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은퇴목사의 에피소드

80대 은퇴목사의 에피소드

[ 독자투고 ]

온규열 목사
2020년 12월 30일(수) 07:16
초겨울 싸늘한 아침 9시경, 전파를 타고 한 소식이 전달된다. 긴장하고 있던 80대 노부부는 소리쳤다.

"합격이다. 합격!" "하나님 감사합니다!" 기쁨을 못 이긴 80대 노부부는 서로를 보듬었다.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가득한 순간이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감사기도는 조그마한 아파트 공간에 조용히 메아리치고, 남녘 창으로 스며든 초겨울 햇살은 외로운 노부부를 포근히 감싸주었다. 감사의 기운이 감돌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순간이었다.

80년된 노송에 꽃이 핀 느낌이었다. 이 꽃의 이름은 '합격' 소식. 모든 이와 기쁨과 희망을 함께 나누는 열매로 맺어져 가고 싶은 감사의 꽃이다. 외국어(영어)번역행정사 시험에 합격한 것이다.

400년마다 한 번씩 핀다는 히말라야 산속 마하메루(Mahameru)의 신비를 머금은 꽃에 비유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아니 나에겐 그보다 더 소중한 선물의 꽃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The Lord is my shepherd,I shall not be in want.) 말씀을 가슴에 품고 묵상하며 그토록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진 꽃이다.

서정주 님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공부에 지쳐 소진되고 남은 체력과 정신력을 쏟아 부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어릴 적부터 불러오던 그 이름, 내가 죽어도 다시 부를 주님을 부르며 말씀을 붙잡고 나는 다시 일어서야만 하였다.

믿음으로 칠전팔기하는 불굴의 모습을 우리 주님은 긍휼히 보아주신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결과는 주님의 것이다.

코로나19로 불안한 세상 속에서 노송은 변함없이 푸르고 푸르러 신선한 산소와 생명을 전해주는 꽃을 피우고싶다.

'노송(老松)은 죽지 않는다. 다만 푸르를 뿐이다'

주님, 영광을 받으소서!



온규열 목사/순천노회은퇴목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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