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중심의 관계 |2023. 02.01
[ 목양칼럼 ]   

존경하는 한 장로님이 계셨다. 그분은 삶과 신앙, 성품 모든 면에서 많은 분들에게 존경을 받아왔다. 그러한 장로님이 은퇴하신 지 1년 뒤, 장로님 부인이신 권사님이 목양실로 찾아오셨다. 권사님은 절박하게 기도를 요청했다. 남편 장로님이 건강이 좋지 않아서, '신장이식 수술까지 갈 수 있다'고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권사님께 걱정하지 말라고, 하나님께서 친히 함께하실 것이라고, 제가 기도하겠…

농촌교회 목회자로 살아가기 |2023. 02.01
[ 목양칼럼 ]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각자마다 삶의 자리가 고달프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인생살이의 매운맛을 고추보다 맵다라 표현할까? 인생살이가 고추보다 매운 이유를 가수 유지나 씨가 부른 '고추'라는 노래 가사는 이렇게 표현한다. "고개 고개 넘어가도 또 한 고개 남았네 돌아가도 돌아가도 끝이 없는 고갯길 세상살이가 인생살이가 고추보다 맵다 매워."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사업자는…

다시! |2023. 01.18
[ 목양칼럼 ]   

남유다는 두 가지 불문율이 있었다. 거룩한 백성이니 망하지 않는다는 것과 성전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두 가지가 동시에 틀어졌으니,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망연자실, 할 말이 없다. 그런 이들을 앞에 두고 예레미야가 눈물로 호소하며 기도를 하는데, "여호와여 우리를 주께로 돌이키소서.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애 5:21). '다시' 시작할 힘을 달라…

계묘년 새해는 |2023. 01.18
[ 목양칼럼 ]   

지난해 12월 11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물었더니 '과이불개(過而不改)'를 1위로 꼽았다. 이는 논어에 처음 등장하는 표현으로,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잘못이다'라는 의미다. 잘못을 했으면 그것을 인정하고 고치는 것이 인간적인 모습인데 지난 해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참사가 벌어진 …

내 편과 네 편 |2023. 01.11
[ 목양칼럼 ]   

1940년대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골드리라는 선교사가 있었다. 그는 선교를 하던 중 쫓겨나 인도를 경유하여 미국으로 귀국하기로 하였다. 인도에 머무는 동안 독일 나치 군인에게 쫓겨 사는 유대인 집단을 보았다. 그런데 아무도 유대인들을 돕지 않았다. 그들은 다락이나 창고에서 숨죽여 살고 있었다. 마침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들에게 무엇인가 선물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선교사에게 가지…

뭉그적거리기? 얼쩡거리기! |2023. 01.11
[ 목양칼럼 ]   

1982년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래리 월터스의 꿈은 하늘을 한 번 날아보는 것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에 입대를 했지만 시력이 좋지 않아 비행사 자격증을 딸 수 없었다. 제대를 한 후 트럭운전을 하며 지내던 중 기가 막힌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아보는 것이었다. 1m가 넘는 풍선 45개에 헬륨가스를 넣고는 의자를 매달았으며, 손에는 공기총을 하나 들었다. …

슈룹과 교회 |2023. 01.04
[ 목양칼럼 ]   

 지난해 10월에 방영된 드라마 '슈룹'은 많은 인기를 얻었다. 슈룹은 우산을 뜻하는 순우리말로써 드라마는 자녀에게 불어오는 비바람을 막아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왕세자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왕자들의 어머니이기도 한 중전이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시대를 초월하여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2022년 한해를 되돌아 보면, 끝을 알 수 없…

1월, 새봄! |2023. 01.04
[ 목양칼럼 ]   

프란츠 카프카는 그의 책 '변신'의 '저자의 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최근에 나는 오래된 책 하나를 손에 들고, 도끼로 얻어맞은 듯 깨어났다. 피천득 선생의 글을 읽던 중이…

근원으로 돌아가자! |2022. 12.28
[ 목양칼럼 ]   

때로는 한국사회나 한국교회를 벗어나 있을 때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다. 정수복은 파리에서 지내면서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이라는 책을 저술, 출판했다. 한국사회의 가치지향과 삶의 방식을 '문화적 문법'이라는 개념을 통해 분석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을 구성하는 열두 가지 요소로, 현세적 물질주의, 감정우선주의, 가족주의, 연고주의, 권위주의, 갈등회피주의, 감상적…

교회합병 이야기 |2022. 12.28
[ 목양칼럼 ]   

2년 전 두 교회가 하나로 합병하였다. 코로나가 창궐했던 때였다. "교회합병은 독이 든 사과와 같다." 합병 절차를 진행할 때 느꼈던 소감이다. 교회를 개척하는 것만큼 어렵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결혼에 실패하면 이혼의 위기에 빠지는 것처럼 합병에 실패하면 교회가 분열하거나 심하면 존폐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결코 장밋빛 꿈이 될 수 없다. 어려웠지만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데에는 앞선 …

봉사의 시스템화 |2022. 12.21
[ 목양칼럼 ]   

교회로 인해 지역사회와 이웃이 행복한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아름다움이 있는 '교제'(코이노니아)이고, '봉사'(디아코니아)이다. 초대교회 이후 디아코니아를 담당하는 '집사'(디아콘)는 봉사의 본을 보여주었다. 집사는 봉사하는 사람이다.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지만, 2009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동네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는 샬롬학교를 운영했었다.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는 지역의 장…

스마트폰과 목회 |2022. 12.21
[ 목양칼럼 ]   

"스마트폰을 할 줄 몰라서 사람들에게 무시당할까봐 걱정돼요." 재즈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연로하신 권사님이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스마트폰을 못해도 권사님 연세에 맞게 사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할 줄 안다면 물론 더 좋겠지만 이렇게 대답해드렸다. 내가 아는 다수의 목사님들도 이같이 염려한다. '스마트폰을 잘 하지 못하면 혹시 목회가 뒤처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

하나님이 원하시는 '토브' |2022. 12.14
[ 목양칼럼 ]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고 하셨다. '좋다'는 히브리어로 '토브'이다. '토브'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답다', 보시고 '행복하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긋난 사람은 하나님의 아름다움(토브)을 잃어버린 것이다. 하나님께서 종말에, 하나님 나라에서 아름다움(토브)을 회복시키실 것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성도들…

교회요람 속 순교서열 |2022. 12.14
[ 목양칼럼 ]   

겨울 한 복판, 교회 마당에 살짝 뿌려진 눈을 빗자루로 쓸고 있는 데 인기척이 났다. 옅은 발자국 소리가 다가와 멈추더니 나지막한 소리가 들린다. 은퇴 권사님이다. "조용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그는 내 소매를 잡고 목양실로 인도했다. 주저하는 듯 품속에서 소책자를 꺼내는 데 지난 주일에 배부한 교회요람이다. 책을 펼쳐 자신의 사진과 이름이 있는 곳을 가리킨다.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니 …

워리어 교인 |2022. 12.07
[ 목양칼럼 ]   

오래 목회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있게 마련이다. 교회만 오면 전투모드로 바뀌는 워리어(warrior) 교인이 있다. 전투력이 워낙 높아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사람을 목사라고 어찌 감당할 수 있으리요. 목사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은 경험했을 법한 워리어 교인이 필자에게도 있었다. 오래 전의 일이다. 그 분은 70년대 여군(女軍) 출신답게 용맹했다. 당시 서슬이 퍼렇던 어느 군사령관의 전속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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