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변해도 사회가 원하는 건 교회의 본질적인 면"

"세상 변해도 사회가 원하는 건 교회의 본질적인 면"

[ 송년특집 ] 설문조사를 통해 본 2020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0년 12월 31일(목) 09:04
올해는 코로나19로 교회는 비대면예배 및 참석 인원 제한, 거리두기 등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교계에서는 교인 신앙생활의 전반적인 상황과 일반국민들이 교인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다양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 교단의 통계 지표 '빨간불'

우선 지난 9월 교단 총회 통계위원회가 목회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교세 통계 컨설팅 분석 결과 교단 내 교인 수가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서 특히 101~300명 사이의 중소형교회가 10년 전보다 3.6% 감소하고, 전체교인수 30명 이하의 (초)소형교회의 비중이 전체 교회 중 33.8%로 10년 전보다 10.0%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교회의 교단 중 가장 큰 교단 중 하나인 본교단도 1개 교회당 평균 교인수를 중앙값으로 구하면 51명으로, 절반 정도의 교회 성도수가 50명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교회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1만 명 이상의 초대형교회도 교인수가 감소한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상대적으로 그 정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초대형교회는 모두 21개 교회로 10년 전보다 4개가 줄었다. 전체 교회의 0.2%이지만 전체교인의 21%를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양극화도 문제이지만 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교회 숫자의 성장둔화는 곧 교회 수와 교인 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9년간 교단의 전체 교인 수 추이를 보면, 2011년 0%, 2014년 0.1%를 제외하고는 매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본교단 통계자료에는 △교역자 수의 정체 △여성 교역자의 증가 △교회 일꾼(서리집사)의 감소 △소년부 중고등부의 급격한 하락세 등 여러 우려되는 지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의 영향

코로나19 발발 초기만 해도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이렇게 끈질기고 강력하게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교회가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는 것에 대한 찬반 논란이 분분했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은 교회에서의 집단 감염 사례 발생으로 지자체별로 첫 대면 예배 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졌던 지난 3월 29일 주일예배 후 조사한 설문에서 교회 현장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 등으로 전환한 적극적인 교회 대응에 87.8%가 찬성의 입장을 나타냈었다. 대면예배를 고수하기보다는 정부 방역 대책에 협조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이외에도 당시 설문조사에서는 비대면 예배를 드릴 때 33.6%만이 '계좌이체로 헌금을 한다'고 답했고, 35.7%는 '별도로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교회예배가 정상화 되면 교회 가서 내겠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응답으로 교회들마다 재정적인 어려움이 가중 될 것이 예상됐다. 코로나19를 장기간 겪고 있는 지금은 교회 건물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헌금이 줄었지만 행사가 없어 예산의 어려움이 생각보다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반면 상가교회나 개척교회는 여전히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이후 교회의 변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85.2%는 '예전처럼 동일하게 교회에 출석하여 예배를 드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12.5%는 '온라인/방송예배로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국교회가 앞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로 24.3%는 '교회 중심의 신앙생황에서 실생활에서 신앙 실천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21.9%는 '예배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21.4%는 '교회의 공적인 사회적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교인들이 교회 밖에서의 삶과 교회의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의 설문과 비슷한 설문으로 8월 예장 합동 교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코로나 시대 온라인 종교 활동에 대한 평가에 대해 67.8%가 "바람직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며, 코로나19 사태에 기독교의 대응에 대한 질문에는 74.0%가 전반적으로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봐도 교회 모임이나 행사 식사 자제 부분에 78.1%, 방역과 감염예방 수칙 준수 69.5%, 정부와 사회의 요구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묻는 질문에 74.5%가 잘못한다고 대답해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많이 받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종교가 기독교(개신교)라고 답한 응답자가 82.1%,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기독교에 대한 신뢰가 더 나빠졌다는 비율이 63.3%로 나왔다.

다행히도 개신교와 신천지가 같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 68.9%가 "다르다"라고 답해 지난 집단감염 사건으로 국민들이 신천지라는 집단에 대한 파악을 어느 정도는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교회의 고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0월 30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아예 주일예배를 드리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4월 조사에서 13%, 3개월이 지난 7월 조사에서는 18%로, 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 출석자 중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교회를 안 가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4월 2%에서 7월 6%로 증가됐으며, 필요한 경우만 교회에 출석하겠다는 응답도 4월 13%에서 7월 17%로 증가했다.
주일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는 인식도 점차 낮아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4월 응답자중 41%가 주일 성수를 위해 주일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고 답했으며, 7월에는 29%만이 이와 같은 대답을 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신앙생활과 관련해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는 '성도간의 교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예배 집중, 교회에 자주 못가는 것, 개인 신앙성숙, 자녀 신앙교육, 교역자와 상담 및 소통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목회자들에게 코로나19 이후 목회 중점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성도 간 교제 및 공동체성 강화'가 41%로 가장 높게 나왔고 다음 설교력 강화, 예식과 예전 강화, 교회 공공성 및 지역사회 섬김, 심방과 전도 강화, 온라인 콘텐츠 강화 등의 순서로 답변이 나왔다.
8월 예장합동의 설문 조사에서는 개신교가 코로나19 이후 개신교가 사회를 위해 가장 힘써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국민들은 개신교가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60.6%)을 벌여 나가는 것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사회적 약자/구제/봉사' 49.6%, '인권, 약자 보호 등 사회운동' 22.5%, , '정부와 소통' 21.7%, '사회 통합' 1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종교의 기본적 기능 중 하나인 '봉사/구제'보다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 1위로 지적된 것은 개신교가 사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우리 사회를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에 앞장서 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이외에도 국민들이 요구하는 '사회적 약자 구제 및 봉사', '사회 통합', '인권, 약자 보호', '환경, 생태 보전' 등은 세상은 변해도 사회가 원하는 건 교회의 본질적인 면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표현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