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출신 담임목사, 다시 선교사로 파송

선교사 출신 담임목사, 다시 선교사로 파송

서울강북노회 도성교회 사임한 김동렬 목사
"아름다운 목회자 교체 보여주고 싶어"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0년 12월 04일(금) 07:11
서울강북노회 도성교회는 지난 11월 22일 13년 간 교회를 섬기다 은퇴를 앞두고 사임한 김동렬 목사를 대만 선교지로 파송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교회들의 해외 선교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지역 교회가 선교사 출신 담임목사를 선교지에 재파송해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1월 22일 서울강북노회 도성교회(김혜수 목사 시무)에선 8월 사임한 김동렬 목사의 선교사 파송식이 열렸다. 13년 간 도성교회를 섬기다 은퇴를 앞두고 사임한 김 목사는 지난 4일에 이전 선교지였던 대만으로 출국했다.

도성교회가 김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한 것은 지난 2007년. 김 목사가 총회 파송 대만 선교사로 사역한지 만 15년이 되던 해다. 당시 도성교회는 두 번이나 목회자가 중도에 교회를 떠나는 일이 발생하면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당회는 교회를 거쳐 간 교역자들 중 후임을 찾았고, 1990~1991년 전도사로 사역하다 선교지로 떠난 김 목사를 청빙하기로 의견이 모아지자, 현지로 청빙위원을 파송했다.

교회의 결정을 전하기 위해 두 번이나 대만을 방문했던 이병정 장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첫 방문 땐 목사님이 거절했지만 다시 찾아갔을 땐 '기도해 보겠다'는 답을 얻을 수 있었고, 우리는 '도성교회에 당신이 필요하니 하나님이 우리를 보내신 것 아니겠냐'며 강하게 매달렸다"고 회고했다.

'하나님이 당신을 선교지로 부르신다'는 요청에 순종하는 일도 어렵지만, '선교지에 모든 것을 바친 선교사를 하나님이 한국으로 부르신다'는 요청에 답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그 때 김 목사는 대만에서 두 교회를 섬기고 있었다. 서로 100km 떨어져 있는 신죽교회와 기륭한국교회를 오가며 한인목회를 했고, 현지 대학생, 장애인, 재소자, 청소년 사역도 확장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주님이 말씀하시면 간다'는 신념에 따랐고, 다시 도성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한 것이 2007년 11월 22일이었다.

대만에서 못 이룬 선교의 꿈이 도성교회에서 펼쳐졌다. 먼저 일대일양육과 QT나눔으로 신앙의 토양을 다지고, 4년 전부터는 40일 간 진행되는 말씀양육 프로그램을 통해 영적 성장에 힘썼다. 사역의 중심에는 항상 선교가 있었다. 김 목사는 교인들이 '선교하는 교회'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갖도록 항상 새로운 선교적 도전을 시도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한 '해외에 한 교회 건축, 한 우물 파기' 캠페인은 베트남과 필리핀 등에 세 교회를 세우고, 우물 일곱 곳을 헌정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그밖에도 선교지에 도서 보내기, 국내에 있는 선교사 부모 섬김, 해외 아동 결연, 해외 단기 선교, 국내 자립대상 교회 여름성경학교 지원 및 봉사, 지역 노인대학, 반찬 나눔, 골목 청소, 생활환경 개선, 연탄 나눔 등 소위 '선교의 블루 오션'을 개척해 나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연말 당회에서 김 목사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았다. 도성교회가 은퇴를 앞둔 담임목사를 선교지에 파송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아름다운 사역자 교체를 통해 중도에 목회자가 바뀌는 것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해소하고 싶었고, 목회자를 떠나보내며 '하나님의 종을 하나님이 움직이신다'는 선교 주권을 인정하는 기회도 갖길 원했다. 또한 '선교지에서 선교사로 은퇴하고 싶다'는 개인적 희망도 전했다.

결국 교회는 목회자를 선교지에 재파송하게 됐고, 김 목사는 대만에서 멤버케어, 청년, 현지인 양육 등 순회선교사의 꿈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13년 전 부임했던 날과 이번에 파송식을 가진 날이 같다"며, "우리가 하나님의 계획을 인정하고 순종하는 것이 선교적 삶이고, 세상에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인사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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