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종소리를 울리자 |2023. 05.24
[ 목양칼럼 ]   

필자가 태어나 8세까지 살던 강화도의 고향 집 뒤편 언덕에 작은 예배당이 있었다. 마당 한쪽의 종탑에서는 하루에 몇 차례씩 종이 울렸다. 새벽예배 시간을 알리는 종을 시작으로, 정오의 종소리, 특히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의 종소리는 노을처럼 마을을 따뜻하게 감쌌다. 마을에 급한 일이 있을 때도 예배당의 종이 울렸다. 동네 개구쟁이들과 장난삼아 종을 치기도 했다. 해가 아직 하늘에 솟아 있…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2023. 05.24
[ 목양칼럼 ]   

필자는 울산에서 전임 전도사로 새가족을 전담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남편을 먼저 주님 곁으로 보내고 홀로 네 자녀를 양육하는 분이 교회에 등록했다. 그녀는 붕어빵을 팔아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필자도 두 아이의 가장으로서 그 분의 어려움을 조금은 알 수 있었기에 퇴근할 때 들려 붕어빵도 사주고 안부도 물어보곤 했다. 몇 해를 그렇게 맛있는 붕어빵을 먹었는데, 대구로 임지를 옮기게 …

생명을 살리는 '회의' |2023. 05.17
[ 목양칼럼 ]   

교회는 선한 사역을 많이 하는데, 사회적 신뢰가 낮은 이유가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먼저 당회가 바로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회 이웃에는 매우 장시간 당회를 하는 교회가 있었다. 때로는 자정을 넘기기도 한다니 '이렇게 회의하다가 병이 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교회는 장시간의 토론에도 당회원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결국 선임 장로가 "목사님이 더 많이 기…

천국으로 초대하는 정원 |2023. 05.17
[ 목양칼럼 ]   

아이들이 학교가 끝나면 행복하게 뛰노는 정원이 있다. 어느 날 정원의 주인인 거인이 아이들을 쫓아내고 담장을 높이 쌓았다. 그후로 정원에는 봄이 오질 않는다. 꽃도 피지 않고 새들도 찾아오지 않는 겨울만 계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거인은 담장의 구멍으로 들어 온 아이들을 통해 봄이 왔음을 알게 됐고, 정원을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다시 봄이 찾아오게 된다. 손과 발에 상처가 있는 한 아이는 자신…

서로에게 배우도록 하자 |2023. 05.10
[ 목양칼럼 ]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한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그리고 노회 교육자원부장으로서 교회교육에 대해 고심하며, 책, 인터넷, 유튜브 등 곳곳에서 지혜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필자는 '자기 소개서'를 쓸 때마다 이렇게 적는다. '나에게 교회는 가정보다 더 따뜻했고, 학교보다 더 큰 배움을 줬으며, 세상 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꿈을 주었다. 계절마다 교회에서 경험한 다양한 활동들이 떠올라 내…

"장로는 목사님을 닮아야지요" |2023. 05.10
[ 목양칼럼 ]   

"당신은 행복한 목사예요." 2021년 10월 첫째 주일로 기억된다. 아내가 저녁 먹던 자리에서 불쑥 이야기를 꺼냈다. 필자도 종종 고백했던 말이기에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말을 시작했을 때는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 아내가 그런 말을 한 이유는 이렇다. 자신의 건물을 어려운 교회에 무상으로 빌려 주기로 한 장로님과 오전에 인사를 나눴는데,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셨는지 묻…

각자에게 맞는 교회가 있다 |2023. 05.03
[ 목양칼럼 ]   

사람들은 늘 민첩한 판단과 선택을 통해 더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한다. 필자는 비교적 선택할 일이 적은 작은 교회에서 교우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20년을 살아왔다. 컬럼비아대학 경영학과 쉬나 아이엔가 교수의 실험이 있다. 백화점 시식 코너에 24종의 잼과 6종의 잼을 분리해 진열했다. 24종의 잼을 진열한 코너에는 사람이 많이 모였으나 구매한 사람은 3%였다. 반면 6종의 잼을 진열한…

목사님, 건강은 어떠세요? |2023. 05.03
[ 목양칼럼 ]   

"목사님, 건강은 어떠세요?" 필자가 자주 받는 질문이다. 아직도 2년 전 간을 기증한 필자의 건강을 염려하는 분들이 많다. 인사가 끝나면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게 됐는지, 가족의 반대는 없었는지를 궁금해한다. 필자는 한국기독공보의 보도로 많은 분들께 기도의 빚을 지게 됐다. 평소 친분이 없던 분들, 심지어 해외에 계신 분들도 "기사를 보고 기도했다"는 인사를 전해왔다. 지난해 가을 노회장 자…

목사는 예배자여야 한다 |2023. 04.26
[ 목양칼럼 ]   

필자의 모교는 대구에 있다. 그곳에서 처음 예배를 인도한 것이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중고등부 인원이 50여 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린 나이였지만 기도원에서 소나무 뿌리도 흔들어보고 항상 기타를 연주하며 찬양한 결과 기회가 주어졌다. 이렇게 성장한 필자는 청년시절 교회가 어려울 때 목요예배를 진행했고, 찬양단을 창단해 외부 활동까지 감당하도록 성장시키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는…

우리 마을은 우리가 책임진다 |2023. 04.26
[ 목양칼럼 ]   

우리 교회는 교회를 개척한 초대 목사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기도원에 다녀오시다 사고로 돌아가셨다. 2대 목사님은 10년 정도 목회를 하다가 교회 건물을 팔고 인근 개발 예정지에 교회를 건축했다. 그리고 교회를 매입해 부임한 3대 목사님은 마을 밖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그 목사님의 아들은 약한 지적장애가 있었는데, 가게에서 외상으로 물건을 가져간 후 값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

하나님이 보내주신 까마귀들 |2023. 04.12
[ 목양칼럼 ]   

어느 교회, 어떤 목사든 목회 여정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나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그렇다. 그런데 그 중에도 교회 드럼을 볼 때 마다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2007년 3월 우리 교회에 등록하고 처음 출석하던 권사님의 일이다. 나는 권사님이 딸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교회에 데리고 나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도록 권해드렸다. 권사님은 딸에게 물어보겠다고 했고, 2~3주가 지…

지구촌을 선교하는 농촌교회 |2023. 04.12
[ 목양칼럼 ]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필자의 비전은 선교사였다. 대구 지역의 작은 선교단체에서 사역을 시작해 대표간사가 되기까지 수차례 단기선교팀을 이끌고 필리핀 바콜로드시에서 복음을 전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가족과 함께 필리핀 바콜로드시에 기독교 청소년 선교단체를 세우는 꿈을 갖게 됐다. 그런데 필자와 동역하던 현지 교회 선교사가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나고, 새로 부임한 분이 협력을 거부하면서 7년 동안…

농촌목회는 '효자손'이다 |2023. 04.05
[ 목양칼럼 ]   

우리 교회가 위치한 곳은 해발 400m쯤 되는 고지대다. 이곳 주민들은 주로 고랭지 채소, 사과, 토마토를 키운다. 이곳에 부임해 어려운 사역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새벽예배다. 우리 교회는 한 해에 3번 새벽예배 시간을 변경한다. 농사 일정에 맞춰 5시30분, 5시, 4시30분으로 예배시간이 조정된다. 특히 5~7월, 3달 동안 새벽 4시 30분에 시작되는 새벽예배는 보통 늦은 시간까…

세상과의 소통, 가능하다 |2023. 04.05
[ 목양칼럼 ]   

기독교는 세상과 소통하는 종교다. 예수님은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다. 또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고, 예수님은 모든 도시와 마을을 다니며 가르치시고, 천국복음을 전파하고 모든 병과 약한 것을 고치셨다. 소위 요즘 용어로 '마을목회'를 하신 것이다. 필자는 목회 시작부터 마을로 갔다. 마을로 가서 주민들과 소통을 했다. 통장 4년, 참여예산위원 2년…

'큐티'란 말을 처음 들었다구요? |2023. 03.29
[ 목양칼럼 ]   

2017년 12월 27일은 필자가 현 교회에 부임한 날이다. 교회는 시골에 흔한 붉은 벽돌 건물이었고, 교인들은 너무도 선하고 순박했다. 사택은 겉으로 보기엔 허름한 주택이었지만, 내부는 깔끔하게 단장돼 있었다. 17년 간 교회를 섬긴 전임자가 은퇴하고, 그 자리에 필자가 부임한 것이다. 젊은 목사가 부임한다는 소식에 교인들은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사택을 수리해 주셨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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