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이다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이다

[ 주간논단 ]

원영희 회장
2021년 04월 14일(수) 10:00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려하던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기후위기(Climate Crisis)로 다가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라는 진단이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는 있었다. 코비드19 팬데믹에 빠진 지구촌은 기후위기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는커녕 인정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 듯하다.

환경 전문가들은 비난과 무관심 속에서도 예레미야처럼 꿋꿋하게 기후위기에 관련해 끊임없이 경고하며, 곧 재앙으로 다가올 기후 위기에 대한 원인 분석, 또 대처 방안들을 내놓았다. 전염병 대란 기간 중인 작년, 우리나라에는 50여 일이 넘는 기록적인 장마가 있었고 멀리 미국 서부에는 매년 화재와 산불이 일어났고 텍사스에는 한파가 밀려오고, 동부에는 엄청난 폭우와 폭설이 몰려와 발전 시설에 문제가 생겨 정전이 잦았던 겨울을 몇 년째 맞고 있다.

기후위기의 현실을 좀 더 가까이 보자. 호주에서는 거의 몇 년에 한 번씩 반복해서 발발하는 끔찍한 산불로 인해 인명 피해는 물론 수많은 동물들이 죽고, 서식지를 잃고 있다. 그 넓은 산림이 참혹한 모습으로 변하는 광경을 세계는 바로 작년에도 뉴스로 접했고, 아직도 그 기억은 생생하다. 하지만 그 불탄 연기가 거의 1만 1000km를 이동해 남태평양을 가로질러 칠레와 아르헨티나에까지 이르렀고, 발생한 이산화탄소량은, 나사(NASA)의 보고에 의하면 2020년 1월 2일 당시에만 3억 600만 톤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불편한 진실이다. 2019년 7월 발생한 이래로 거의 9개월간 지속된 호주의 산불(Bush Fire)은 해를 넘겨 작년 2020년 3월 4일에야 완전히 꺼졌다.

불편한 진실이 또 하나 더 있다. 마른번개와 벼락으로 시작된 이 무지막지하게 강력한 산불, 그리고 그 이상으로 엄청난 지역을 삼켜버린 화재의 원인을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를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인정하기까지 적지 않은 설전이 있었다는 후일담이 더 놀랍다. 그러나 마침내 2021년 3월 5일 자로, 호주 학술원(The Australian Academy of Science)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고 있으며 산불 같은 재난의 빈도, 그리고 그 강도(强度)가 나날이 더 극심해 진다고 공표했다. 하나님이 축복으로 주신 수십억 동물의 생명을 화염 속에 빼앗기고, 수많은 종(種)들이 사라지는 위기의 현장을 목도하고서야 호주는 이제, "기후 변화와 싸우기 위해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선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사회로부터 소위 '기후악당'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탄소 배출 줄이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아서 붙은 '기후악당'이란 별칭의 불명예를 떼어버리기 위해 우리는 이제야 노력을 시작했다. 지난 10월 정부는 국제사회를 향해 '2050년 탄소 중립'을 약속했고, 국회에서도 초당적으로 '기후위기대응법' 법제화를 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탄소중립 이슈를 법제화한 나라가 된다. 하지만 언제나 관건은 우리 모두의 기후위기 의식에 공감과 '진지하고 적극적인 실천'이다. 특히 여성과 아이들은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가장 취약한 층이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에 의하면, 영국의 기후단체 카본 브리프(Carbon Brief)는 전 세계 학자들이 연구한 기후위기 관련 '논문 130편'을 분석했고, 그 중 '89편의 논문'에서 여성과 소녀들이 기후위기 현실 속에서 그 위험에 노출되는 비율이 남성에 비해 크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극한 기상 후유증으로 정신적 건강, 폭행, 식량 부족" 등으로 더욱 고통을 당하는 쪽은 여성이라는 조사 결과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기상이변 기간이나 이후에 여성에 대한 폭력과 학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 놓고 있다.

우리의 삶을, 특히 여성과 소녀들을 더욱 위험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기후위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 교계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지난 사순절 기간 동안 많은 교회에서 '탄소줄이기 운동'을 했다. '불필요한 물건 사지 않기, 일회용품, 플라스틱 사용 않기, 전기·종이 사용 줄이기, 전등 불 끄고 기도의 불 켜기, 지구 살리는 습관을 익히고 지속하기'.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시며 돌보라고 하신 세상을 살리는 길은 어마어마하게 큰일이지만, 시작은 이렇게 간단한 '줄이기' 실천으로부터 할 수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현상으로 일어나는 기후위기를 멈추게 하기 위해, 탄소 제로운동, 탄소 금식, NO플라스틱 운동 등에 마땅히 교회들이 귀를 기울이고 앞장서야한다.



원영희 회장/한국YWCA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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