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복음의 본질을 지켜내는 데 방해가 되진 않죠

팬데믹이 복음의 본질을 지켜내는 데 방해가 되진 않죠

[ 우리교회 ] 용천노회 충정교회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5월 18일(화) 10:37
【 원주=최은숙 기자】지난해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습격을 받은 한국교회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혼란에 빠졌다. 비대면 시대에 예배는 자유롭지 못했고 사역은 중단됐다.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몇몇 교회들로 인해 한국교회는 방역의 최대 걸림돌로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신뢰를 잃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의 시대를 지나오며 원망과 비난의 대상이 된 교회가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목적과 역할에 대한 확답을 제시하지 못하면 교회는 세상에 존재할 가치를 상실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위기 속에서 새가족 100여 명 등록
용천노회 충정교회(최규명 목사 시무)가 지난해 100여 명의 새가족을 맞이하며 위기 속에서도 더욱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의 복음화를 이끌어낸 것은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충정교회는 강원도 원주의 외곽에서도 산 밑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올해 35가정이 충정교회의 새 가족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최규명 목사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했지만 교회 부흥의 원동력은 바로"잠들지 않는 교회, 살아있는 교회"를 향한 열정과 섬김에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유튜브로 예배를 실시간 생중계했던 교회는 코로나 이후에도 큰 혼란을 겪지 않고 자연스럽에 온·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원주혁신도시로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들이 유튜브(https://www.youtube.com/user/chungjeoung)를 보고 교회를 찾기도 한다. "새가족의 90% 이상이 유튜브를 보고 온 경우"라는 최규명 목사는 "영상뉴스를 매주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면서 "뉴스에는 한 주간 동안 있었던 사역과 차기 사역을 소개하고 기도제목을 보여주는데 사역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교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충정교회를 찾은 새가족들도 "전통은 있지만 권위적이지 않은 점이 좋았다"면서 "교회에 등록하기 전 수개월 동안 예배에 참석했는데 한 번도 울지 않은 적이 없을 만큼 예배가 뜨거웠다. 특히 교회의 밝은 분위기와 다음세대를 향한 열정이 마음에 들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충정교회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행복을 주고 다음세대를 키우는 충정교회'라는 표어 아래 성도와 지역사회를 꾸준히 섬겼다. 매주 5~7명씩 헌혈 봉사 챌린지에 동참하고 코로나로 어러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생필품을 전했다. 문고리심방, 전화심방으로 성도들을 격려하고 일상 경건생활을 돕기 위해 전 교인이 하루에 한장 씩 신약성경을 녹음하는 '오디오바이블'을 제작했다. 전도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비대면 전도피켓으로 비대면 비접촉 전도팀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 밖에도 각 부서별로 다양한 챌린지와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비대면 시대에도 성도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갔다. 이러한 교회의 사역들은 매주 유튜브를 통해 소개되며 젊은 세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부흥보다 균형있는 건강한 교회 지향
충정교회는 '부흥'보다 '건강한 교회'를 지향한다. 건강한 교회는 균형잡힌 교회다. 말씀과 기도, 교육과 선교, 예배와 소그룹, 기성세대와 다음세대, 봉사와 선교가 균형 있게 세워져 건강한 교회의 모델이 되는 것, 그래서 전국의 연약한 교회와 다음세대를 섬기고 싶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예배' '훈련' '선교' '섬김' '다음세대'라는 5가지 핵심가치를 공동의 목표로 삼고, 균형잡힌 교회를 세우는 비전 메이커를 향해 내디딘다.

올해는 그중에서도 '2021하나님께 드리는 최고의 예배'에 초점을 맞추고 '예배감사노트'를 제작했다. 예배감사노트는 매일의 감사를 적기도 하지만 주일에는 설교 내용을 기록하며 예배에 집중할 수 있게 돕고, 주중에는 성도들의 삶이 예배가 될 수 있도록 훈련하기 위해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준 최고의 선물은 가정예배와 경건생활의 회복"이라는 최규명 목사는 지난해에도 현장예배에 제약이 커지자 가정예배 지침서를 배포하고 온 가족이 함께 영상기도회를 개최하며 가정에서도 예배가 이어지도록 격려했다. 최 목사는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단 10분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노트에 기록한 감사의 내용을 1분씩 나누는 것만으로도 가정이 살고 예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교회는 오는 10월 맥추감사절에 성도들의 예배감사노트를 강단에 올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릴 예정이다.

#다음세대를 섬기는 교회
교회는 특히 다음세대를 향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최 목사는 아내이자 교육목사인 권미진 목사와 30여 년 동안 어린이선교단체를 운영하며 다음세대를 품었다. 최 목사가 교회의 가장 대표적인 사역으로 '스파크어린이 성경캠프'를 꼽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지난 2015년부터 교회가 전액 부담해 전국의 작은교회 어린이 550명을 2박3일동안 초청, 성경캠프를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매해 어린이들이 구원의 확신을 고백할 만큼 뜨거운 성경캠프는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4시간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부부가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도 한다. 교사강습회와 공과제작도 자체적으로 하고 매년 캠프주제가도 만든다.

성도들은 캠프를 위해 자발적으로 릴레이금식기도회로 예산을 준비하고, 200여 명의 성도들이 봉사자로 섬긴다. 550명의 숙박은 성도 가정에서 홈스테이로 진행한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온라인 성경캠프로 진행된다.
최 목사는 "한국과 열방, 교회와 다음세대를 어떻게 섬길까 고민하고 기도하는 중에 캠프를 통해 한국 교회와 다음 세대를 섬기기로 했다"면서 "선교단체에서는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어 작은 교회의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캠프를 진행하고 싶어도 할 수 없지만 교회의 섬김과 성도들의 헌신으로 다음세대를 섬길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교회는 또 매주 토요일 새벽 다음세대들과 함께 '토요성령축제'를 진행한다. 어린이 청소년 젊은이들이 새벽을 깨우며 함께 찬양과 말씀, 기도로 훈련받고 세상을 이끄는 리더로 양육하기 위함이다. 교회가 1년에 네차례 진행하는 특별새벽기도부흥회에도 다음세대들이 함께 한다. 일주일 동안 기도회에 빠지지 않고 기도한 학생들에게는 담임목사의 편지와 장학금이 수여된다. 최 목사는 "엄마 등에 업혀 나오는 갓난 아기들도 빼놓지 않는다"면서 "생애 첫 장학금을 교회에서 받는다는 의미도 있어서 부모들이 더 열심히 예배에 참석한다"고 귀띔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교역자가 직접 어린이 가정을 방문해 일대일 여름성경학교와 부모신앙상담을 진행했는데, 이 때문인지 현재 코로나 이전보다 교회학교가 더 부흥하는 기적이 일어났다는 후문이다.

#팬데믹 시대에 건강한 교회 모델 제시
충정교회 교역자들은 매일 새벽기도 때마다 눈을 뜨고 기도한다. 교구 식구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기도하기 때문이다. 심방을 갈 때에도 형편과 상황에 맞게 특별한 '개인 주보'를 만든다. 지역 최초로 교회에 무료 브런치 카페를 개방하고 지역사회를 향한 섬김을 멈추지 않는다.   

복음의 본질은 타협하지 않지만 도구는 상황과 변화에 맞게 접근하며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교회.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사랑으로 격려하며 위로와 평안을 전하는 교회. 충정교회는 팬데믹의 시대에 건강하고 균형있는 교회 모델을 제시하며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천국하우스로 단단하게 성장해 가고 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