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동결, 월세 인하, 이익 환원 실천

전세값 동결, 월세 인하, 이익 환원 실천

[ 2월특집 ] 4.성경적 토지사용의 사례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0년 02월 24일(월) 15:09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임대료 인하를 결정한 전주시 건물주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그중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에서 건물주들이 일시적인 임대료 인하에 나서 바이러스로 얼어붙은 국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전주시에서는 지난 12일 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이 3개월 이상 임대료 10% 이상 인하를 결정하는 상생 선언을 한 데 이어 14일 64명의 건물주가 121개 점포 임대료를 10~20% 내리기로 한 것.

전주시 건물주들의 고통을 함께 나눈 소식을 들은 강원도 원주시 단계동의 한 건물 소유주는 3달부터 8월까지 6개월간 임대료 10%를 인하하기로 해 어려움 속에서도 이러한 따스한 배려의 손길이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전주시 일부 건물주들의 예는 가진 자들이 조금 덜 가진 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줄이며 희생, 배려한 경우다. 성경적 토지정의는 노동력을 들이지 않고 소득을 얻는 불로소득과 양극화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한 보다 엄격한 윤리적, 제도적 장치를 말하고 있지만 자신의 이익 극대화만 쫓는 이들이 많은 냉혹한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이러한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는 현대판 성경적 토지 사용의 예라고 하겠다.

#한국교회 내 토지 정의 운동 명맥 이어져



성경적 토지 사용을 위해 노력해 온 우리나라의 일부 교회와 교인들은 그동안 성경적 토지 사용이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해법이며, 희년 정신의 실현을 통한 경제적 양극화 해소에 가장 중요한 핵심 과제라고 이야기해왔다.

이러한 운동의 일환으로 '주거권기독연대'는 지난 2013년부터 착한 임대인 사례를 발굴하는 한편 교회와 기독교인을 상대로 세입자 서민을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집주인은 전월세를 3년에 10%를 초과해 인상하지 않고, 전세를 월세로 변경할 때에는 전세보증금의 월세 전환이율을 연 5% 이내로 하자는 운동이다.

'예수님이 지금 이 시대에 살았다면 과연 월세를 얼마나 받았을까?'라는 문제의식으로 출범한 이 운동은 2015까지 모두 56개 교회에서 2514명이 동참했으나 아쉽게도 최근에는 운동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한국교회는 지난 2007년에는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생명평화연대를 중심으로 한 327명의 기독교인들이 부동산 투기에 참여하지 않고 '시장 친화적 토지공개념' 개헌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327명의 기독교인들은 성명을 통해 집을 많이 가진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소유한 집을 팔아서 사회에 환원하고 집값 올리기에 동참하지 않으며, 전·월세금을 감면하고, 재산 증식을 위한 집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일부 교회들, 토지 및 건물 사회 환원 사례 남겨



일부 교회가 부속건물 건립이나 재건축을 위해 매입한 곳의 땅값이 오르면 이를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며 기뻐하는 것과는 달리 교회가 구입한 건물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거나 토지매매 수익을 환원하는 교회들도 있었다.

주안교회의 경우 2013년 주안복지재단을 설립, 교회 옆에 위치한 건물을 매입해 1층과 지하 1층, 현재 시세로 55억에 달하는 재산을 주안복지재단으로 넘겨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담임 주승중 목사는 향후 그 건물 전체를 사회에 환원해 매주 1000명이 재단을 통해 혜택을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안복지재단의 1년 예산은 정부 및 지자체 지원과 교회 예산을 합쳐 100억여 원, 직원도 300명에 육박해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용인에 위치한 향상교회도 지난 2005년 교회당을 이전하면서 발생한 토지매매 수익 전액을 사회에 환원해 사회의 큰 박수를 받았다. 당시 향상교회는 교인들이 1년 반 동안 토론을 벌인 끝에 교회 부채를 제외한 부동산 매매 이익금 40억 가량을 북한동포 돕기 등 타 교회 개척 지원 등에 쓰기로 한 바 있다.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시무)도 2011년 7월 650억 원 가량을 들여 매입했던 교육관 건물을 10년 뒤에 되팔아 수익금을 한국교회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분당우리교회는 지난 23일 1만 성도 파송 운동'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교육관인 드림센터 매각대금 기증을 이벤트가 아닌 무브먼트가 될 수 있도록 목회자 청년, 예수 믿는 청년, 예수 안 믿는 청년, 장애인 청년들을 돕는 일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 가야할 길 멀어



토지정의 운동가들은 토지 및 건물 소유의 유무가 빈부를 결정하는 요즘 사회에서 교회와 성도들이 부동산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미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지금 교회가 펀드를 조성해 전세자금이 필요한 청년 부부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해 일시적인 기간 동안 전세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방법을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이외에도 여러 교회가 하고 있는 지방 청년들을 위한 학사관 운영에 더 많은 교회가 관심을 갖고 그 숫자를 늘리며, 한 교회가 할 수 없을 경우 여러 교회가 연합해 하나의 학사관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충고한다. 이외에도 기독교인 다주택 보유자의 전·월세 동결운동 동참과 무주택 서민 연결해주기 등에도 교회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조언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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