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독립단 통고문'을 기다리며

신 '독립단 통고문'을 기다리며

[ 독자투고 ]

한국기독공보
2019년 03월 12일(화) 11:50
지난 2월 24일 3.1 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총회 공동예배에 참여하기 위해 총회에서 준비한 예배 지침서를 살펴보다 공동 설교문에서 독립단 통고문의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존경하고 고귀한 독립단 여러분이여, 어떤 일이든지 일본인을 모욕하지 말고, 돌을 던지지 말며, 주먹으로 때리지 말라. 이는 야만인이 하는 바니, 독립의 주의를 손상할 뿐이니 행여 각각 주의할지며, 신자는 매일 세 차례 기도하되 일요일은 금식하며 매일 성경을 읽되 월요일은 이사야 10장, 화요일은 예레미야 12장, 수요일은 신명기 28장, 목요일은 야고보서 5장, 금요일은 이사야 59장, 토요일은 로마서 8장을 돌아가며 다 읽을 것이라."

독립단 통고문을 읽어 내려가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래 바로 이거야! 바로 이것이 기독교의 저력이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침이라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혀졌다.

100년전 우리의 선배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복음의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고난 속에서 절망하지 않고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폭력으로 맞서는 것이 당연한 상황 앞에서 복음적인 행동지침을 제시한 참된 지도자였다. 침몰해 가는 이 땅의 교회를 바라보며 행동지침을 내놓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 것이다' 일침을 가하는 선배들의 영성은 우리보다 100년이나 앞서있다.

2월 24일 총회 산하 전국교회가 한날한시에 공동 예배순서로 드리는 하나된 예배를 하나님이 기뻐 받으실 것이라는 행복한 상상 속에 힘껏 목소리 높여 예배를 인도했다. 지역은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예배를 드린다고 생각하니 작은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 외롭지 않았고 하나의 설교를 전국교회 성도들이 듣는다고 생각하니 총회가 준비해 준 설교문을 다듬어 자신있게 선포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이 땅이 당면한 위기 앞에 우리가 하나되어 실천할 행동지침이 빠졌다. 100년전 불의와 싸워 이길 수 있었던 '독립단 통고문' 같은 복음적 행동지침이 지금 우리에게는 없다. 총회 산하 전국교회가 하나된 예배는 드렸으나 후속조치로 이 민족을 살릴 하나된 외침, 절실히 필요한 행동지침이 아쉽게 우리에게 없다.

종교개혁500주년이라는 기회도 있었다. 참 많은 기념행사가 있었고 개혁정신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정작 기다리고 필요로 하는 행동지침 95개 조항은 나오지 않았다. 긴급히 수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데는 동의하는데 어떻게 수술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내놓지 못했다.

간곡히 총회에 요청한다. 우리가 대단한 것을 하자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다. 100년전 선배들이 내놓은 '독립단 통고문'처럼 실천 가능한, 복음의 정신이 들어있는 행동지침을 하달하여 총회산하 전국교회가 하나되어 실천함으로써 거룩과 경건을 회복하고 위기를 타개하는 복음의 리더십을 발휘해보자는 것이다.



박태영 목사 / 대전 샘솟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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