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름은 난민입니다"

"우리의 이름은 난민입니다"

[ 현장칼럼 ]

장은경 작가
2024년 02월 09일(금) 09:21
이제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 돼버린 '난민'.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타국으로 피란을 떠나 보호를 요청하는 신분이 된다. 그리고 다시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의 각오도 단단히 해야 한다.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모두가 두려워했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로 따라 포탄을 피하고자 삶의 터전을 뒤로 하고 인근 국가로 피신하는 난민들의 수가 현재 630만 명이 넘었다.

전 세계 난민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2배에 달한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2년 넘게 지속되면서 최다 난민 발생국이 돼버린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아동의 절반 이상이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는 통계로도 그 심각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주변국으로 피난을 떠난 우크라이나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는 국가는 폴란드다. 그렇다면 난민들은 왜 폴란드로 가게 되었을까?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로 우크라이나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는데 이미 익숙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전쟁 발발 후 많은 교회와 단체, 어린이 캠프에서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국경을 넘은 난민들을 적극 받아들였고 폴란드 정부는 호의적으로 나라를 열고 신분증이나 필수 서류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난민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도시에서 4명 중 한 명이 우크라이나 난민이었다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쟁 직후 20개 이상의 폴란드 복음주의 교회들이 모여 기도로 우크라이나 난민 사역을 준비해 왔다. 사마리안퍼스는 폴란드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의 교회들과 광범위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폴란드 현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난민지원 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분쟁지역과 난민을 위한 1억568만7000킬로그램의 식량 및 91만킬로그램의 구호물자를 수송했고, 20만이 넘는 사람에게 의료지원을 더불어 45만 권의 성경책을 배포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참여로 모인 후원금으로 사마리안퍼스 코리아는 폴란드 난민 사역 단체들을 적극 지원하는 큰 원동력을 얻었다. 2019년 슬라백 목사에 의해 난민과 이민자를 위한 작은 가정교회로 시작된 히즈처치는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 사역의 중심지가 되어있다. 예배를 통한 영적 회복과 영어, 음악 수업 및 여성들을 위한 모임 등을 제공하며 난민들이 자립하는 것을 넘어 다른 나라의 선교사가 되는 것에 비전을 두고 사역을 펼친다.

또한, 굿웍스미션 단체에서는 무료 구호물품(옷, 침낭, 의료약품, 신발, 난로 등) 지급 및 매일 약 180개의 도시락 식사로 식량 배급, 난민 학부모를 위한 폴란드어 수업 및 언어를 지원한다. 특히 남부지역 교회와 협력하여 한 달에 한번 양초 및 기타물품, 식량을 우크라이나로 운송하는데 전기도 물도 끊긴 전쟁지역에 양초는 생존을 위한 도구가 된다. 양초를 직접 만드는 '희망의 및 프로젝트'는 빈 캔, 골판지, 왁스, 심자 단 4가지로 '골판지 양초'를 만든다. 이 양초는 요리부터 난방까지 이르는 유용한 도구로 한 개의 양초는 약 8시간을 태우며 빛과 열을 제공한다.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난민뿐 아니라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땅 군인에게도 전해진다. "제가 국경을 넘으면서 처음으로 느꼈던 것은 저희를 피해자로 취급하지 않고, 도움을 받는 것에 미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마음을 써준 배려예요. 저희는 도움과 함께 존중받았습니다." 우크라이나 난민 아나스타시아는 말한다.

잊힌 난민들의 기아위기와 잠재적 폭력 노출 위험은 더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 음식, 물, 대피소, 산모 건강 및 의료서비스, 교육, 고용 및 재정 지원, 안전 및 보호 등 국가 대신 그들을 보호해 주기 위한 수많은 과제가 있다. 사마리안퍼스는 새로운 곳에 정착해야 하는 난민에게 구호활동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제공하여 일상적인 활동을 재개하는 모든 회복의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기를 기도한다. 벌써 2년을 힘겨운 싸움을 싸우며 오늘도 전쟁의 종식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양초를 켜는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우리가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기를. 캄캄한 긴 터널 끝에 반드시 빛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함께 바라고 기도하기를 원한다.

장은경 콘텐츠 작가 /사마리안퍼스 코리아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