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에도 평안을 부어주시는 예배

소년원에도 평안을 부어주시는 예배

[ 힐링이필요해 ] 아동·청소년 돌봄

차인숙 목사
2024년 02월 18일(일) 10:39
대구소년원에서 차인숙 목사는 매주 원생들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청소년 범죄가 성인 범죄 못지않게 흉포화, 상습화되고 있다. 지난해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논의는 사회적 이슈가 됐다. 형사미성년자는 대한민국에서 그 어떠한 범법 행위를 저질러도 형법상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만 14세 미만의 국민을 말한다.

해를 더해 갈수록 소년, 소녀들의 범죄가 심각해지면서 촉법소년 나이 연령 하향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게 제기됐다. 법무부가 관련 법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했고 국회에서 여러 법안이 발의돼 논의 중이다. 어린 소년들은 범죄를 저질러놓고 "나 촉법소년이라고!"를 외쳐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안에도 '요즘 청소년들은…'하며 혀를 끌끌 차는 소리가 적혀 있다고 한다. 질풍노도의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의 문제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인류 역사 이래 지속되어온 문제임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은 신체적으로 성인의 영역에 들어서 있지만 정신적으로 미성숙해 일탈과 비행을 일으킨다. 비행은 범법 수준까지 치달아 범행으로 확대된다. 청소년 때의 범행 횟수가 많은 소년범은 커서도 성인범이 될 확률이 크다. 이러한 비행청소년을 교정 선도하기 위해 만든 시설이 소년원이다. 소년원은 교정교육이라는 주된 목적을 위해 보호 처분된 소년들을 수용하여 감호하는 법무부 산하 특수교육기관이다.

안정된 환경에서 공부에 전념해야 할 소년원생들 대부분이 학업을 중도 포기한 채 소년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보호감호를 받고 있다. 범죄의 죄질이 불량해 형사처분을 받은 범죄소년을 제외하고, 개선 가능성이 있는 소년은 교육과 선도와 보호의 측면이 있는 보호처분을 한다. 형사처분은 범죄자를 격리함으로 일반 사회를 보호하는 반면 보호처분은 범죄소년을 수용하여 사회로부터 소년을 보호한다.

비행소년들은 다음의 경우 보호처분의 대상이 된다. 범행내용이 중대한 경우나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경우, 재범의 상습성과 위험성이 있는 경우 외에 보호자의 보호능력이 부족한 경우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를 도저히 보호하고 돌볼 수 없는 환경에도 부모는 아이를 나라에서 맡아 길러 달라고 통고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

현재 소년원은 1997년부터 공식명칭을 중·고등학교 또는 직업전문학교로 변경했다. 교육법이 정한 자격을 갖춘 교원을 두고 정규학력이 인정되는 학교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생활의 부적응으로 비행을 일삼다 보호처분 된 소년들을 계속 공부시켜 다시금 범죄의 소굴로 빠지는 것을 막자는 의도다.

톨스토이는 "가정에서 행복을 얻을 수 없다면 어디에서도 행복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소년원생을 보며 역기능 가정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절감한다. 청소년 비행의 가장 큰 원인은 가정 붕괴와 가족 해체에 있다. 청소년 일탈의 원인과 비행의 이유에는 가정 학교 사회 개인 심리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요인은 가정적 요인이다. 이혼 및 별거 가정, 편부모 가정, 한자녀 가정, 실업 가정, 폭력 가정 등은 청소년들에게 일탈의 시발점과 비행의 온상이 되기 쉽다.

무엇보다 다음세대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요즘같이 출산율 감소로 인구절벽의 위기에 놓인 나라를 생각할 때 청소년은 금싸라기 같은 존재다. 국가의 자산이고 국력이 될 다음세대 소년들은 가해자 이전에 해체 가정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원생들이 저지른 흉포한 범행에 '몹쓸 놈'이라고 탓하고 비난하기 전에, 왜 그들이 비행으로 내몰리게 되었는지 우리는 되짚어봐야 한다. 한순간의 실수와 잘못으로 저지른 비행이 밉다고 소년원생들을 포기하고 팽개쳐버릴 순 없다. 어떻게 하든지 대한민국의 반듯한 자식들로 거듭날 수 있게 하고 올바른 인물들로 성장하게 이끌고 도와야 한다.

이러한 의미와 이유에서 교정교육 안에 교정선교가 존재한다. 교정선교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켜 주는 교육적 사역이다. 그들을 새사람으로 참살이를 하게 하는 최선의 길은 하나님을 만나게 해 주는 길뿐이다. 소년범이 성인범으로 성장되기 전에 현실의 가파른 벼랑 끝에 선 원생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잡아준다면 그들은 비행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 바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대구소년원에서 기독교를 신청한 원생들은 매주일 오전 10시 지정된 교실에서 한 시간 동안 주일예배를 드린다. 잘못을 저지르고 감호생활을 하는 아이들은 불안심리와 분노조절장애를 자주 보인다. 이들이 마음의 쉼을 찾아 예배에 나온다. 요즘 들어 원생들은 "예배에 나오니 마음이 편안하다"고 이야기한다.

울산에 집이 있는 18세 단기 수감자 정 군은 태어나서 한번도 교회를 가보지 않았다. 대구소년원에서 처음으로 기독교를 접했다. 예배에 나오고부터 불안하고 괴로웠던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교직원 중 기독교인 김 선생님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목사님, 오늘 소년원 주일예배에 정 군이 올 텐데요. 한 달 전부터 믿음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예배시간에는 마음이 참 편해지고 좋다고 합니다. 아이가 신앙생활 뿌리를 잘 내릴 수 있게 보살펴주세요." 이 메시지를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정 군은 출원하는 날까지 주일예배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2년 형을 받고 감호 중에 있는 한 수감자도 있다. 그는 대구소년원 기독교 반 최고의 신자다. 예배 시간에 양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찬송가 책을 보며 열심히 찬양하는 모습은 마치 점잖고 듬직한 목회자 같다. 어릴 때 교회를 다녀 찬송가를 많이 알고 있는 그가 맨 앞줄에 앉아 큰 소리로 찬양을 부르면 예배에 활력이 생긴다.

자발적으로 기도를 요청한 단기 수감자 김 군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예배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는데 한 아이가 다시 예배실로 들어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너는 왜 선생님따라 생활관으로 가지 않았니?"라고 묻자 "기도를 한번 받고 싶어서 다시 왔다"고 한다. "오늘 처음 왔느냐"고 물으니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 참석"이라고 한다. 김 군은 그동안 사고를 너무 많이 쳐서 벌을 받느라 예배에 참석할 수 없었다. 이제 6개월 만기를 채우고 내일 모래 출원하기에 예배에 처음 나왔는데 마음이 너무 편안해서 기도를 받고 싶다고 했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예배보다 간식에 마음이 쏠린다. 그렇지만 시냇물을 갈급해 하는 목마른 사슴의 영혼들도 있다. 감호소에선 코로나19로 2년 이상 간식이 금지됐고 종교간식이 허락된 지 이제 겨우 두세 달 정도 됐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주일예배는 중단되지 않고 오늘까지 살아남았다. 이는 예배를 갈망하는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며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한 평안, 즉 주님의 평안을 어제나 오늘이나 한결같이 부어주심 때문이리라.

차인숙 목사 / 작은빛선교교회·대구소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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