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주일성수

코로나와 주일성수

[ 독자투고 ]

강흔성 목사
2020년 03월 10일(화) 10:04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나라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중국 우한폐렴으로 시작한 바이러스는 코로나19라는 새 이름으로 변장하여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는 철저하게 인재(人災)다. 바이러스의 근원지가 중국 우한시에 있는 가축시장인지 아니면 실험실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언론을 통제하고 전문가의 입을 강제로 막은 중국 당국이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사회주의라는 부실한 통치체제를 가지고 세계 G2의 명예를 누리기가 얼마나 모순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만 탓할 수 없다. 우리나라 바이러스 사태는 정부의 무능과 독선이 불씨가 되었고 신천지집단이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나온 후로 10일 만에 3000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오고 하루가 지나면서 단위가 바뀌고 있다. 사망자도 속수무책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기술과 시스템이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바이러스 하나로 후진국에서나 나올법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처음도 아니고 메르스나 사스, 신종플루 같은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충분한 내공이 준비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바이러스가 신천지집단으로 인해 확산이 되다 보니 정부는 종교단체를 압박하고 있다. 급기야 불교와 천주교는 사찰과 성당을 자진폐쇄하고 모든 집회를 중지하였으나 개신교회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없는 시스템이라서 혼란이 오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대형교회는 여론의 압박에 못 이겨 사회적 책임을 명분으로 예배당을 폐쇄하고 동영상으로 예배를 대신하고 있다. 자기교회 교인이 누구인지 확인이 안 되는 대형교회에 확진자가 생겨서 보건당국으로부터 강제폐쇄 당하는 것보다 지역사회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폐쇄하는 것으로 보여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교회의 딜레마가 시작이 된다.

모교단의 중진 목사는 5만5000 한국교회 중에 문제가 있는 교회는 3곳 뿐 인데 모든 교회가 문을 닫으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발을 하고 있다. 교회가 정부의 의도대로 교회문을 스스로 닫는다면 앞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공권력을 동원하여 교회문을 닫게 하여 중국교회나 북한교회처럼 문을 닫게 된다며 탄식하고 있다.

모 보수교단 교수회는 공식문서를 통해 신학적 입장을 발표했다. 신앙생활에서 공예배의 중요성을 말하고, 임의로 예배를 소홀히 여기거나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예배가 지극히 중요하지만 동시에 공예배를 절대화시켜서도 안된다고 했다. 중세시대에 페스트 전염병이 창궐할 때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고 예배당으로 몰려들었지만 오히려 전염병을 더욱 확산시킨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종교개혁자들도 주일성수에 대해서 엄격했지만 전염병이 돌았을 때는 하나님사랑, 이웃사랑이라는 규범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피신하는 것은 지혜로운 것이고 하나님께서 허용한 방법이라고 했다는 말이다.

우리교단 총회는 교회대응지침을 내리고 온라인예배와 가정예배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주일예배에 대하여 교회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고 있다. 천주교처럼 히에라르키 교의와 제도 하에서는 일사불란하게 통제가 가능하겠지만 개신교회는 개교회주의이기 때문에 교회의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 통일성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같은 신학을 공유하고 있는 교단 안에서도 목소리가 다른 것도 어쩔 수가 없다.

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도 이미 주장하는 바가 나누어지고 있다. 교회는 어떤 상황에서도 공예배를 수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회적 책임을 들어 융통성 있게 하자는 주장이다. 이것은 마치 1980년대 사회구원이 먼저냐 개인구원이 먼저냐 피터지게 논쟁했던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논쟁을 통해서 진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사상과 이념이 섞이면서 골이 깊어지는 상처를 입는다는 것도 역사적 교훈이기도 하다. 현재 교회가 공예배를 수호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로 또다시 논쟁하고 정죄를 한다면 교회는 또다시 분열되는 상처를 입게 된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모든 목회자와 성도는 이번 계기로 공예배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각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기근, 질병, 전쟁, 자연재해 등은 종말론적 관점에서도 소홀히 여길 수 없으므로 성도가 마지막 때에 온전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예배를 더욱 사모하는 성도가 되는 기회로 삼자. 둘째, 지교회가 어떻게 결정하든지 공적 의결절차(당회)를 통해서 공예배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헌법 정치 68조 3항). 혹시 교회의 결정에 반대하는 성도가 있으면 목양적 관점에서 설득하고 이해하고 보살펴주어야 한다. 셋째, 한시적으로 동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든지 아니면 끝까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든지 타교회(교단)의 판단을 비판해서는 안된다. 과거에 지성전에서 동영상으로 예배드리는 것이 신학적으로 옳은가에 대해서 논쟁이 있었는데 이번 상황은 차원이 다른 경우이다. 넷째, 그리스도인으로서 국가와 사회의 안전을 위해 더욱 기도해야 한다. 교회와 성도가 사회적 일원으로서 국가정책에 협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교회의 사회적 이미지를 긍정으로 만들어가는 일이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조속히 진정되고 말씀으로 교회와 성도가 새롭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강흔성 목사/수원상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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