 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 등 사회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최상급 강사가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다.
 
기자가 찾은 지난달 20일에는 폐지를 수집해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총 16개의 우물을 개발한 명예나눔대사 노국자 권사가 청소년을 위한 나눔 강의를 했다.
 
사회적으로 보면 평범한 할머니이지만 엄청난 열정으로 해외봉사활동을 펼치는 노국자 권사의 강의가 끝나자 학생들은 앞다투어 함께 사진찍기를 청한다. 나눔과 봉사의 가치를 알아가는 학생들에게 노 권사는 어떤 유명한 명사보다도 닮고 싶은 롤모델이었다.
 
한톨청소년봉사단은 이번 6월로 1기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2기 모집을 할 예정이다. 봉사단원의 지원자격은 △평소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청소년 △국내외 아동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청소년 △기아대책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 등 세가지 항목 중 한 가지 이상 해당하는 청소년이다.
 
'나' 한 사람의 나눔으로 '우리'가 더욱 행복해지고, 결국은 '나' 또한 '더' 행복해진다는 진리를 몸으로 깨닫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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