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들도 공평하고 평등한 삶 살 수 있게"

"사회적 약자들도 공평하고 평등한 삶 살 수 있게"

[ 연중기획ESG ] 새롭게 이롭게- S(4)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회(영천외국인교회 및 경동노회 사례)

김승남 목사
2022년 04월 06일(수) 17:51
경주국립박물관을 방문한 영천외국인교회 출석 외국인 교인들.
요즘 언론지상이나 SNS를 통해서 때아닌 장애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소위 유력한 정치인이 전국장애인차별연대(전장연)의 출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에 대한 비판과 또 다른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들이 합세하면서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누군들 장애인으로 태어나고 싶었을까?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별히 이주민사역을 하는 사람으로서 낯선 이국 땅에서 몸부림치면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이 당하는 차별과 편견을 현장에서 지켜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교회사역을 하면서 이주민 사역으로의 목회 방향이 바뀐 것도 억울하게 당하는 이주민 친구를 도와주면서부터이다. 누군가는 그 좋은 교회를 버리고 왜 사서 고생하느냐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기에 제게 주어진 일이라 여겨서 지금까지 지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 갈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 여러 분야에서 말할 수가 있겠으나 지금 제가 있는 현장에서 겪고 있고 느끼는 이주민들이 바로 사회적 약자임에 틀림없다. 이들은 국내 체류하면서 인권을 무시 당하고, 심지어는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차별 당하고 있다.

예수 시대의 사회적 약자는 한마디로 '변두리의 사람들'이다. 이른바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주변인들인 것이다. 그 변두리의 삶의 현장에 예수께서는 항상 계신다. 그들과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고 함께 울기도 했다. 예수가 함께 했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사회적인 약자들이다. 이들은 자기 스스로는 삶의 무거운 짐을 해결하지 못하는 자들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만 삶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런 현장이 바로 예수의 삶의 현장이었다. 이러한 삶의 현장을 오늘의 교회는 어떻게 대응을 할까? 한국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지 못하면 교회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라고 본다. 교회의 울타리만 높아지고 울타리 밖의 세상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면 그 교회의 존재가치가 상실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장애인이든, 여성, 이주민, 난민, 경제적 약자, 소수자이든 간에 이들은 우리의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이기도 하고 선교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들을 배제시키거나 소외시켜서는 결코 안 된다. 이들도 역시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와 권익옹호뿐만 아니라 이들을 위한 정책과 배려가 필요하다.

오늘의 사회적 약자들 중 하나의 그룹이 바로 이주민들, 난민들이다. 이들은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위해서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이 고향과 가족을 뒤로하고 기대와 두려움과 함께 꿈을 가지고 미지의 지역으로 이주해서 처절한 투쟁의 삶의 현장으로 들어온 자들이다.

이들은 자기 혼자의 희생으로 온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그 두려음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위 미등록 이주민들의 삶의 현실은 더 절박하다. 어떠한 안전 조치가 없다. 이들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 중에 어떤 이들은 한국에서 도움을 받으려면 교회를 찾아가라고 한다. 교회는 무조건 도와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일들이 있다. 한가지 사례로 한국에 온 지 10년 차인 이주민으로서 구직활동을 하러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넘어지면서 어깨 쇄골 골절상을 당하여 영천의 인근지역 병원에서 수술해야 하는데 병원비가 500만 원이 소요되는데 당사자 본인은 그만한 재정적 여유가 없어서 대구이주민선교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대구이주민선교센터에서는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대구지사에 도움을 요청하고자 연락을 했는데 거기는 긴급의료지원 프로그램이 없다고 하여 부득이 경북지역에 소재한 본 교회로 연계의뢰가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친 이주민은 자국 여권을 분실, 엄격하게 말하면 처음에 선원으로 취업비자를 받고 왔는데 선주가 여권을 압류하여 돌려주지 않는 바람에 여권 없이 이탈하여 지금까지 지내 온 것이었다. 결국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에서는 여권을 요구하는데 여권이 없어서 무산됐다. 결국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긴급의료 지원팀에 문의하고 서류 제출해서 긴급 의료지원을 받게 되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런 사례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과연 교회는 이들에 대해서 제대로 반응하고 있는가? 일부의 사역자들이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으나 여러 면에서 너무나도 열악하고 힘든 사역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 교회는 이런 사회적으로 약한 자들을 위한 방안 있는가? 얼마 전 교단 총회장과 이주민협의회 간 간담회가 있었다. 그때 논의된 내용이 다문화선교사 제도가 조속히 도입되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대단히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주민 사역 현장의 내용을 청취했지만 만족할 만한 내용으로 연결되지 않아 사역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직도 이주민 사역 현장에서는 개개인의 헌신과 열정으로 이어져 가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 총회 차원의 대안이 좀 더 구체적이면서도 세밀한 내용들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총회는 정책과 리더십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구체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안들로 수립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제는 선교에 대한 패러다임도 많이 바뀌고 있다. 이에 합당한 정책과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노회 차원에서는 지교회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여건을 조성하는 적업들이 필요하다. 노회는 지교회가 할 수 있는 계획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간제공과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교회는 실제적인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공존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참여가 필요하다. 일회성이 아닌 특수사역을 하는 사역자와 교회와 일반교회와의 연대와 협력과 동역이 필요하다.

지난 2월 교단산하 노회들 중에 노회단위의 이주민선교협의회가 처음으로 조직되어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경동노회이주민선교협의회에서는 각 지교회 목회자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다문화·이주민 사역 매뉴얼을 제작하여 배포하기도 했다. 이런 실제적인 방법이나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개발되고 공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영천외국인교회도 역시 다른 이주민교회와 마찬가지로 예배, 교육사업(한국어 교육, 사회통합프로그램, 조기적응 프로그램 등), 노동상담, 인권보호, 무료진료 안내, 국가별공동체, 문화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베트남 산모가 출산을 하게 되었는데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황달증세가 너무 심하여 영남대학교병원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는데 1일 병원비가 150만 원이나 됐다. 4일간 입원해서 치료를 받았는데 500만원이 넘는 진료비가 나왔다. 이주여성의 남편이 일은 하고 있으나 병원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본 센터로 도와달라고 요청을 해왔다. 결국 이건도 역시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긴급의료지원팀에 부탁을 하여 도움을 받았다.

우리나라에 이미 들어와 있는 외국인 체류자 중에 미등록(불법체류자) 외국인들이 38만 명이 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일로 인하여 질병이나 사고를 당했을 때 의료혜택을 전혀 받을 길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또는 당사자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물론 이들이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이 환영받지 못할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인도적 차원에서 최소한의 의료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는 외국인 체류 250만 시대에 걸맞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교회는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그 흔한 마스크조차도 마음대로 살 수 없었던 이주민들 가운데 미등록 외국인들의 불안했던 그 마음을 누가 알겠는가? 일하다가 또는 생활하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 한구석으로부터 올라오는 불안함을 누가 이해하겠는가? 바로 이들이 사회적 약자이다. 어디선들 마음이 편하게 있을 수 없는 이들이다. 이들을 위한 교회가 되어야 진정한 교회일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모두가 공평하고 평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김승남 목사

영천외국인교회

경동노회이주민선교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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