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모두의 것" 교회에 필요한 이미지 공유

"디자인은 모두의 것" 교회에 필요한 이미지 공유

[ 아름다운세상 ] 디자인으로 한국교회를 돕는 '윤선디자인'의 정윤선 대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0년 11월 09일(월) 08:01
윤선디자인 디자이너들과 함께 한 정윤선 대표(왼쪽에서 5번째).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지난 8월 '광복절 집회' 여파로 코로나19 감염이 재확산 되면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중심으로 SNS에 "교회가 미안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는 챌린지가 빠르게 확산됐다. 그 중심에 윤선디자인 대표 정윤선 집사가 있었다. 그는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캘리그라피와 배너, 포스터 등을 홈페이지에 공유하고 무료나눔을 시작했다. 뜻을 같이하는 몇몇 교회는 '교회가 미안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했고, 성도들은 개인 SNS에 이미지를 게재하고 해시태그를 달면서 동참했다.

정윤선 집사는 올 2월부터 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하고 교회에서도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자 교회 내 바이러스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한 지침 포스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교회 에티켓'을 시작으로 '신천지 출입 금지' '가정 예배 순서지 양식' '교회 출입 에티켓' 포스터 등 교회가 필요로 하는 이미지를 발빠르게 제작해 무료로 나눴다.

"목사님들께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계속 여쭤봤고, 저도 한번 시작해보니 아이디어가 계속 떠올라서 이미지를 제작해 공유했어요. 디자인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니까요."

윤 집사는 "'디자인으로 한국교회를 돕는, 디자인으로 힘써 예배하는,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디자이너들이 함께 하는 기업"이라고 윤선디자인을 소개했다. 그래서인지 윤선디자인은 '나눔'에 인색하지 않다. 1월이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개척교회 목회자 자녀들에게 가방을 보내주고, 작은교회 목회자 부인을 초청해 화장품과 옷, 신발과 악세사리를 선물하는 '사모님 함께 꽃길만 걸어요'를 개최한다. 이 밖에도 작은교회 교회학교에 간식보내주기, 파트 전도사 도서구입비 지원, 작은교회 간판달아 드리기, 작은교회 개척교회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 명함제작, 겨울 난방비 지원, 장마철 제습기 지원, 달력보내기, 현수막 달아주기 등 손으로 꼽기도 힘들 정도로 '작은교회' 섬김에 열심이다. 특히 올해는 개인 적금을 깨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작은 교회를 위한 월세비 지원과 개척교회 비대면심방을 위한 비타민 음료와 마스크 지원도 추가했다.

"디자인 회사라고 해서 디자인으로만 섬기는 것은 하나님의 가능성을 제한시키는 것 아닌가요?"라는 정 집사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재정이 흘러갈 수 있도록 허락하시는 것은 주님"이라면서 "우리의 작은 날개짓이 '큰 바람'이 되어 더 많은 어려운 교회를 도울 수 있다면 계속 날개짓을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윤선디자인의 '나눔'에 감동을 받고 반찬가게인 '만나애찬'이 반찬을 제공해 '개척교회 가정에 따뜻한 식사를 선물합니다'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신학을 전공한 정 실장은 "마음에 항상 작은교회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결혼 후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남편의 갑작스러운 뇌종양으로 말그대로 '생존'을 위해 디자인을 시작했고, 교회 디자인을 하면서 잊고 있었던 작은교회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처음에는 교회에 필요한 이미지를 무료로 나누는 것부터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개척교회를 돕기 시작했던 계기가 있었다.

"우연히 상가의 작은 개척교회를 방문하게 됐는데 젊은 사모님이 어린 아이를 공동화장실에서 씻기는 거에요. 공동화장실에서 물을 데워서 왔다갔다 …. 주무시는 곳도 교회 한켠에 커텐을 치고 아이와 자는데 우풍이 얼마나 쎈지…" 그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디자이너가 이미지를 나누는 것은 것은 사실 아주 쉬운 일이에요. 이미지 한장으로 10개 교회와 나눌 수 있잖아요. 너무 부끄러웠어요. 주님 제가 작은교회를 열심히 섬기겠다고 기도했습니다."

얼마전 윤 집사는 진주귀걸이 10세트를 장만했다. 진주귀걸이는 '사모님 함께 꽃길만 걸어요' 이벤트에서 개척교회 목회자 부인들에게 전달될 선물이다. 직원들은 "사장님~"이라고 눈을 흘기면서도 입가는 미소로 한가득이다. 그는 그날 이렇게 물을 것이다. "개척교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뭐가 있어요? 제발 제가 도울 것을 말씀해주세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정윤선 실장. 그리고 윤선디자인. 그들의 '아름다운' 섬김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다시 설레게 한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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