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가는 날이 기다려져요"

"교회 가는 날이 기다려져요"

[ 목양칼럼 ]

박재학 목사
2021년 05월 05일(수) 08:19
필자의 고향은 강원도 영월이다. 읍내 동강변 옆에 자리잡은 영월교회는 어린 시절 정말 많은 추억이 담겨있다. 필자가 장신대에 재학 중 일 때는 아래 위 선 후배 일곱 명이 모두 한 동문이었다. 그래서 방학이면 고향 교회 여름성경학교와 중·고등부수련회, 청년부 수련회에 모두가 힘을 모아 봉사하였다. 큰 북과 작은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며 "흰구름 뭉게 뭉게 피는 하늘에" 여름 성경학교 교가를 부르며 온 동네 길을 한 번 돌면 기차놀이 할 때처럼 수 많은 아이들이 뒤를 따라 주었다. 일주일간 매일 새벽 집회 후 아이들과 교사들은 동강에 내려가 세수를 하고 다시 아침 예배를 드리고 하루종일 말씀과 함께 했다. 성경올림픽, 각종 놀이와 분반 모임은 늘 대 만원이었다. 그때는 정말 아이들도 교사도 모두 교회 가는 날이 늘 기다려졌다.

이 후 세월이 흘러 필자는 담임목사가 되었다. 담임목사 청빙을 위한 인터뷰를 할 때면 늘 받게 되는 질문이 있었다. "목사님은 우리 교회에서 어떤 목회를 하실 겁니까?" 당연한 질문이다. 필자는 늘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성도들이 교회 가는 날을 기다리게 하는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교회를 다니며 교회 가는 날이 기다려지고 교회에서 보낸 아름다운 추억들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교회 가는 날이 기다려졌던 사람들이 목사가 되고 장로가 되고 사모가 되고 권사가 되어 지금도 한국교회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선교사로서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필자는 늘 성도들이 교회 가는 날을 기다리게 하는 목회를 꿈꾼다.

코로나 방역지침으로 인하여 많은 사역들이 침체되고 일시정지에 멈춰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또한 성도들의 신앙적인 필요를 살피고 채워주어야 한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기에 교회 건물 안에서의 만남이 어렵다면 디지털 플렛폼 안에서라도 만나며 그리스도의 몸을 건강하게 세워야 한다.

성도들이 말한다. "목사님. 요즘 교회는 못가지만 매일 매일 성도들을 만나고 말씀공부도 하니 정말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중보기도학교, 큐티학교도 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늘 만나야 한다. 상황을 핑계하지 않고 어떤 방법으로든 만나야 한다. 교회 가는 날을 기다릴 수 있도록, 성전을 사모하는 행복한 성도들을 위해 준비하고 제공하고 함께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매일 큐티를 하며 중보기도와 부모교육으로 교회를 세워간다. 처음엔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느라 우왕좌왕 여러모로 실수도 많이 있었지만 어느덧 자연스럽고 익숙해진 만남으로 모두 영상모임을 즐겁게 기다리며 접속하고 있다. 이 낯설고 어색한 디지털 공간에 여든이 넘은 은퇴 권사님들도 함께 접속하시는 것을 보면서 감동과 은혜를 받는다.

한 아들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교회 가면 자꾸 왕따시키고 이런 것도 못하냐고 놀리기도 하고 밥 먹으려고 식탁에 앉으면 모두 내 옆에는 오려고 하지도 않고 정말 재미없어서 교회 가기 싫어요."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어머니가 말했다. "얘야 아무리 가기 싫어도 너는 교회에 반드시 가야 한다. 네가 담임목사잖니..." 담임목사는 늘 외로운 자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제나 교회 가는 날이 기다려지고 성도들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그리고 이 마음이 사라지지 않기를 성령 하나님께 기도한다. 그리고 매일매일 교회 가는 시간이 기다려지는 성도들과 함께 하루하루가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에 온 힘과 정성을 드리기를 원한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행복감을 경험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행복은 하나님께 가까이 할 때 가능하다. "하나님께 가까이함이 내게 복이라"(시 73:28).

박재학 목사 / 광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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