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내리교회, '갈릴리 플랫폼교회' 이름으로 공유 사역 전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5월 01일(토) 22:56
|
'갈릴리 플랫폼교회'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예배당 공유는 코로나19 사태로 교회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고, 특히 소규모 교회들이 재정 감축으로 인해 월세도 감당하기 힘든 현실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빛내리교회 이재룡 목사가 연약한 교회들과의 공생·상생을 위해 지난 부활절부터 시작한 사역이다.
빛내리교회는 2009년 이 목사 개인이 분양을 받아 시작한 상가교회로, 장년 교인이 많을 때는 50여 명까지 늘어났으나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지금은 20여 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목사는 교우들과 함께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웃교회와 함께 가능한 모든 자산을 공유하자며 더 어려운 교회를 위해서 교회 장소를 공유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예배당 공유 사역을 먼저 시도한 목회자들을 만나 가능성을 타진하고, 결심이 선 후에는 빛내리교회를 드러내는 모든 물건들과 표지들을 없애고, 외부에 설치된 간판마저 '갈릴리 플랫폼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갈릴리 플랫폼교회'는 위치한 곳이 변두리가 아니라 하남 중심가에 위치해 교통도 편리하고 전도활동도 할 수 있는 입지조건이 갖춰졌다는 장점이 있어 입주하는 교회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예배당 공유로 시간적 제약이 있지만 주변에 카페를 이용할 수도 있고, 건물 바로 앞에는 성도들이나 어린이들이 여유있게 쉴 수 있는 공원도 잘 마련되어 있다.
이 목사는 '갈릴리 플랫폼교회'에 입주하는 교회의 성도들이 거부감이나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세한 배려를 하려고 노력한다. 이 목사는 "될 수 있으면 입주 초기에는 거리를 두고 주어진 시간만큼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교회라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다"며, "별도의 공지가 있기 전까지는 다른 교회 성도들 간 접촉이 왠만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는 "개척은 하고 싶은 데 돈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는 목회자, 목회를 하다가 잘 되지 않아 지친 목회자, 다시 재기하고 싶은 목회자들이 교회 건물 유지에 신경 쓸 필요 없이 말씀만 준비하고 돌봐야 할 이들을 돌보는 사역에 집중할 수 있게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일정 기간 동안 이 공간에서 사역을 회복하고 교회도 성장해 자립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갈릴리 플랫폼교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현재 '갈릴리 플랫폼교회'에 입주한 교회는 하나교회와 온사랑교회 두 곳이다. 현재는 두 곳 다 예장 통합교단 소속의 교회이지만 입주 교회가 같은 교단 소속으로 규정을 하지 않고 있다. 재계약은 6개월마다 하게 된다.
이 목사는 "이곳에 들어오기 위한 여타 다른 조건은 없다. 단지 목회자와의 상담을 통해 제대로 목회를 하겠다는 결심과 성실성이 있으면 들어올 수 있다"며, "나중에 교회가 성장했을 때 자신들이 받은 데로 돌려주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된다"라고 말한다.
끝으로 이 목사는 "이 플랫폼의 이름을 '갈릴리'로 한 이유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한 곳이며, 부활하신 후 제자들을 회집해 그들을 복음의 사역자로 재출발 시켰던 곳인 만큼 그러한 역할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배워서 남주자'가 교인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슬로건인데 자기의 파이를 똑같이 나누는 일들이 한국교회에서 나올 때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표현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