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다시 돌아가야 할 자리가 어디입니까?

목회자가 다시 돌아가야 할 자리가 어디입니까?

[ 논설위원칼럼 ]

김영철 목사
2021년 04월 19일(월) 08:52
언젠가부터 필자에게 이런 용기가 생겼다. 길에서든 병원에서든 공원에서든 식당에서든 어디에서든지 교우를 만나면 주변 상황을 개의치 않고 붙잡고 기도를 해드리게 되었다. 일전에도 군에서 휴가를 나왔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던 한 청년을 만나 길에서 반갑게 담소하고 역시 기도로 그를 격려하였다. 이렇게 하는 일들이 전혀 부끄럽지도 않고 오히려 이젠 습관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이로 인하여 목회의 보람을 느끼게 되고 또 교회 안에서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뜻하지 않게 공원이나 도로에서 목사에게 기도를 받은 교우들로부터 너무나 행복하고 좋았다는 소식들이 들려온다. 굳이 시간과 장소를 정해 놓고 만나서 기도해 드리지 않아도 이것이 작은 심방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더 큰 감동과 기쁨 그리고 목회자와의 유대관계가 형성되곤 한다. 이것이 기도의 힘이요, 기도가 가져오는 교회 안의 긍정적인 선순환의 출발이다.

지금 우리 한국교회는 기독교 선교 130년 남짓한 역사 속에서 가장 큰 위기 국면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말할 것도 없고 안팎으로 많은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함은 물론 교회 내부로부터도 신뢰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음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 중심에 우리 목회자가 있음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목회자들이 교회 내부로부터 신뢰받는 길을 기회가 닿는 대로 나누기를 소망한다.

필자를 비롯한 우리 목회자들은 과거 우리 선배 목회자들에 비해서 기도가 많이 부족한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신학 지식이나 목회의 콘텐츠, 목회의 재능 등의 분야는 훨씬 앞서겠지만 기도에 있어서는 절대량이 부족한 것이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선배 목회자들은 새벽 일찍 강단에 엎드려 기도하고 나서 새벽예배를 인도하였으며, 새벽예배 후에 역시 강단에 엎드려 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까지 기도의 무릎을 꿇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시대 목회자들은 과연 어떠한가? 새벽 혹은 이른 아침 강단에 엎드려 있어야 할 목회자들이 어디에 가 있는가? 운동을 할 수도 있고, 독서를 할 수도 있고, 그날의 사역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으나, 새벽예배가 끝나기가 무섭게 기도의 자리를 벗어나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비단 필자의 경우만은 아닐 것이다. 각종 이름으로 모이는 조찬 모임 등등.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목회자도 많이 있겠지만 실재가 그런 경우도 꽤 있을 것이다. 기도하는 시간이 절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우리 목회자들의 목회 현장에 만연하여 있다. 교우들은 목회자가 당신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그 기도의 힘으로 삶의 무게를 견디고 이기는 분들도 많을 것이고 그렇기에 목회자가 늘 중보 기도해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마음이 무너질 때 누군가 널(날) 위해 기도하네" 목회자들은 부르는 곳이 있고, 가야 할 곳이 있으니 기도를 충분히 할 수가 없는 것이 우리 시대 목회자들의 현실이다.

오늘날 목회자들은 교회 안의 사역과 교회 밖의 일들로 너무 분주하다. 교계를 위한 봉사, 세상을 위한 섬김 그리고 교회 안의 사역들도 충실히 잘 감당해야 하지만 필자부터 우리의 기도 시간 만큼은 절대 빼앗기지 말고 다시 회복하기를 기대해 본다. 왜냐하면 목회 생활은 곧 기도 생활이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살전 5:17)이 건강한 목회, 교우들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목회의 필수이며, 활기차고 힘 있는 목회의 시작이 될 것이다. 목회자가 기도의 줄을 잡고, 기도의 무릎을 꿇고, 기도 시간을 늘려갈 때 교우들은 목회자를 신뢰할 것이다. 이 길이 목회자가 사는 길이요, 교회가 다시 회복되는 첫 출발이 될 것이다. 목회자가 다시 돌아가야 할 자리가 과연 어디입니까?

김영철 목사/월드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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