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그리고 리뉴얼

멈춤 그리고 리뉴얼

[ 기자수첩 ]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20년 12월 21일(월) 09:54
코로나19가 관통한 올 한해, 국민들의 소비행태는 물론 교육, 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교회적으로는 상상조차 못했던 '비대면 예배'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행사와 사업들은 축소·취소·연기를 반복하면서 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와 타격을 혹독히 겪고 있는 중이다.

초기엔 일상으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이젠 국민 모두가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이전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 듯도 하다.

고용노동부 조사결과에 의하면 코로나로 인해 올해 전국 5인 이상 기업 2곳 중 1곳은 재택근무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의 10곳 중 7곳은 코로나19로 인해 처음 실시했다고 응답했고,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절반이 넘는 걸 보면 코로나19는 기업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세계 각 나라에 흩어져 있는 바이어나 주재원들과 회의하기 위해 기업에서나 도입하던 화상회의는 이제 가정에까지 파고들었다. 학생들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한 온라인 원격교육이 진행중이고, 각종 세미나는 물론 공연까지도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다.

이런 시대에 온라인을 활용한 목회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것이 요즘을 살아내는 목회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해오던 방식이 벽에 부딪혔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황이 기존 사역 방식을 막았다면 새로운 길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하는 세상에 발 맞춰 교회내 사역의 방식과 구조도 리뉴얼이 필요하다.

감염병 사태는 느린 걸음이던 교계의 디지털화도 앞당겼다. 교계에서는 처음으로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사용 저조로 여러 차례 활용을 권고했던 총회도 올해만큼은 활발하게 화상회의가 열렸다. 교회 성도들 간에도 온라인으로 만나는 일이 늘었다. 유튜브로 성경공부를 하고 줌으로 묵상을 나눈다. 온라인 속에서도 공동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험한 교회들이 늘고 있다.

올해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이 멈춤은 되돌아보는 계기와 함께 새 시대에 맞는 사역의 새로운 방식을 고민할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우리 모두는 외형이 아닌 내면의 본질을 회복하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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