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인도적 지원 지속하고, 화합의 모델 되어야"

"교회, 인도적 지원 지속하고, 화합의 모델 되어야"

총회 통일연구소,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교회의 역할' 주제 신년좌담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1월 26일(목) 17:41
사진은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고영은 교수, 패널로 참여한 노영상 목사, 이인영 전 장관, 이홍정 목사, 임성빈 교수.(사진 왼쪽부터)
"남북 당국간 대화가 막혔을 때 민간협력마저 막히면 우리 민족의 앞날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 교계의 역할은 더욱 절실하게 중요해졌습니다. 교계가 앞장서서 인도주의 및 민간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하나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가라 앉으면 교계가 다시 나서서 역할을 감당해주시길 부탁합니다."

전 통일부장관 이인영 국회의원은 총회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위원장:이동아) 산하 기관인 총회 통일연구소(이사장:김태영)가 주최한 신년 좌담회에서 통일부 최고 책임자였던 경험에 비추어 한국교회에 대한 제언을 했다.

이 의원은 남북 평화 증진에 있어 민간 협력의 큰 축인 종교계, 특히 기독교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1980년대 초반 대학에서 민주화운동을 할 때 교계에서 통일과 관련한 선언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민주화운동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교회의 선언들은 통일 운동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었다"며, "통일부 장관을 하면서 보니 우리나라에서 인도주의 협력의 양대 축은 NGO와 종교계이며, 특히 기독교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양대 축은 예전부터 순수하게 인도주의 협력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북에서도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교회가 인도적 지원으로 경색 국면 완화 역할해야


'혼돈의 국제질서에서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26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4층 회의실에서 통일연구소 이사 최윤철 목사와 고영은 교수(영남신대, 통일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이인영 전 장관 이외에도 노영상 목사(전 호남신대 총장), 이홍정 총무(NCCK), 임성빈 교수(장신대 전 총장)가 패널로 참가해 한국교회가 혼돈의 국제질서 속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모색했다.

특히 이날 좌담회에서 패널들은 남북 교류에 있어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는 현 상황 속에서 화해와 평화를 위해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노영상 목사는 "주위의 다른 나라들이 뭐라고 하든 남북한 동포 사이의 끈끈한 사랑의 정이 흐르는 한 전쟁의 위험은 적어진다.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인도주의적 협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정부가 나름의 방향을 가지고 일하더라도 교회가 남북한 교류의 중추가 되어 한반도 전쟁의 온도를 식혀가야 한다. 간접적 민간교류가 어려울 때일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단 이기주의를 벗어나 단일한 연합체를 통해 대북 사업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이홍정 총무는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NCCK가 한국교회를 향해 남북교회 교류 협력단을 만들자는 제안을 해 9개 회원 교단과 여러 단체가 참여했지만 다른 교단들의 실질적 참여는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며, "2018년 평양 정상회담에 참여하고, 조그련 관계자를 만났는데 남북교회 협력 창구 일원화를 이야기를 했을 때 조그련이 크게 호응 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무는 "평화 공존의 시대가 오면 북한 기독교 역할을 위해 조그련이 주체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우리 안의 냉전 의식, 정복 의식을 화해의 복음으로 바꿔내고 마음의 장애를 고치면서 협력을 논의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회가 먼저 화합하고, 탈북민 껴안아야


'교회가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벗어나 교회 스스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임성빈 교수는 "같은 기독교인이라고 해도 북한에서 내려온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남한에서 신앙을 갖고 전수를 받은 분들과는 공산주의에 대한 인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교회가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극복하는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우리 기독교인들은 먼저 신앙을 받아들이고 하나님 나라를 맛본 사람들로서 우리의 하나된 모습을 통해 통일의 방향을 제시해야 북한 사람들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교회의 일치와 화합이 우선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또한, '탈북자들을 위한 교회의 역할과 도움'을 묻는 질문에 임 교수는 "남한에 거주하는 북한 이탈주민이 3만 4000여 명인데 교회는 탈북민을 전도하려고 하지만 그들이 막상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면 밀어낸다"며, "교회가 단순히 그들에게 정착금 드리는 일에서 벗어나 전문적으로 탈북민 기관과 협력해 맞춤식 섬김을 해서 이들을 잘 섬겨야 통일이 되어 이들의 1000배인 3400만 북한 동포와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지금은 '선평화 후통일', 대화 불씨는 살려놓아야


한편, 마무리 발언에서 이인영 전 장관은 "지금은 통일보다 평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통일이 빠르게 당장 이뤄지는 것에 대한 갈구가 있었다면 지금은 명확하게 '선평화 후통일'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1983년 아웅산 폭파사건 당시 남북관계가 극단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두환 대통령이 당시 남북 비밀 접촉을 지시 했었고 지금의 정부는 더 유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떠한 형태로든지 남북대화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영상 목사는 "구약시대에 있었던 강대국의 횡포가 오늘 역사에 재현되고 있는 걸 본다"며, "그러나 하나님은 힘있는 나라를 심판하시고 백성을 위로하실 것이고, 우리도 강대국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주권에 의지할 때 한반도 평화가 올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홍정 총무는 "분단 상황에서의 역사적 자각은 평화운동의 원천"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정치인들에게만 맡기지 않고 평화 주권자인 민의 참여가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자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현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