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아 쉬지 않는 신참기자의 한 주

쉽지 않아 쉬지 않는 신참기자의 한 주

[ 창간특집 ]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1월 11일(목) 14:11
신참기자인 나의 한 주는 주일 오후에 시작된다. 신문제작날인 월요일 전까지 해당 주의 기사가 마감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일에 교회에서 돌아와 마감이 임박해오는 짜릿함을 느끼며 남은 기사를 쓰기 시작한다. 마음 같아선 평일에 기사를 모두 마감하는 그런 멋진 기자가 되고 싶지만 취재와 기사작성, 영상 촬영·편집, 그 외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면 기사가 주말까지 밀리는 경우가 십상이다.

때로는 주일에 교회모임을 마치고 좋은 카페를 찾아가 기사를 쓰고는 한다. 지난 주에는 마포구에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예쁜 카페를 찾았다. 운 좋게도 뷰가 좋은 창가쪽, 그것도 콘센트까지 있는 명당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잔잔한 재즈음악과 조용한 실내 분위기, 노트북 너머로 펼쳐진 멋진 한강뷰. 기사쓰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책상 바로 뒤에 침대가 있어 집중이 어려운 집과는 달리 기사가 술술 잘 써졌다. 이대로라면 금방 끝낼 수 있겠다 생각하며 기사를 써내려가던 중, 바로 뒷자리에 젊은 커플 한 쌍이 앉았다. 한가로운 주말 오후를 맞아 소위 '꽁냥꽁냥' 거리는 커플의 소리에 집중이 계속 흐트러졌다. 결국 나는 자리를 정리하고 조용한 벽 쪽으로 옮겨 앉고 말았다. 창가쪽 명당자리가 비자 서둘러 내 자리로 옮겨 앉으며 행복해하는 커플의 모습을 보니 괜한 서러움이 밀려왔다.

월요일 아침. 전날 기사를 모두 마감했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출근하면 분주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다. 이제 작성된 기사들을 지면에 옮기는 편집을 해야 한다. 내가 맡은 지면을 편집하고 완성본을 제출하면 여러 수정사항이 적혀 돌아온다. 교열지를 받아볼 때면 쉼표 하나부터, 조사, 소제목 길이까지 세세한 피드백에 놀라곤 한다. 새삼 기사작성부터 편집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 고민들이 모여야 비로소 한 편의 신문이 제작되는 것이구나 느낀다.

영상도 마찬가지다. 뉴스나 각종 특별영상들을 촬영·편집하다 보면 하루 이틀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렇게 영상을 마감해도 피드백의 시간이 남아있다. 점 하나부터, 1~2초의 자막 타이밍, 이미지의 투명도까지 세세한 피드백이 온다. 수정사항을 받아 고치다 보면 짧으면 2~30분 안에도 끝나지만, 길면 반나절 혹은 그 이상까지 갈 때도 있다.

기사 하나를 지면에 싣고, 영상 하나를 유튜브에 올리기까지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 한 문장, 한 단어까지 신경을 쓰며 모든 콘텐츠들이 제작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이 과정이 전혀 귀찮거나 의미 없게 느껴지지 않는다. 독자들이 필요한 소식을 정확하게, 보다 편하게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연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서툰 것이 많은 신참기자인 내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열심히, 오늘도 쉬지 않고 달린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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