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독교인 박해 수준, 점점 심해져

전세계 기독교인 박해 수준, 점점 심해져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기독교 박해 조사 '월드 와치 리스트' 공개
75개국 2억4500여 명 높은 수준의 박해 받고 있어
공격받는 교회의 숫자 1년간 5배 정도 증가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0년 01월 16일(목) 07:46
4차 산업혁명이라는 고도 문명의 시대인 2020년에도 기독교인들은 75개 국가에서 2억 4500만 명 가량이 높은 수준의 박해를 받고 있으며, 151개 국 8억 명이 일정 수준의 박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15일 전세계 기독교인들의 박해를 조사하는 '월드 와치 리스트(World Watch List, 이하 WWL)' 연간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기독교인들이 가족, 직장 동료, 지역 사회, 경찰, 법률 시스템 및 사회구조로부터 높은 수준의 박해를 경험하는 국가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WWL의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 박해지수 1위 국가는 올해도 북한으로 토탈 박해지수 94를 기록했으며, 2위가 아프가니스탄(93점), 3위가 소말리아(92점)를 비롯해 리비아, 파키스탄, 에리트레아, 수단, 예멘, 이란, 인도, 시리아, 나이지리아 등이 박해국가 순위 상위를 차지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기독교 박해는 세계적인 현상이며 75개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는 국가는 151개 국가에 달한다"며 "기독교 박해의 원인은 극단주의 이슬람의 팽창, 토속 종교를 민족과 결합시키는 종교 민족주의, 전 세계에 만연한 기독교에 대한 혐오 등으로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박해지수 조사 보고서에서는 리비아의 권력 공백 이후, 돈, 무기, 마약, 조직 범죄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세력이 사하라 이남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단체들의 수만 적어도 27개 이상이라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남부 및 동남아시아에 이슬람 과격주의 확산을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IS와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테러단체가 부활절에 스리랑카에서 교회들을 공격하여 250명 이상이 사망하고 5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필리핀 남부 졸로 섬에서도 교회에 대한 테러로 20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부상을 당했다.

중남미 기독교인들도 조직범죄의 확산으로 박해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남미 국가들은 부패 스캔들로 정부의 힘이 약해지면서 조직적 범죄 집단과 민병대가 활기를 띠고 교회와 기독교지도자들을 더욱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디지털 기술이 박해와 감시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WWL은 "중국은 사회신용시스템(SCS:Social Credit System)을 시험운용 중이고, 2018년 9월 종교에 관한 온라인 정보들을 억제하는 새로운 지침을 내리는 등 교회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정국 불안으로 기독교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도 포착됐다. WWL은 "거의 9년간의 시리아 내전과 수년 간의 이라크 분쟁은 기독교 공동체를 계속 황폐화시키고 있다"며 "2003년 이전에 150만 명에 달했던 이라크 크리스찬 인구는 현재 20만 2000여 명으로 87%나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지난해 신앙과 관련된 이유로 살해된 기독교인의 수는 2983명이며, 교회와 기독교인들과 관련된 건물을 공격한 건수가 9488건, 재판 없이 기독교인을 구금·체포·수감한 건이 3711건, 크리스찬 유괴 1052건, 크리스찬 강간 및 성희롱 8537건, 크리스찬 학대 14645건이 파악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 중에서 교회가 공격받은 건수는 지난해 1847건에서 9488건으로 1년간 5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 수치를 내놓으면서 WWL은 아시아에서 순교한 기독교인 수는 상당 부분 누락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성적 학대의 숫자도 이번에 공개된 수치는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2007년 높은 수준의 박해를 경험하는 기독교인들은 1억 명에 불과했지만, 10여 년이 지난 2019년에는 2억 4500만 명을 넘고 있다"며 "기독교 박해의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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