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국가 아르메니아, 이슬람국가들과 교전중

정교회 국가 아르메니아, 이슬람국가들과 교전중

아르메니아사도교회 국제사회 관심 요청
"많은 젊은이들 평화 지키기 위해 피흘려"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0년 10월 22일(목) 17:08
아제르바이잔 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잔체소츠 성당. 터키 등 이슬람 국가들의 지원 속에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분쟁지역인 아르차흐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아르차르 하루투냔 대통령이 트위터에 공개한 이미지.
아르메니아사도교회는 지난 11일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열어 전쟁에 나선 젊은이들의 희생을 애도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여러 이슬람 국가들과 인접해 있는 아르메니아(붉게 표시된 곳).
지난달 27일 시작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교전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비롯한 각국 교회들이 기도와 관심을 요청하고 있다.

구소련 붕괴로 1991년 독립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1992년에도 영토 문제로 전쟁을 벌였다. 시발점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행정구역상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독립된 주권을 요구하는 아르메니아인 거주 지역으로, 2017년부턴 '아르차흐'로 불리고 있다.

첫 교전 직후 국제 사회에 외교적 지원을 호소한 WCC는 지난 8일 아제르바이잔의 공습으로 잔체소츠(Ghazanchetsots) 성당이 큰 피해를 입자 다시 양국의 휴전협정 준수를 요청하며, 민간인 피해로 확산되는 교전 양상에 우려를 표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아제르바이잔이 아르차흐의 종교, 문화 유산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아르차흐의 하루투냔 대통령도 "신과 인류의 뜻을 거스르는 파괴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르차흐에선 1000명에 가까운 군인과 민간인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장로교회(PCUSA)는 "아제르바이잔이 터키와 시리아의 지원을 통해 아르메니아를 공격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공습에 이용된 전투기는 미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개발된 것"이라며, 강대국들이 이번 사태에 적극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중동과 유럽 국가들 역시 정치 문제와 감염병 사태를 이유로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며, 각국 교회가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도록 요청했다.

301년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면서 역사상 첫 기독교 국가가 된 아르메니아는 수세기 동안 주변국들의 압제에 시달렸지만, 여전히 99%의 기독교인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중심 교단인 아르메니아사도교회는 정교회의 두 분파 중 하나인 오리엔탈 정교회 소속으로, 사도 다대오와 바돌로메가 아르메니아에서 순교한 것을 기념해 '사도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국민들의 단결을 이끌고 있는 아르메니아사도교회 카레킨 2세 총대주교는 "아르차흐가 아르메니아 인의 기도와 피로 지켜지고 있음을 세계가 알아야 한다"며, 각국의 관심을 요청했다. 11일 열린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서 카레킨 2세는 국가를 위해 전쟁에 나선 젊은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믿음은 우리의 영토에서 서로를 지키며 희망과 사랑을 갖도록 한다"고 격려했다. 또한 "우리는 '진실과 정의에 부합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다시 겪게 된 이 참혹한 전쟁에서 우리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WCC는 지난 2015년 오스만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100주년을 추모하며 사도교회 본부가 있는 에치미아진에서 실행위원회를 가졌다.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배현주 박사(총회한국교회연구원 부원장)는 "오스만 제국의 지배, 러시아의 식민통치, 주변 이슬람 국가들과의 갈등을 이겨내고 최초 기독교 국가의 저력을 보여주듯 전체 인구가 기독교 신앙을 지켜 온 곳이 아르메니아"라며, "무력이 아닌 외교적 방법으로 이번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세계교회가 함께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르메니아 공화국의 인구는 300만 명 정도이며, 오랜 분쟁과 핍박으로 두 배 이상의 디아스포라가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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